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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의 정치야설(野說)]문재인에 대한 네거티브 예측은 실패했다

野 지지층, 文 정부 기대감 80% 이상

“3철 비선 될 것·호남 차별” 의심했지만

10일 만에 네거티브 예측 불식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맞아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시민문화제에 전시된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초상화 앞에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11일째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갤럽이 지난 16~18일 실시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직무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87%에 달했다. 대선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에게서도 국정 기대감은 높게 나타난다. 정의당 지지층의 96%, 국민의당 지지층의 86%, 바른정당 지지층의 83%가 문재인 정부에 긍정적 기대를 걸었다.

이들 야당은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를 향해 날카로운 공세를 폈다. 집중 공격을 받은 지점 중 하나는 문 후보의 과거 행적에 관한 것이었다. 문 후보가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일 당시 어떠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어서도 어떠할 것이라는 일종의 네거티브 예측이었다.

‘외모 패권주의’라는 신조어를 낳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신임 수석· 비서관들의 차담회 /연합뉴스


정치권에서 누군가의 과거 행적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려는 것처럼 ‘기록의 스포츠’인 야구에서는 과거 기록으로 미래 성적을 예측하려는 경향이 보편적이다. 특히 선수들과 거액의 계약을 할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구단들은 여러 분석기법을 활용해 선수의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활을 건다. 하지만 과거 기록으로 미래 성적을 예측하는 것이 정말 합리적일까?

과거 기록이 미래 성적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외에도 선수의 성적에 미치는 변수는 다양하다. 선수의 나이, 체형, 기량, 건강 등은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선수 내적인 요인, 구장과의 궁합 등은 환경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과거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던 선수라도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재능을 꽃피우는 일이 생긴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오고 있는 박병호 /연합뉴스




지금은 미국으로 건너가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인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뛰고 있는 박병호가 대표적인 사례다.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2010년대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꼽히는 박병호는 2011년 넥센 히어로즈로 이적한 뒤에야 잠재력을 터뜨렸다. 박병호의 엘지 트윈스 시절 타율 0.190, 출루율 0.227, 장타율 0.375이라는 기록만을 가지고 이후 넥센 히어로즈에서 기록할 타율 0.310, 출루율 0.419, 장타율 0.634이라는 성적을 예측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의심 중 하나는 소위 ‘3철’이라 불리는 최측근이 국정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의심이었다. 하지만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문 대통령 취임 당일 “마침내 정권교체가 되고 제가 존경하는 노변(노무현 전 대통령), 문변(문재인 대통령) 두 분이 대통령이 됐다. 마침에 저도 자유를 얻었다”는 글을 남기고 해외로 출국했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도 지난 16일 “그분(문 대통령)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저는 퇴장한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대선 과정에서 ‘문모닝’으로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에 대해 매일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갔던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조차 20일 “문재인 정부의 인사를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에 대한 또 하나의 의심은 호남 차별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할 당시 인사와 예산에 있어 호남 지역을 차별했으니 대통령이 되어서도 호남을 차별할 것이라는 의심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굵직한 인사 중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이 벌써 호남 출신이다. 호남 중진이자 ‘문모닝’으로 유명했던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마저 “문재인 정부의 인사를 높이 평가한다”고 인정했을 정도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네거티브 예측이 틀렸다는 것이 입증되는 데는 10일도 걸리지 않았다. 환경이 달라지면 퍼포먼스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대통령 당선이라는 그 어떤 변화보다 극적인 변화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까지 국민 대다수에게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야구선수의 기량이 떨어지듯 문 대통령이 ‘에이징 커브’를 타는 순간도 오겠지만 지금은 기대감을 갖고 문재인 정부의 활약을 지켜봐도 좋을 듯하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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