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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의 축, 국방서 외교로...'비둘기파' 전면배치

[文정부 외교·안보 인선]

국제정세·경제·통상 복합개념 인식

안보실장이 외교·안보현안 관리

강경화 인선은 '외교부 개혁'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정의용(71) 전 주제네바 대사를 임명한 데는 ‘국방’ 중심이 아닌 ‘외교’ 중심의 안보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뜻이 담겼다. 외무고시 출신이 아닌 강경화(62)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선임한 것에는 외교부 개혁의 의지가 들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때 처음 생긴 자리다. 초대 실장 김장수 주중 대사와 후임 김관진 실장 모두 장성 출신으로 국방 전문가다. 그러나 이날 임명된 정 신임 실장은 직업외교관 출신이다. 외무 관료 생활 중 정통 외교뿐 아니라 통상 분야에서도 오래 일했다. 문 대통령이 이런 정 실장을 국가안보실장에 선임한 것은 안보를 국방뿐 아니라 국제정치·경제·통상 등이 복합된 개념으로 본다는 뜻이다.

외교가의 한 전문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안보를 국방의 개념, 특히 북한을 제압하는 개념으로 인식하는 면이 강했다”면서 “때문에 군 출신 안보실장이 청와대에서 외교·안보·북한 관련 현안을 통합 관리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사립대 정치학과 교수는 “국가안보는 영어로 내셔널시큐리티(national security)인데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안보를 국방, 즉 디펜스(defence)와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문 대통령은 한국의 안보가 국제정세에 영향받는 면이 크다는 것을 꿰뚫어 보고 외교관 출신을 안보실장에 지명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안보 수장을 군 출신의 ‘매파’에서 다양한 협상 경험을 가진 ‘비둘기파’로 교체한다는 의미도 있다.

강 후보자 인선도 의미가 크다. 강 후보자는 미국에서 공부한 박사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의 통역을 담당하다 특채로 외교부에 들어간 ‘반민반관’ 인사다. 이후 지난 2006년에는 유엔으로 자리를 옮겨 세계를 무대로 활약했다. 외무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서울과 해외공관을 오가며 경력을 쌓는 ‘전형적’ 외무관료와는 다른 인물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강 후보자를 통해 한국 외교의 시각을 한 차원 넓히는 한편 외교부 특유의 경직성도 없애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정 실장과 강 후보자에게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미 방위비 분담금, 한일 위안부합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 현안에 대한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정 신임 실장이 “사드 배치는 필요성을 떠나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뤄볼 때 정 실장과 강 후보자는 특히 사드·위안부합의 등 전 정권에서 이뤄진 외교적 결정들을 우선 재검토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은 “군 출신이 국가안보 분야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은 명백한 한계가 있다”며 “그동안 한국 외교는 4강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는데 국제무대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강 후보자 지명에 따라 앞으로 한국 외교의 지평이 크게 확장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문정인·홍석현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고비마다 어떤 역할 하느냐도 문 대통령 외교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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