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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무현이 못다 간 길, 문재인이 걸어갈 길

故노무현 8주기

2007년 5월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노무현(왼쪽) 전 대통령과 대화하는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재인: 처음 뵙겠습니다. 문재인이라고 합니다.

무현 : 말씀 많이 들었어예.

(중략)

무현 : 이번 연수원 차석이라면서요? 검사판사 됐으면 엘리트코스 차근차근 밟았을텐데…

사무장 : 대형로펌에서 스카웃하려고 난리 아니었는데 기어코 노변과 일하고 싶단다.

무현 : ……

사무장 : 난 이해된다 딱 보면 모르겠나? 노변이랑 같은 과 아이가

무현 : (씩 웃는)

- 영화 변호인(2013) 미공개 시나리오





두 명의 친구가 있다. 나이는 일곱 살 차이가 났지만 서로의 뜻을 누구보다 잘 헤아렸다. 엄혹한 시대 부산에서 인권 변호사로 함께 일하던 두 친구 중 하나는 어느 순간 대통령의 꿈을 꿨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친구에게 다른 친구는 “나랑 부산에서 인권 운동이나 합시다”고 말렸다. 하지만 그의 뜻이 정해지자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친구를 응원하고 뜻을 같이 한다. 그리고 9년 뒤 그 친구도 대통령이 됐다.

둘은 여러 모로 닮았다. 서로를 생각나게 하는 웃음과 부드러움부터 대통령이 된 후 보인 파격적 행보를 보면 더욱 그렇다. 둘 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대통령으로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인사 기용에는 특히 그랬다. 한 친구는 여성의 역할을 제한하던 법무부 장관에 이어 국무총리를 최초로 여성으로 임명한다. 그러면서도 땅을 쳤다고 했다.

“더 많이 파격적 인재 기용을 하고 싶은데 경제, 외교, 안보 영역에는 인재 풀이 너무 좁았다”

그 후 대통령이 된 또 다른 친구는 외교부, 보훈처의 장 등 기존에는 금남(禁男)의 구역이었던 영역을 비롯해 실질적 핵심으로 불리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 등을 여성으로 배치했다. 그의 내각 3분의 1을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

둘은 같은 옷을 입었지만 다른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 시작하는 문재인 정부는 영화로 치면 ‘노무현 원작, 문재인 각색’에 가깝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제도도 고치지 못했고 헌법도 고치지 못했고 대연정도 하지 못했고 열린우리당마저 마침내 깨져버렸으니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정치 목표를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고 자평한 바 있다. 그의 친구 문재인 대통령이 한 발 짝 더 나아가야 할 부분을 남겨둔 셈이다. ‘과연 또 다른 친구는 후에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앞서 간 친구가 어느 때보다도 그리워지는 오늘(故 노무현 대통령 8주기)이다.

/정혜진·정수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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