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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프로듀스101 시즌2③] ‘악마의 편집’ 보다 더 나쁜…

‘악마의 편집’보다 더 나쁜 건 연습생들의 ‘분량실종’이다. 지난 4월7일 첫 방송된 ‘프로듀스101 시즌2’은 어느덧 7회를 맞이했다. 7회 동안 많은 연습생들의 갈등과 눈물어린 사연들이 전파를 탔지만, 이 가운데 유독 카메라가 좋아하지 않는 연습생들도 적지 않다.

◇ ‘악마의 편집’보다 더 나쁜 연습생들의 ‘분량실종’

사진=‘엠카운트다운’ 캡처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박지훈의 경우 제대로 된 원샷을 받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분량이 적으며, 배진영의 경우 7회 만에 겨우 제대로 된 목소리와 더불어 노래를 제대로 들을 수 있었다.

통편집이 계속됐던 주학년과 홍은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둘이 갈등을 일으키면서 정말 피눈물과도 같은 분량을 얻었으며, 이 과정 가운데 같은 팀이었던 여환웅, 김남형, 유회승, 변현민은 여전히 조용하게 묻히고 말았다.

현장 평가에서 제일 좋은 평을 받았던 ‘쉐이프 오브 유’(Shape Of You)의 경우는 갈등없이 유순하게 흘러갔으며, 결과는 대부분 편집이었다. 심지어 ‘쉐이프 오브 유’의 킬링 파트인 손수건을 이용한 안무가 나오는 장면에서 연습생들이 아닌 객석을 비춰주면서 ‘발편집’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결국 ‘쉐이프 오브 유’ 전체 무대에 불만을 드러낸 한 누리꾼은 멤버들의 직캠이 공개되자마자 이를 재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렸고, 오히려 실제 방송보다 더 좋은 퀄리티를 칭찬받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 뿐이 아니다. F에서 A로 올라온 저력을 보인 김태동 역시 제대로 된 멘트 뿐 아니라, 그 흔한 리액션을 보기 힘들며, 이기원(2Y), 변현민, 주진우, 김동한, 윤재찬, 정동수, 김상빈, 김남형, 김태우, 이준우, 이의웅, 이인수, 타카다 켄타 등등 목소리를 들은 기억조차 희미해질 정도로 카메라에 비춰지지 않은 연습생들이 너무나도 많다.

사진=‘프로듀스101 시즌2’ 캡처


물론 제한된 시간 내에 연습생들의 모습을 모두 담아내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여기에 재미를 위해서 반응이 좋은 연습생을 담는 것도 당연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분량이 곧 투표수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분량은 지나치게 한 편으로 편중돼 있으며, 이는 원샷을 받지 못하는 연습생이나 받는 연습생 모두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국민프로듀서들의 더욱 큰 불만을 사는 것은 방송 외 콘텐츠도 심각할 정도로 적다는 점이다. 앞서 Mnet 김용범 국장은 “분량 문제는 온라인을 통해 원본 소스, 직캠 소스 등을 공유해 시청자들이 원한다면 볼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해결점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지만, 정작 방송이 시작된 이후 이 같은 제작진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국민 프로듀서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들의 얼굴과 목소리만 들어도 행복하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제작진들의 보물함에 숨겨져 있는 연습생들의 비하인드 영상은 얼마나 기다려야 볼 수 있을지, 국민프로듀서들은 그저 애가 탈 뿐이다.

◇ 툭하면 가출…집 나간 ‘자막’을 찾습니다

자막이 사라진 ‘프로듀스101 시즌2’의 장면들 / 사진=‘프로듀스101 시즌2’ 캡처


심지어 툭하면 집을 나가는 자막은 분량이 적은 연습생들을 더욱 서럽게 만들고 있다. 자막은 예능프로그램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 중 하나이다. 특히 출연진이 101명에 달하는 ‘프로듀스101’에서 자막은 특히 더 중요하다. 아무리 ‘프로듀스101’에 애정이 있는 시청자라 할지라도 101명 연습생의 이름을 모두 외우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막은 연습생의 이름을 알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이며, 더 나아가 이름을 알아야 투표도 할 수 있는 만큼, 실제 순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 같은 자막의 필요성은 순위가 낮은 연습생일수록 더욱 절박하다. 분량이 적은 것도 서러운데,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자막마저 사라지니,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도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 프로듀서의 입장에서도 자막이 없는 방송은 불편하기만 하다. 예능에서 자막은 일차적으로 정보 전달의 기능을 주 목적으로 한다. 연습현장에서 연습생들의 의견공유를 다루는 장면의 경우, 현장의 소리와 출연자들의 말소리가 섞이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쉽게 귀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 자막은 눈으로 대사를 먼저 보여주면서 상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자막이 계속 사라지다보니 시청자들은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방송에 더 집중을 해야하며, 결국 이는 피로감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긴장감을 극대화 요소라든지, 재미 등을 놓치면서, 그야말로 ‘편집되지 못한’듯한 무미건조함을 전해주고 있다.

◇ 인기투표가 돼 버린 현장투표

사진=‘프로듀스101 시즌2’ 캡처


최근 발견된 ‘프로듀스101 시즌2’의 문제 중 하나는 현장투표가 어느덧 인기투표로 변질됐다는 점이다. 현장투표가 인기투표로 변질된 데에는 순서변동을 부를 수 있는 ‘프로듀스101 시즌2’의 과도한 베네핏 남발도 한 몫 했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투표가 인기투표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은 ‘프로듀스101’ 시즌1부터 계속 지적된 문제이기는 했다. 순수하게 경연을 놓고 평가를 받기보다는 경연장소에 얼마나 많은 팬들이 ‘당첨’돼 참석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결정된다는 것이었다.

현장평가에서 주어지는 베네핏의 표수를 너무 과하게 부풀리다보니 생긴 문제점도 발생했다. ‘프로듀스101 시즌2’ 제작진은 포지션 평가에서 시즌1과 달리 멤버들이 과도하게 몰릴 경우, 표가 분산되는 일이 없도록 특정 연습생만 투표하는 것이 아닌 ‘O, X’ 투표 방식으로 바꿨다. 그리고 1위 연습생에게 주어지는 베네픽은 무려 10만표. 하지만 오히려 이는 이른 바 ‘견제픽’이 등장하는 엉뚱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100% 국민 프로듀서의 투표를 통해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선정하는 ‘프로듀스101’의 경우 이미 시즌1에서부터 이미 형성된 연습생들의 팬덤을 중심으로 운영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보이그룹의 멤버를 선발하는 시즌2로 넘어오면서부터 팬덤의 에너지는 더욱 강력해졌으며, 이제는 제작진이 통제를 넘어선 수준으로 커진 상황이다.

팬덤이 등장하면서 ‘프로듀스101’ 제작진이 굳이 움직이지 않아도 홍보가 된다는 이점도 있지만, 문제는 프로그램 자체가 순위를 중시하다보니 한 단계라도 더 높은 순위에 오르기 위해 팬덤끼리 부딪치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을 위해서라면 라이벌로 느껴지는 연습생의 악의적인 비방도 서슴지 않으며, 그로 인해 팬덤끼리 충돌을 하고 견제를 벌이는 일들 또한 종종 발생한다.

사진=‘프로듀스101 시즌2’ 캡처


이 같은 팬덤 사이 견제는 두 번째 경연이었던 콘셉트 평가 무대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콘셉트 평가에서 대중의 관심을 모았던 무대는 상위권 연습생들이 대거 포진한 댄스 포지션 ‘겟 어글리’(Get Ugly) 조였다. 해당 조의 멤버는 1위 박지훈, 2위 김사무엘, 4위 옹성우, 5위 강다니엘, 6위 안형섭, 24위 박우진으로, 사실상의 데뷔조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멤버조합에 가까웠다.

공연 직후 온라인상에는 당시 공연과 관련된 후기들이 올라왔는데, 공통적인 의견 중 하나가 ‘무대에서 가장 뛰어난 역량을 보인 주인공은 김사무엘’이었다. 실제 공개된 무대 영상 속 김사무엘은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은 듯 아낌없이 실력을 뽐냈으며, 함께 연습한 연습생들 또한 그의 실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현장 투표 결과는 달랐다. 후기에서 제일 좋은 평가를 받았던 김사무엘이 팀내 꼴찌인 6위를 기록했고, 이와 같은 결과는 같은 팀원들조차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겟 어글리’ 현장 평가에 견제가 존재했다는 것은 댄스 포지션 연습생 최종 순위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인기 연습생들이 대거 포진된 ‘겟 어글리’ 팀원 대부분이 최하위권에 대거 포진해 있었다는 점이다. 최종 23등에 머무른 김사무엘은 350표를 받았는데, 이는 1등을 차지한 노태현의 득표수 621표에 저의 절반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 같은 ‘견제투표’는 현장투표에 대한 불신을 일고 있다. 주어지는 베네핏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객관적이지 않은 현장투표가 과연 경연에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인기가 아닌 실력적인 부분에서 객관성을 확보하고 싶다면 팬들이 아닌 전문가들의 평가가 더 정확하다는 지적 또한 등장하고 있다.

인기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터지는 논란과 문제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제작진이 ‘프로듀스101’를 통제하지 못할수록 팬들 사이 불만은 커지고, 결국 또 다시 모든 책임은 연습생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참으로 극한 직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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