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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긴장의 끈 놓을 수 없는 사드 갈등

홍병문 베이징 특파원





올해 중국 정치가의 최대 이벤트는 단연 가을에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2018~2022년) 지도부 윤곽이 그려지고 멀게는 오는 2022년 시 주석의 집권 연장 가능성까지도 짐작할 수 있는 자리다. 시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열린 첫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무역 불균형 해소 100일 플랜에 동의하고 강력한 대북 압박 모드를 보이는 것도 사실 당대회를 앞둔 정국 안정 포석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계 29개 정상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여 떠들썩한 축제를 벌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글로벌 정상포럼도 11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당대회를 앞둔 정치 이벤트 성격이 짙다. 지난 14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렸던 일대일로 행사기간 중국중앙(CC)TV와 인민일보 등 중국 매체들은 시 주석의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시 주석의 리더십을 부각하는 데 안간힘을 쏟았다. 서방 언론들은 실크로드 주변 국가에 대한 투자가 지지부진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지만 중국 매체와 정치권은 이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 주석의 1인 지배력은 이미 지난해 10월 제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충분히 확인됐다. 6중전회 폐막 성명에서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당 중앙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시 주석에게 처음으로 핵심이라는 호칭을 붙였다. 후진타오 주석 시절 이후 사라졌던 금기어가 시 주석 집권 4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연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을 끝낸 리커창 총리가 기자들에게 “기회가 있으면 다시 만납시다”라고 말하자 리 총리가 올가을 당대회를 기점으로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암시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중국 지도부 내에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시 주석의 친위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왕치산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의 비리를 거론하는 언론 보도들이 중화권 매체와 외신에서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매체는 중국 정치권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왕 서기의 은퇴가 이미 결정됐고 시 주석의 3연임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반면 올가을 실각이 점쳐졌던 리 총리의 연임 가능성은 점점 무게가 커지고 있다.

중국 최고지도부 거주지인 베이징 중난하이의 엄격한 통제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 같은 관측을 무턱대고 믿기는 힘들다. 하지만 적어도 여러 보도와 정황 등을 종합해볼 때 시 주석의 절대권력 집념이 강해질수록 이를 견제하려는 정파들의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중국 지도부의 미묘한 역학관계에 우리가 관심을 두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중관계에 미칠 영향과 남북 문제, 한반도 안보 이슈에 미칠 파장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절대권력을 뒤흔드는 사안이 불거진다면 시진핑 지도부는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국수주의와 민족주의 선전에 더욱 열을 올릴 수 있다. 한중관계가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에서 벗어날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는 가운데 행여 그 불똥이 사드 압박 재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맞물려 한중 갈등이 사드 이슈가 터지기 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세관이 통관 제재의 고삐를 느슨하게 한다거나 중국 음원사이트에 K팝 차트가 재등장하고 온라인 여행사이트에서 한국 상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이 사드를 여전히 자신들의 핵심국가 이익을 침해하는 요소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가의 불안이 커진다면 중국 지도부는 언제든지 국가 이익을 이유로 사드 압박 몰이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베이징=홍병문 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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