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잠식하게 되는 것이 사실일까.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크리스토포로스 피사리데스 영국 런던 정경대 교수는 현재 820종의 주요 직업 중 34%가 AI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27일부터 사흘간 한국고등교육재단과 푸단대가 공동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 ‘상하이포럼’에서 이 같은 전망을 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경제정책이 실업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로 201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저명한 경제학자다.
그는 전통적 의미의 직업이 기계에 대체되더라도 앞으로 새로운 경제체계에서 다른 일자리 수요가 출현하게 될 것이라며 기존 AI의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축소 우려를 일축했다. 오히려 미래에는 노동시간이 감소하는 일자리 ‘공유’의 형식이 출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피사데리스 교수는 각 선진국이 오는 2050년에 노령화 사회의 최정점에 이를 것이고, 이때 노인, 아동, 장애인 등을 보살피는 헬스케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 예상했다. 또한, 의료건강 분야 등의 급격한 성장의 예시로 한국의 사례를 지목했다. 그는 “한국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취업 비중이 2000년만 해도 2%에 불과했으나 건강 영역 지출이 지속 상승하며 지금은 6∼7%까지 치솟았다”며 한국이 헬스케어 시장의 급격한 성장의 예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인구의 2%만 의료건강 영역에 종사하는 중국 역시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6% 비중에서 2025년까지 약 10%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그는 로봇과 AI가 발전함에 따라 일자리와 노동시간의 감소는 필연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신기술 운용이 많은 독일과 네덜란드는 노동시간이 계속 줄어드는 반면, 기술력이 부족한 그리스는 그렇지 못한 것이 대표적인 예시였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대신, 새로 생기는 일자리들은 ‘공유’의 형식으로 출현할 것이라며, 더 많은 나라가 독일처럼 ‘일자리 나누기’ (job sharing) 기반하에 노동시간을 줄이고 취업률을 높이는 체제로 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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