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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돋보기] ‘여름 컴백’ 엑소, 6년차 가수가 털어 놓은 부담감과 책임감

엑소가 돌아온다. 올 여름, 새로운 앨범으로 컴백한다. 다시 한 번 뜨거운 관심을 부탁하는 엑소의 목소리에는 6년차 가수의 복잡한 심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지난 28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세 번째 단독 콘서트 투어 앙코르 공연 ‘엑소 플래닛 #3-디 엑소디움[닷]-’에서 백현은 “올해 어마무시한 것이 기다리고 있다. 멋있는 엑소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다”고 예고했다. 앞서 기자회견에서는 “타이틀곡은 이미 나왔다. 멤버들과 회사 모두 만족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그룹 엑소가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피주경기장에서 열린 엑소의 세 번재 단독 콘서트 앙코르 공연 ’EXO PLANET #3 The EXO‘rDIUM[dot]’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엑소의 컴백이 기대되는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금껏 엑소가 써온 발자취를 보면 알 수 있다. 엑소는 지난해 7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LA, 뉴욕, 멕시코시티, 방콕, 도쿄, 오사카, 홍콩, 쿠알라룸푸르 등 전 세계 17개 도시에서 37회 공연을 개최했다. 단일 가수 최초 체조경기장 6회 공연을 시작으로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인 잠실 주경기장까지 정복했다.

음반 판매량과 수상 내역은 더욱 화려하다. 우선 엑소는 정규 1, 2, 3집 모두 앨범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며 트리플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량만 따져 봐도, 정규와 리패키지, 겨울 스페셜과 유닛 및 솔로를 합하면 무려 213만장이 넘는다. 한동안 침체 됐던 음반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은 장본인들이다.

이 같은 성과는 각종 시상식을 통해 증명됐다. 엑소는 2014년 이후로 단 한 해도 대상을 놓치지 않았다. ‘골든디스크’에서는 2013년 음반부문 신인상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음반 대상을 석권했다.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는 3년 연속 앨범상을 받았고 ‘하이원 서울 가요대상’에서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단일 대상의 주인공이었다.

현 세대 아이돌 중 최고의 자리를 수년간 지켜오고 있는 엑소다. 그러나 투어를 마무리하는 엑소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꾸준한 응원에 대한 고마움과 불안함이 동시에 드러났다. 찬열은 “내년에도 우리가 이런 엄청난 콘서트를 할 수 있을까”라고, 시우민은 “오랫동안 저희를 기다려줘서, 안 도망가줘서 고맙다”고 가볍지 않은 마음을 내비쳤다.

강력한 팬덤을 가진 엑소지만 불안을 쉽게 떨칠 수는 없었다. 아이돌의 특성상 수명이 길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일까. 인기가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가수와 팬의 관계는 그렇다. 가장 끈끈한 것처럼 보이지만 돌아서면 누구보다 차가워진다. 엑소는 이 애정이 언제까지나 내 것일 수 없다는, 슬프지만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무엇이 엑소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었을까. 앞서 언급됐던 엑소의 성과 그 자체다. 데뷔 1년 만에 ‘으르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만큼, 엑소는 컴백 때마다 자기 자신을 라이벌로 삼아야 했다. ‘으르렁’ 이후 ‘중독’, ‘콜 미 베이비’, ‘몬스터’ 등 다수의 히트곡을 선보였지만, 아직까지 ‘으르렁’을 대표곡으로 꼽는 의견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멤버 구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중국인 멤버 크리스, 루한, 타오는 순서대로 계약 해지 소송을 걸고 팀을 나갔다. 멤버들의 관계성을 중요시하는 아이돌 팬덤에 타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게다가 엑소는 초능력 콘셉트를 특징으로 하는 그룹. 데뷔 전부터 촘촘히 짜놨던 세계관에도 공백이 생겼다.

그럼에도 엑소는 그룹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멤버 탈퇴에 굴하지 않고 세계관을 재정립하며 단결력을 높였다. 그리고 엑소에게는 이를 가능케 하는 자본력과 기획력이 있다. 이번 콘서트에서도 오프닝과 엔딩 VCR, 무대연출 등 곳곳에 초능력 퍼포먼스를 배치해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엑소 팬들이 우스갯소리로 ‘자본주의 만세’를 외치는 이유다.

멤버들의 음악적 성장도 기대 요소다. 찬열은 SNS를 통해 꾸준히 자작곡을 선보이고 있다. 콘서트에서는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멤버들의 노래와 합을 맞췄다. 랩을 주로 담당했던 세훈은 이번 콘서트에서 백현의 파트를 대신 부르며 보컬로서의 성장을 보여줬다. 지난 10개월 간, 3시간씩 37회의 공연을 이어가는 동안 세훈을 포함한 멤버들의 라이브는 더욱 성숙해졌다.

정상을 밟아보지 않은 사람은 정상의 기분을 알 수 없다. 따라서 그들이 털어놓은 무게감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힘들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엑소는 어깨 위의 부담감을 외면하지 않았다. 매년 쌓이는 부담의 무게를 직면하고, 이를 대중의 사랑과 결합해 책임감으로 승화시켰다. 디오가 “진짜 노력 많이 할게요”라며 전한 진심은 또 한 번 성장이라는 결실로 돌아올 것에 틀림없다.

‘SM 가수의 4집은 명반’이라는 속설이 있다. H.O.T. ‘아이야’, S.E.S. ‘감싸안으며’,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미씽유’, 동방신기 ‘주문’ 모두 4집의 타이틀곡. 엑소가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정규 2, 3집을 발매한 것을 볼 때, 올해 나올 앨범이 4집임을 예상할 수 있다. 콘서트 끝 무렵, ‘여름 데이트 하자’고 약속하던 엑소. 잊을 수 없는 한 여름밤의 꿈처럼 찾아오기를 기대해본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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