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18년까지 158억원을 투입해 북촌·서촌에 이어 ‘남촌’을 명소로 만들기 위한 재생사업에 착수한다. 남촌은 청계천 남쪽에서 남산에 이르는 회현동 일대 50만여㎡ 지역이다. 청계천 북쪽의 북촌·서촌이 2000년대 이후 한옥마을 조성 등 다양한 지원에 힘입어 서울을 넘어선 국가 차원의 브랜드로 자리 잡은 반면 남촌은 남산, 명동, 남대문시장 같은 주요 명소에 접해 있으면서도 도시관리정책에서 소외돼 별다른 특색 없는 지역으로 방치돼 왔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이에 남촌의 5대 명소를 선정해 주요 거점으로 재생하고 이 거점들과 남산, 서울로7017, 명동 등을 잇는 보행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한편 주민 주도로 지역 고유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서울시가 7일 발표한 ‘남촌재생플랜’에 따르면 ‘남산촌락(南山村樂, 남산에서 함께 살고 노닐다)’의 비전 아래 3개 부문의 △남촌 5대 거점(회현 은행나무, 표암 강세황 집터, 근현대건축자산 밀집지역, 회현제2시민아파트, 남산공원) 재생 △남촌 보행중심가로 재생 △남촌 가치공유 프로젝트와 15개 세부사업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우리은행 본점 앞 위치에 조선시대부터 자리 잡고 있는 회현 은행나무 주변 4,779㎡ 부지를 지역 주요 행사가 열리는 보행중심 통합광장으로 조성한다. 단원 김홍도의 스승인 표암 강세황의 집터로 추정되는 구립경로당 자리에는 내년 경로당 이전 후 강세황 선생을 기념하는 갤러리, 공원 등을 만든다. 20세기 초 건축양식이 남아 있는 건물들과 골목은 도시재생지원시설을 설치해 정비한다. 1970년대 지어진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예술인을 위한 임대주택 및 창작공간으로 조성된다. 남산공원 일대에는 회현제2시민아파트와 남산을 연결하는 산책로, 쉼터, 생태숲 놀이터가 들어선다.
5대 거점은 남산, 서울로7017, 명동 등 주변 명소들과 보행로로 연결된다. 서울시는 이 보행로들이 남촌을 상징하는 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간판 정비, 보도 확보 등 가로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남촌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 옛 길과 건축자산을 활용한 탐방로 조성, 남산 백범광장 및 은행나무 축제와 연계한 남촌 축제 상설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남촌재생플랜을 남산 일대 지역에서 진행 중인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남산애니타운사업, 남산역사탐방로 조성사업과 연계해 남산 일대 통합 재생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남촌재생플랜 대상 지역인 회현동을 포함해 중림동, 서계동, 남대문시장, 서울역 일대 195만㎡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안’ 수립을 이달 중 마무리하고 주민공청회, 시의회 의견청취(8월), 도시재생위원회 심의(10월)를 거쳐 12월 고시할 예정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남촌에 대한 물리적 재생뿐만 아니라 지역 전문가인 주민과 함께 옛 남촌의 숨은 이야기와 생활문화, 역사자원을 발굴해 ‘한옥마을’로 상징되는 북촌처럼 남촌 고유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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