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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공포 치매…'약물·비약물 치료, 돌봄 서비스' 3박자 필수

고령·알츠하이머병·흡연 등 위험인자

인지기능 개선 약·프로그램 병행하고

지역치매센터·요양병원·돌봄시설 등

농어촌 인프라 확충·전문성 높여가야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지난 2015년 64만명에서 오는 2050년께 271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 수준에서 7명 중 1명꼴로 불어난다. 치매 관련 의료비와 돌봄 부담 등을 합친 사회적 비용도 같은 기간 13조원에서 106조원으로 8배 이상 급증한다. 문재인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다.

치매는 기억력과 언어·판단력 등 인지기능에 장애가 나타나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영향을 주는 상태를 말한다. 기분·성격·행동도 영향을 받아 타인과 원활하게 소통하거나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어려워진다.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루이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으로 나뉜다.

가장 대표적인 치매의 원인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전체의 55~70%를 차지한다. 초기에는 몇 시간 혹은 며칠 전의 일에 대한 단기 기억력 저하 증세만 보이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과거 일에 대한 기억 저하는 물론 망상이나 환청 등 정신이상 증상이 동반된다. 유병 기간은 9~12년 정도 된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평균 2배 잘 걸린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는 일반인보다 작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침착되면서 생긴 노인반(senile plaque),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엉겨 붙은 신경섬유다발이 뇌에 쌓이면서 건강했던 신경 세포들이 죽기 때문이다.

혈관성 치매는 뇌의 혈액공급 문제로 발생하며 전체 치매의 15~20%를 차지한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이 있는 경우, 흡연을 하거나 자주 과음할 경우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 뇌졸중을 앓은 4명 중 1명꼴로 혈관성 치매가 생긴다고 한다. 주의력 저하, 자기조절능력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팔다리·안면 마비, 발음장애, 삼킴 곤란, 요실금 등 뇌졸중 증상이 함께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가 권하는 치매예방 수칙.




손의 떨림, 행동이 느려짐, 뻣뻣한 움직임, 종종걸음 등 파킨슨 증상이 나타나는 루이체 치매와 파킨슨병 치매는 전체 치매의 10~25%를 차지한다. 루이체 치매는 이상 단백질 덩어리인 루이체가 뇌 피질에 축적되고 치매가 파킨슨 증상보다 먼저 나타난다. 파킨슨병 치매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세포들이 모여 있는 중뇌에 루이체가 축적되면서 파킨슨 증상이 선행된다.

루이체·파킨슨병 치매는 보통 70대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인지기능 수준이 몇 분이나 몇 시간 만에 달라질 수 있으며 많은 경우 “집에 귀신이 있다”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며 환각을 경험한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자꾸 넘어지거나 자면서 몸부림을 치는 렘수면 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기립성 저혈압, 요실금, 변비 등 자율신경계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약물 치료가 잘 되는 편이므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말을 하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두엽이나 측두엽의 앞쪽부터 진행된다. 기억력 저하보다는 적절한 단어를 못 찾고 말을 이상하게 하거나 참을성이 없어지고 판단력 저하가 먼저 나타난다. 성격이 변한 것처럼 보이거나 공적인 장소에서 성적인 행동을 하고 쓸데없는 물건을 수집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50대에 흔히 발병하며 치매의 5~10%를 차지한다.

알코올 치매는 지속적인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 독성이나 비타민 결핍이 원인이다. 비타민B1이 부족할 경우 뇌세포 기능에 문제가 생기며 초기에 눈 움직임의 문제, 기억력 저하,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등을 보이기도 한다. 집중적인 비타민 공급으로 증세가 호전될 수 있지만 방치하면 치매로 이어진다. 기억을 전혀 하지 못하고 엉뚱한 말을 지어내는 작화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를 해도 효과가 미미하다.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고령은 치매의 가장 일관되고 강력한 위험인자다. 중년기 고혈압을 치료받지 않으면 4.8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직계가족은 2~4배, 사별·이혼·별거·미혼 등의 이유로 배우자 없이 생활하거나 우울증이 있으면 2~3배, 담배를 피우거나 육식을 즐겨 혈중 지질 총량, 포화지방·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2배 이상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소량의 음주는 치매 위험을 낮추지만 하루 3~5잔 이상 마시면 인지기능 손상과 치매 위험이 올라간다. 반면 중강도 이상의 규칙적 운동은 치매 위험을 3분의1 수준으로 낮춘다.

치매 치료는 환자의 기능 중 회복이 가능한 것은 회복시키고 남아 있는 기능은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적절한 인지기능개선제, 항정신병 약물 등을 쓰고 고혈압 등을 관리하면서 현실인식훈련과 운동·인지훈련·회상·인지자극·음악치료 등 비(非)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게 중요하다.

김기웅 중앙치매센터장(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은 “의료·복지·작업치료·물리치료·전문요양 등 다양한 측면에서 효과가 입증된 치료·관리 방법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지역치매센터와 요양병원·요양원 등 돌봄시설의 치매 서비스 전문성을 높이고 농어촌 인프라를 확충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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