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FORTUNE BRIEFING|몸집을 불리는 식품 대기업들

Big Food Is Going to Get Even Bigger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대형 식품기업들이 상호 인수합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월 말, 유니레버 Unilever는
크래프트 하인즈 Kraft Heinz로부터 무려 1,430억 달러의 인수합병 제안을 받았다. 일반인의 눈으로 봐도 무척 놀라운 제안이었다:립턴 티와 헬만 Hellmann 마요네즈를 제조하는 대기업이 그렇게 쉽게 미국 경쟁업체에 인수될 수 있을까? 유니레버 이사진은 이 제의를 거절했고 논의는 물거품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퇴짜는 앞으로 다가올 인수합병의 전조에 불과할 뿐이다. (대개 그렇듯이) 투자자들의 뜻대로 상황이 전개된다면, 조만간 한 두 차례의 대규모 인수 합병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인수합병에 목말라 있는 크래프트 하인즈가 특히 눈에 띈다. 이 때문에 월가는 어떤 천재 셰프도 감히 꿈꾸지 못할 식품 기업 조합들을 그려내고 있다. 코카콜라가 허시 Hershey를 인수할까? 아니면 몬델레스 Mondelez가 허시를? 펩시코 PepsiCo가 켈로그 Kellogg를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제너럴 밀스 General Mills와 피너클 푸즈 Pinnacle Foods의 합병은 어떠한가? 켈로그의 캠벨 수프 Campbell Soup 인수는? 가능한 조합은 무궁무진하다.

그렇다면 식품 대기업들 사이에서 인수합병 열풍이 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주요 소비재 회사들이 처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미국과 다른 서구 시장에서 고객들은 더 건강한 식품을 찾아 식료품점 주변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그에 따라 수프, 시리얼, 탄산음료 같은 포장식품 판매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중요한 문제는 그런 포장 식품이 오늘날 미국의 대형 식품기업 제국을 건설한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그 결과 제너럴밀스, 켈로그, 콘애그라Conagra 같은 식품 대기업들의 올해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캠벨 수프와 몬델레스 매출 역시 미미한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디트 스위스 Credit Suisse의 애널리스트 로버트 모스코 Robert Moskow는 “매출 성장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많은 기업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더욱 더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역시 업계의 인수 합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식품 대기업간 인수합병을 노리는 브라질 사모펀드 기업 3G 캐피털 때문이다. 3G는 2015년 크래프트-하인즈 합병, 2016년 앤호이저-부시 인베브 Anheuser-Busch InBev와 사브 밀러 SABMiller의 대규모 인수 합병, 가장 최근에는 버거킹-팀 호턴스 Burger King-Tim Hortons의 파파이스 Popeye’s 인수 제안 등 식품업계 인수합병에 폭넓게 관여해왔다. 특히 크래프트 하인즈와 AB 인베브가 더 많은 기업의 인수합병을 시도할 것이 거의 확실해보인다.

(현재로선) 크래프트 하인즈의 유니레버 인수 계획이 일단 무산된 상태다. 일각에선 이 기업이 타깃을 좁혀 유니레버의 식음료 부문만 인수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비누 브랜드 도브 Dove와 향수 브랜드 악스 Axe 같은 비식품 브랜드를 인수할 때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동일한 협상 재개를 6개월 간 금지하는 영국 내 규제 때문에, 크래프트 하인즈가 오레오 Oreo와 트리스킷 Triscuit을 생산하는 몬델레스로 인수 대상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그 밖에도 관전 포인트는 또 있다. 이제 막 사브 밀러를 인수한 AB 인베브가 2020년 목표 매출 1,0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또 다른 기업 인수를 감행할 수도 있다. 인수 대상으론 펩시코와 코카콜라가 언급되고 있다. 이 탄산음료 부문 두 대기업은 쇄신을 거듭하며 미국 내 경쟁력 유지에 성공했지만, 다가오는 합병을 비켜갈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SIG 애널리스트 파블로 주아닉 Pablo Zuanic은 “촉매제 역할을 하는 3G가 업계 통합 계획을 갖고 기업을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적 인수합병 분위기 속에서 고전하고 있는 식품 대기업들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자발적으로 합병에 임하거나, 아니면 인수 당하는 것이다. 후자는 그리 반가운 선택이 아닐 것이다:실제로 크래프트 하인즈와 AB인베브는 기업들을 인수하고 공격적으로 비용 삭감을 단행한 후, 바로 다음 타깃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식품업계는 이 같은 비용 삭감을 반길 리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혁신을 위한 투자가 충분치 않다는 비판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규모 정리 해고가 수반되는 인수합병의 경우엔 미국 내 일자리 감소와 공장 폐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면밀한 감시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어려움에도, 결국 투자자들은 3G 주도의 인수 합병을 선호할 것이다. 크래프트 인수 후 크래프트 하인즈는 5,150개 일자리, 6개 공장을 폐쇄했으며, 유통 채널을 단일화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올해 영업 이익은 30%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지켜본 다른 기업 주주들은 인수 합병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크래프트 하인즈 합병에 관여했던 투자자 워런 버핏 Warren Buffett도 3G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그는 3G가 생산성뿐만 아니라 마케팅, 제품 개발 능력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버핏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3G 경영진이 성취해낸 것을 지켜본 다른 기업 주주들이 현실을 다소 불만족스럽게 느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식품 대기업들 스스로가 쇄신을 하지 않으면, 대규모 투자자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JOHN KELL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