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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이슬람을 다시 본다] "이슬람교도 정직하고 폭력적이지 않아"

<인터뷰>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이정호 관장.

성공회 신부로 1990년부터 28년간 무슬림과 함께 생활

"개종 강요는 임금 착취보다 더 나쁜 행위"

마석가구단지에 있는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의 이정호 관장. 이 관장은 성공회 신부로 지난 1990년 이 단지에 들어와 현재까지 28년 동안 외국인노동자들과 한센인을 돌봐왔다. /강동효기자




“일각에서 이슬람교도가 폭력적이라고 말하는데 30년 가까이 이슬람교도와 어우러져 생활하면서 그런 모습을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더 부정직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경기도 마석가구단지에 있는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에서 만난 이정호 관장의 말이다. 이 관장은 성공회 신부로 사제서품 직후인 지난 1990년 마석에 들어와 줄곧 한센인과 외국인노동자를 돕는 일을 해왔다. 그 섬김을 인정받아 2013년에는 아산상 사회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10년에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정부기관이 마석가구공단에 공문을 보내 ‘이주노동자들이 G20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인근 지역에 오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마치 수염만 기르면 테러리스트라는 편견에 사로잡힌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부는 마석가구단지 내 방글리데시·필리핀·네팔 출신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다. 특히 무슬림 노동자들에게는 한때 성당 일부를 무슬림 기도처로 내주기까지 했다. 그는 “내 종교가 소중하면 다른 사람이 믿는 종교도 소중하다”며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들의 처지를 이용해 개종을 강요하는 것은 임금을 착취하는 고용주보다 더 나쁜 행위”고 말했다. 이어 “무슬림은 타인에게 자신의 종교를 강요하지 않지만 자신의 종교는 철저하게 지키려 하기 때문에 개종을 유도하는 행위는 한국에 대한 나쁜 이미지만 심어주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 ‘이웃종교와의 대화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이 신부는 무슬림 노동자들이 가구공장의 고된 노동에도 라마단(금식월)을 엄격히 지키는 것을 보며 처음부터 이들을 개종시키겠다는 생각을 버렸다. 이 신부는 단지 이들과 생활하며 “내가 (기독교를 믿는) 성공회 신부라는 점은 명심하라고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 신부는 이제 본국으로 귀국한 외국인노동자들과의 연결 및 우리 청소년들의 현지 봉사활동으로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1월 우리 고등학생 20명을 데리고 방글라데시를 방문해 귀국한 노동자들과 만나고 우리 학생들은 환경미화 활동과 밥차나눔 활동 등을 진행했다”며 “방문 전후로 학생들의 다문화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손으로 밥 먹는 관습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지만 막상 해보니 ‘더 맛있다’고 말하더라”며 “이처럼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게 되면 편견이라는 장벽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신부와 함께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학생 20명 가운데 3명은 전공을 사회복지학으로 변경하겠다고 할 정도로 학생들의 가치관 형성에 큰 도움을 줬다는 것이 이 신부의 설명이다. /탐사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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