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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수첩] 제 2의 ‘두 도시’ 사태 된 ‘햄릿’ 공연 취소...왜 죄 없는 배우·관객들을 울리는가?

제 2의 ‘두 도시 이야기’ 사태가 터진 건가?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은 이제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지난 15일 오후 8시, 뮤지컬 ‘햄릿’ 이 시작 후 50분이 지나도록 공연이 올라가지 않았다.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를 찾은 관객들은 별다른 공지 없이 50분 가량을 기다려야 했고, 뒤늦게 무대에 올라온 기술 감독의 간략한 입장발표를 일방적으로 들어야했다. 기술 감독은 “조명 등 기술적인 문제로 이날 공연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사과했다.





기술 감독은 이어 “지금 대표님도 듣고 계시겠지만, 오늘 공연 티켓에 대한 전액 환불과, 다음 공연 초대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 당일 소중한 시간을 도둑 맞은 관객들의 교통비 등에 대한 추가적인 보상 건은 이뤄지지 않았다.

15일 밤 ‘햄릿’ 공연장에 있던 기자는 공연 취소의 구체적인 사실을 알기 위해 ‘햄릿’ 관계자와 전화 통화를 했다. 그들은 “기술적인 문제일 뿐 그 외의 문제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공연계 관계자들에게서 들은 내용은 이와는 달랐다. 그들의 이야기를 종합 해 본 결과, 마치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공연 취소 사태를 빚은 2014년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와 너무도 닮아 있었다. 당시 ‘두 도시 이야기’는 일부 배우들과 오케스트라에 대한 출연료와 임금지불이 문제가 되면서 공연 취소 사태를 맞이했다. 공연 제작사 대표가 무대에 올라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햄릿’ 공연 취소 사태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다만 다른 점이라면 10분 후가 아닌 50분후에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 대표가 아닌 기술 감독이 무대에 올라 사과를 한 점이다. 또 가장 중요한 건 진짜 이유를 덮은 채 기술 감독에게 책임을 전가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정통한 공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미 지난 주부터 사태의 심각성은 곪을때로 곪아 있었다고 한다.

관계자는 “지난 주에 배우들이 콜타임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음악감독이 달래서 공연을 이상 없이 올렸다. 15일엔 스태프가 직접 예고하고 스트라이크 선언을 했다. 하지만 대표가 거기에 대한 만족할 만한 답을 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결국 터질 것이 제대로 터진 것이다. 이어 그는 “‘햄릿’ 공연이 계속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갑’인 제작사와 달리, ‘을’의 위치에 있는 배우와 스태프들은 공연 개막전이나 마지막 공연 전까지 안정적으로 페이를 지불 받기 어려운 구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사가 등장할 정도로 한국 뮤지컬은 산업화 시대에 돌입했지만 배우 및 스태프의 출연료는 가장 마지막에 챙기는 공연계의 악습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불가항력적 사고를 빼고 갑자기 공연이 중단 되는 사례는 흔치 않는다는 상식을 역이용하는 제작사들을 향해 배우와 스태프들이 최후에 꺼내든 칼은 ‘보이콧’이다. 공연을 사랑하는 배우와 스태프들도 정말 선택하고 싶지 않은 ‘칼’이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작사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돌려막기 식‘의 투자 관행 과 ‘임금체금’ 이란 고질병은 뮤지컬을 사랑하는 배우와 스태프, 그리고 관객들의 눈에 피눈물이 나게 하고 있다.

한편, ‘햄릿’ 측은 이와 관련해 “전날 공연이 취소된 건 공연 직전에 생긴 조명 등 기술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라며 “임금체불로 인한 스태프들의 보이콧 등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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