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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2017|⑤ 항공사 중 처음 선정된 '델타항공'

100 BEST COMPANIES TO WORK FOR 2017

DELTA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비용 절감, 진상 승객, 경기 등락이 특징인 항공업계에서, 델타항공이 처음으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선정됐다. 강력한 기업 문화, 훌륭한 복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익 공유 프로그램이 선정 비결이다.


직원들이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공항에서 제트 엔진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나중에 일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신이 공항에서 집에 언제 갈 수 있는지 물어보는 수백 명의 지친 승객들에게 둘러 쌓여 있다고 상상해보라. 혹은 짜증 난 기내 승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탑승대기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항공업계 종사자들은 바로 이런 부담감 때문에 근무 환경에 따른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다. 하지만 델타항공의 많은 직원들은 단지 그 일을 참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의 일을 사랑한다.

포춘이 선정한 올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가운데 가장 의외의 기업은 아마도 델타항공일 것이다. 이 회사가 리스트에 오른 건 올해가 처음이고, 항공사가 선정된 것도 10여 년만이다. 리스트에 포함된 다른 많은 기업의 직원들과 델타항공 직원들 간에는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대중을 상대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무자비한 경비 절감과 경기 불황으로 유명한 항공업계에 몸 담고 있다. 델타항공은 직원들에게 무료 이발이나 마사지 서비스 같은, 금융과 기술업계에선 익숙한 호화 특전도 제공하지 않는다. 8만 5,000명이 넘는 델타 항공 직원 중 본사에 근무하는 사람도 5,700명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직원들은 기내와 전 세계 공항으로 뿔뿔이 흩어져 근무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델타항공이 100대 기업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비결은 회사의 신속한 직원 보상 시스템, 창립자 때부터 내려오는 델타항공만의 흔들리지 않는 가치, 그 가치를 배가하기 위한 최근의 적극적인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델타항공은 지난 2월 10억 달러 이상의 ‘이익 공유 보너스(profit-sharing bonuses)’를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3년 연속 10억 달러 이상의 직원 보너스를 제공한 것이다(매년 그렇듯, 보너스는 밸런타인 데이 때 수표로 지급됐다).

올해 델타항공은 ‘이익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세전 수익의 10%를 직원들에게 돌려줬다. 회사가 파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던 2005년에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 후 회사는 직원의 이익과 기업의 재무적 성공을 함께 모색해왔다. ‘이익 직원 공유 시스템’을 갖춘 기업은 많지만, 델타 항공의 보너스 프로그램은 항공업계는 물론, 블루칩 기업 중에서도 가장 후한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19년째 델타항공에 근무 중인 CEO 에드 바스티안 Ed Bastian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근무하던 당시 이익 공유 프로그램의 도입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회사가 성공적인 흑자 전환을 이룰 때, 노력에 대한 결실이 가장 먼저 직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델타항공의 이익 공유 프로그램과 업계에서 높은 편에 속하는 임금은 (가장 대표적으로) 노동조합 같은 외부의 문화적 영향에 대한 반감의 결과물이었다. 물론 이 회사에는 조종사와 운항관리사 노조가 있다. 그러나 주요 항공사 중에선 승무원과 수하물 담당자, 예약 데스크 직원, 기타 직무 종사자들의 노조가 없는 유일한 항공사로 남아있다.

지난 2008년 델타항공이 강력한 노조가 있던 노스웨스트 항공을 합병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합병 후 직원들은 투표를 통해 노동조합 결성을 반대했다. CEO 바스티안은 두 기업의 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당시 합병이 동등한 입장에서 진행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며 “기업들은 모든 이들을 만족시키려는 실수를 범하곤 한다. 우리는 델타항공만의 브랜드를 확실히 인식하고 있었고, 노스웨스트 항공의 기업문화는 논쟁, 파업, 혼란으로 대변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노조도 회의적이었지만 결국엔 동의를 얻어냈다. 몇 년이 걸렸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델타항공의 기업 문화는 ‘룰스 오브 로드(Rules of the Road)’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지난2007년 회사의 원칙과 가치를 규정하기 위해 만든 지침서다. 원래는 경영진을 위해 작성됐지만, 현재는 모든 직원들에게 배포되고 있다. 델타항공의 주요 설립자 C.E. 울먼 C.E. Woolman이 남긴 소탈한 격언들이 이 행동 강령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울먼은 고객과 공감하고, 겸손한 자세를 취하고, 경쟁을 존중하라고 설파했다. 일례로 울먼은 다음과 같은 격언을 남겼다.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자. 항공산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불변의 법칙은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델타항공에는 또 다른 사내 문화도 있다. ‘가족’이 된 것을 환영하는 의미로 신입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또 벨벳 360 Velvet 360이라 불리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에만 8,000명 가까운 일선 말단 직원들이 고위 간부들과 직접 만나 경영 상태를 묻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물론 모든 대기업들은 영감을 주는 좌우명을 좋아하고, 앞서 언급한 투명성의 장점들을 과장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델타 항공의 긍정적인 기업 문화는 압박감이 만연한 항공업계에서 두드러진 빛을 발하고 있다.


델타항공 직원들이 지난해 8월 뉴욕 라 가르디아 공항에서 승객들에게 시스템 마비로 전 세계 델타 항공기가 결항된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전 세계 델타 항공기가 회사 컴퓨터 시스템 마비 탓에 무더기로 결항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공항 게이트 앞에 있던 수많은 승객들의 발이 묶이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직원과 승객 모두에게 끔찍한 경험이었다. 항공사가 실시하는 월별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낙제점을 받을만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델타항공의 경우는 달랐다. 대규모 항공기 결항 사태 이후, 고객 만족도가 오히려 높아졌다.

바스티안은 델타항공의 기업 문화 덕분 이런 뜻밖의 결과가 나온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직원들은 시스템 마비 사건 당시 고객들과 공감하며 씩씩하게 대처했다. 그 와중에 오히려 직원들을 응원하는 고객들도 있었다.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공항의 델타항공 스카이 클럽 야외 라운지에서 포즈를 취한 CEO 에드 바스티안.



바스티안은 ‘우리는 함께 한다’는 결속감 독려 차원에서 델타 항공기 일반석에 탑승해 일주일에 몇 차례씩 일선 직원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경영진은 소셜미디어와 동영상을 활용하는 등 인터넷 상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직원 3분의 1 이상은 항상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 느끼는 ‘심리적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다.

물론 기업 문화도 중요하다. 하지만 델타항공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급여와 복지 등-해당 직업 자체가 가지는 전통적인 의미의 이점 때문이다. 따라서 델타항공은 무료 이발이나 케일 뷔페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 대신, 직원들에게 더 나은 보상을 해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높은 연봉과 이익 공유 프로그램, 급여의 9%까지 적립해주는 후한 퇴직연금 401(k)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바스티안은 “차세대 직원들이 가장 높은 가치를 두는 복지를 재검토 하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 설정된 한도 내에서 여러 가지 혜택을 추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델타항공은 90년 역사를 가진 항공사다. 401(k)는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바스티안은 직원들이 영위하는 아주 특별한 한 가지 특전을 지적했다. 그는 “델타항공의 가장 큰 직원 혜택은 무료 항공권으로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이다. 지난해 직원과 그 가족은 회사가 무료 제공하는 ‘스탠바이 티켓 *역주: 빈 좌석이 있을 때에만 이용이 가능하다’으로 400만이 넘는 항공 구간을 여행했다. 아마도 대부분 직원들이 케일 뷔페보다 낫다고 생각할 혜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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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JEFF JOHN ROBE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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