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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홍콩반환 20주년] 시진핑 첫 방문…꿈틀대는 '反中 물결' 잠재울까

부인 펑리위안 동반 기념식 참석

"中정부 장악력·1인 지배력 과시"

독립 요구 민주세력 반발 불보듯

우산·어묵혁명 재현땐 큰 타격

경찰 1만명 '24시간 철통경비'





다음달 1일 열리는 홍콩 반환 20주년 행사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다. 시 주석이 홍콩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13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최근 홍콩 민주화 요구 세력의 분리 움직임 확대의 와중이라 주목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행사 참석을 위해 오는 29일 2박3일 일정으로 홍콩을 방문한다고 25일 보도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23일 고위관료를 인용해 시 주석이 이달 말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매체의 보도대로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이 이뤄지면 이는 2013년 취임 이후 4년 만이다.

시 주석은 29일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항공편으로 홍콩에 도착해 당일 저녁 렁춘잉 행정장관 관저에서 열리는 만찬에 참석한 뒤 30일 중국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부대를 시찰하고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리는 홍콩 반환 20주년 기념행사에 모습을 드러낸다. 시 주석의 홍콩 부대 시찰과 맞물려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호도 홍콩을 방문해 일반에게 개방된다. 주권 반환일인 다음달 1일 시 주석은 캐리 람 행정장관 당선인과 내각의 취임선서를 주관한다. 이어 홍콩 강주아오 대교나 광저우행 고속철도 건설현장을 시찰한 뒤 베이징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중국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의 이번 일정과 관련해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장악력은 물론 당대회를 앞둔 시 주석의 ‘핵심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한 중국 지도부로서는 이번 홍콩 방문이 시 주석의 1인 지배력을 과시하는 자리이지만 독립을 요구하는 홍콩 민주세력의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적지 않은 부담도 안고 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2014년 ‘우산혁명’이나 지난해의 ‘어묵혁명’ 같은 시민운동이 재연될 경우 시 주석에게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가을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 대표대회(당대회)와 맞물려 상하이방과 공청단파 등 반대파의 저항을 견제하고 있는 시 주석 입장에서는 자칫 이번 홍콩 방문으로 민주화 시위가 촉발될 경우 정치적 혼란이 홍콩에서 중국 본토까지 번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주요 매체들의 보도에도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 주석의 홍콩 방문 성사 여부를 당일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일정 발표와 함께 홍콩 정부는 전체 경찰력 2만9,000명의 3분의1에 가까운 1만명을 배치해 24시간 경비태세를 갖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8일부터는 홍콩 경찰 특별임무중대의 잠수부를 동원해 20주년 행사장 인근 바다에서 수중 검사를 벌인다. 시 주석은 홍콩 방문기간에 그랜드하이야트호텔에 머무를 예정이지만 인근 르네상스하버뷰호텔과 카우룽반도 하버그랜드호텔이 비상시 예비숙소로 지정됐다.



이 같은 철통경비에도 홍콩 범민주파 시민단체인 민간인권진선은 다음달 1일 연례행사인 민주화 요구 거리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이미 홍콩 정부가 민주 독립파 단체의 시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밝힌 터라 홍콩 경찰력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홍콩 정부는 민주화 세력이 매년 7월1일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어온 민주화 집회를 불허하고 친중파인 홍콩각계경전위에 집회 우선권을 주기로 했지만 홍콩 내 반중국 정서는 오히려 더 커지는 상황이다. 홍콩 정부 측은 시위대의 행진 등으로 시 주석의 육로이동에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해로로 이동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홍콩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이번 시 주석의 방문에 긴장하며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경제둔화의 여파로 홍콩 실물경제 시장이 흔들리면서 지난해 2월에는 카우룽반도 몽콕에서 노점상과 단속당국 간의 마찰로 대규모 폭력시위가 벌어지는 등 홍콩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른바 어묵혁명으로 불린 몽콕 시위로 130여명이 부상하고 65명이 체포됐다. 무엇보다 중국으로의 주권반환 이후 홍콩 경제지표가 악화하고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가 중국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점이 홍콩 시민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1977년부터 주권이 반환된 1997년까지 20년간 홍콩의 평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6%, 1인당 소득 증가율은 4.8%를 기록한 반면 반환 이후 1997년부터 2016년까지 19년 동안은 각각 3.3%, 2.6% 증가에 그쳐 반환 이전과 비교할 때 성장률이 반 토막 난 상태다.

한편 중국사회과학원이 24일 발표한 ‘중국 도시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은 3년째 이웃 선전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렸다. 3위는 상하이였으며 타이베이·광저우·톈진·베이징이 뒤를 이었다.

영국의 마지막 홍콩 총독이었던 크리스 패턴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의 자유에 대한 욕구는 중국 공산당보다 더 오래갈 것”이라며 “시 주석은 홍콩의 자유와 자치를 보호하려는 의지를 재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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