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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바람 타고 P2P 금융이 꿈틀거린다

제도권 금융과의 차별화로 폭발적인 성장
신뢰와 참신한 아이디어로 금융 패러다임 바꾼다

  • 김병주 기자
  • 2017-06-26 15:28:42
  • 기획·연재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금융과 IT 기술이 만난 ‘핀테크(Fintech)’가 국내 금융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시중 금융사들도 핀테크 시장 선점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핀테크 전용 금융상품을 만들고, 스마트 점포 같은 영업 방식도 확산시키고 있다.
이런 핀테크가 이끌고 있는 혁신적인 변화 중에는 새로운 플랫폼 ‘P2P 금융’도 포함되어 있다. ‘황금알을 낳는’ 금융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P2P 금융에 대해 살펴보자.


핀테크 바람 타고 P2P 금융이 꿈틀거린다

대형 건설업체에 다니는 직장인 정상훈(41) 씨는 올해로 P2P 금융플랫폼을 사용한 지 10년이 됐다. 재미 삼아 투자를 시작했지만, 수익이 꽤 쏠쏠했다. 지난 2007년 정 씨는 단돈 10만 원으로 P2P 금융 투자에 발을 들여놓았다. 소액 대출 희망자 5명에게 각각 2만 원씩 투자했다. 아주 작은 수익이 발생했지만 금액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어려운 사정에 놓인 대출 희망자를 돕는다는 뿌듯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 씨는 말한다. “마치 제가 투자자가 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금융업계의 큰 손이라도 된 듯 말이죠(웃음). 아주 적은 투자였지만 기분이 묘하더군요. 재미도 있었고요. 그래서 재테크의 일환으로 조금씩 투자액을 늘려갔습니다. 지금까지 10년간 5,000만 원 정도를 투자한 것 같아요. 정확한 액수를 밝히긴 곤란하지만, 꽤 만족스러운 수준의 수익도 냈습니다. 저와 함께 P2P 금융투자를 시작한 분들은 최근 들어 다양해진 플랫폼 덕분에 ‘열공 모드’에 돌입해 있습니다. 공부한 만큼 수익을 낼 수 있으니까요.”

우선 P2P 금융이라는 단어부터 알아보자. P2P는 ‘Peer to Peer’의 줄임말이다. 사실 P2P는 온라인 파일공유 분야에서 먼저 사용된 개념이다. 대개 온라인 파일공유에선 웹하드 같은 온라인 저장소에 파일을 업로드한 뒤, 이를 많은 사람들이 내려 받으면서 공유가 진행된다. 하지만 P2P 방식이 도입되면서 개인 간 직접 파일 공유가 가능해졌다. 쉽게 말해 A라는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특정 프로그램을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B라는 사람에게 전송하는 방식이다. 이 개념이 금융에 도입되면서 ‘P2P 금융’이라는 서비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P2P 금융도 기본 틀은 파일공유와 비슷하다. 단지 개인 간 연결의 매개체가 ‘파일’이 아닌 대출과 같은 ‘금융서비스’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대출이 필요한 개인, 혹은 사업자는 투자자와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는데, 이 과정에서 은행 같은 기존 제도권 금융사가 빠지는 것이다.

현재 국내 P2P 금융시장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기존 금융권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P2P 금융시장이 사실상 기존 금융권과 관계없이 중소형 플랫폼 위주로 자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

각종 P2P 금융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국내 P2P 금융시장 누적 대출액은 8,600억 원을 돌파했다. 처음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15년의 누적 대출액 390억 원에 비하면 무려 20배 가량 급증한 금액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말 누적 대출액이 1조5,000억 원을 기록해 ‘P2P 금융 1조 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P2P 금융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최근 핀테크 열풍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는 P2P 금융의 탄생은 지난 2000년대 중반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핀테크 바람 타고 P2P 금융이 꿈틀거린다

▶ 소외계층 위해 탄생한 초기 P2P 금융

전 세계 최초의 P2P 금융서비스는 영국에서 시작됐다. 지난 2005년 출범한 영국 P2P 금융업체 ‘조파(Zopa)’가 그 첫 테이프였다. 당시 영국 정부는 유럽을 넘어 글로벌 금융 허브가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 아래 전략적으로 P2P 금융을 육성하고 있었다. 영국 정부의 움직임은 재빨랐다. P2P 금융기업, 나아가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지원책을 발표하고 시장 진출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나갔다. 영국 P2P 금융시장은 이 같은 정부의 육성 의지를 등에 업고 고공 행진을 이어나갔다.

실제로 조파의 경우, 출범 이후 10년 간 무려 8만 명의 투자자가 참여해 6억 7,000만 파운드(한화 약 9,798억 원) 가량의 대출 중개를 진행했다. 현재 영국 P2P 금융시장 규모는 4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 P2P 금융시장 규모 역시 만만치 않다. 미국은 다른 국가와 달리 P2P 금융을 기존 제도권 금융으로 받아들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관리 하에 안정적인 투자와 성장이 가능하도록 지원을 했다. 그 결과 현재 미국 P2P 금융시장 규모는 약 6조2,000억 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글로벌 최대 P2P 금융업체인 미국 ‘렌딩클럽(Lending Club)’은 지난 2014년 약 9조5,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뉴욕증권거래소에 입성하기도 했다. 이는 P2P 금융시장의 성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 P2P 금융이 처음 등장한 건 지난 2006년 무렵이었다. 당시 ‘머니옥션’과 ‘팝 펀딩’이라는 P2P 금융서비스가 등장했다. 그러나 국내 P2P 금융업체는 해외와는 조금 다른 서비스 가치를 설정하고 있었다.

바로 ‘소외계층을 위한 금융서비스’였다.

장윤기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전문위원은 말한다. “해외에선 P2P 금융을 ‘웹 2.0시대에 적합한 금융모델’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네트워크 환경과 웹서비스를 기반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서비스였죠. 현재 핀테크 개념의 초기 모델 정도였습니다. 또 P2P 금융은 일종의 투자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투자자들도 대부분 개인이 아닌 사업자였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좀 달랐습니다. 해외시장에서 바라보는 가치와 달리 ‘소외계층’이라는 단어에 방점을 찍었죠. 금융 소외계층에게 대출을 해주는 서비스로 방향을 잡으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정말 파격적이었어요. 당시만 해도 찾아볼 수 없던 획기적인 서비스였으니까요.”

당시 P2P 금융업계에 몸담았던 관계자에 따르면, 전체 대출자 중 95% 이상은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7~10등급의 저신용자들이었다. 개인회생, 면책, 워크아웃 같은 전력을 갖고 있었던 대출자도 절반 이상이었다. 그렇다면 당시 저신용자 등 대출 희망자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었을까? 장 위원은 말한다. “당시 P2P 금융플랫폼에서 대출이 이뤄지는 방식은 일종의 경매절차와 유사했습니다. 대출 희망자가 원하는 대출 금액, 이자

율, 그리고 대출이 필요한 사연을 밝히면, 불특정 다수 투자자들이 이를 확인한 후 역으로 희망 투자금과 이자율을 제시하는 식이었죠. 그 후 대출 희망자가 경매에 참여한 투자자를 선택하게 되는데, 낙찰자가 한 명인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수 십 명부터 많게는 100명이 넘었죠. 이는 당시 서비스의 독특한 규칙 때문이었는데요. 투자자 1명은 최소 1,000원에서 최대 9만 9,000원까지 투자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예컨대 대출 신청금액이 300만 원이고 총 100명의 투자자가 모였다면 1인 당 평균 3만 원 씩을 빌려주는 방식이었죠.”

이 같은 P2P 금융서비스는 세간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 전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대출·투자방식이었기 때문이었다. 대출뿐만 아니라 투자 영역도 큰 주목을 받았다. 단돈 1,000원만 있어도 ‘투자자’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아주 소소하게 나마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 결과 투자에 중독된 이들이 점차 늘어났고, 새로운 투자 트렌드가 생겨나기도 했다. 바로 ‘기부성 투자’였다. 김민수 테크펀딩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저도 투자자 중 한 명이었어요. 하루 일과를 끝내고 집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사이트에 접속해 대출 희망자들의 사연을 읽어봤죠. 저마다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사람들은 학생들이었는데, 등록금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사연과 함께 상환 방식에 대해서도 매우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어요. 울컥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그들은 즐거운 대학생활을 남의 일처럼 여기고 있었습니다. 하루 모든 일과가 아르바이트로 채워진 일정표를 내놓은 학생도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정말 낮은 이자로 대출을 해줬습니다. 0.1% 이자율을 내걸었으니, 사실상 무이자로 투자를 한 셈이었죠. 저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플랫폼 내에 ‘기부성 투자’라는 이름의 서비스도 생겨났습니다. 7~10년의 시간을 주고 무이자로 학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이었어요.”

그 후 2008년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는 P2P 금융업계에게 절호의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기존 금융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P2P 금융이 일종의 ‘대안 금융’으로 떠오른 것이었다. 그 후 알음알음 성장해오던 P2P 금융은 스마트폰 시대 개막과 함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핀테크가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면서 P2P 금융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했듯, 국내 P2P 시장규모가 1조 원에 육박하는 등 확산 속도가 높아지자 이 이 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던지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P2P 금융업체는 총 144개다. 특히 1분기에만 23개의 신규 P2P 금융업체가 창업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최근에는 ‘개인투자자’ 중심에서 탈피해 기관투자자들의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안정된 수익률과 상대적으로 적은 부실거래가 이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P2P 금융 업체들도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대표 P2P 금융업체 ‘8퍼센트’는 조세열전 맥쿼리증권 전무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해 기관투자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동산 전문 P2P 금융업체인 투게더앱스의 경우, 지난 4월 서울NPL로부터 약 3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서울NPL의 한 관계자는 “투게더앱스의 대출 심사와 관리능력을 검증해 투자 참여를 결정했다”며 “부실채권(NPL) 매입 외의 회사 여유자금을 P2P 투자에 집중시켜 연 10% 이상의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 바람 타고 P2P 금융이 꿈틀거린다

▶ P2P 금융의 장단점

최근 출범한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은 ‘저금리’를 무기로 초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고금리 대출에 시달리는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저금리 상품을 어필해 기존 금융권과 승부를 펼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P2P 금융 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금리 경쟁력이다. 우선 투자자들에게 P2P 금융의 수익률은 꽤 매력적이다. 여전히 은행권 예금금리는 연 1% 후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P2P 금융은 상황에 따라 두 자릿수 수익률도 가능하다.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1분기 신용 P2P 대출의 누적 수익률은 연 12.68%였다. 담보 대출의 경우에는 연 14%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 같은 수익률 강점을 잘 알고 있는 P2P 금융업체들도 지속적으로 연 10~15%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반면 대출을 받는 경우에는 제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국내 P2P 금융업계가 책정한 대출 금리는 업체마다 최저 연 4%에서 최고 19%까지 다양하다. 평균 대출금리는 약 13% 수준인데,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 4월 발표한 제2금융권 평균 가계대출 금리 14.4%보다 약간 낮은 수치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편의성 역시 빼놓을 수 없는 P2P 금융의 장점이다. 투자와 대출의 모든 과정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본인 인증 후 회원 가입을 하고, 간략한 신용조회 과정을 거치면 금리와 대출한도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간단한 서류 작성만 하면 대출금이 통장으로 입금되는데, 1~2일 사이에 일련의 전 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그 밖에도 P2P 금융의 장점은 또 있다. 기존 대출희망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인 신용등급 하락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P2P 금융은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대출하는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상환과정에서 연체만 하지 않으면 대출 자체가 신용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최근에는 저신용자 뿐만 아니라 1~3등급의 고신용자들도 P2P 금융을 찾고 있다. P2P 금융업체 렌딧에 따르면, 출범 이후 약 2년 여의 대출현황을 분석해본 결과 전체 대출 이용자의 약 40%가 고신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P2P 금융업체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P2P 금융에 양지만 있는 건 아니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이다. 금융당국도 P2P 금융시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핀테크로 대변되는 금융혁신을 꾀하기 위해선 P2P 금융시장의 성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신뢰다. P2P 금융업체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몇몇 업체들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악용해 자신의 배를 불린 사건이 일어났다. P2P 금융 붐을 타고 지난해 10월 출범한 골든피플은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돈을 마치 대출에 사용한 것처럼 위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투자자들은 총 5억 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고, 이 회사의 대표는 구속됐다.

투자금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도권 은행 예·적금의 경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 원(이자 소득 포함)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P2P 금융은 제도적으로 투자금을 보호 받을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다. 대출자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투자자는 수익은 고사하고 원금까지 날릴 수 있다. P2P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이런 문제점을 파고든 일부 업체들이 ‘100% 원금 보장’이라는 허위 문구를 앞세워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현시점에선 그 어떤 P2P 금융플랫폼도 원금 보장을 못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P2P 금융업체들은 최근 ‘한국P2P금융플랫폼 협회’를 발족해 자발적으로 회사 간 대출정보를 공유하는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금융당국도 P2P 금융시장의 안착과 성장을 위한 제도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통해 P2P 업체 한 곳 당 개인투자자 투자 한도를 1,000만 원으로 제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P2P 업체가 유치한 투자금을 은행이나 상호 저축은행, 신탁업자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 예치 또는 신탁하게 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번 정부 규제가 ‘투자자 보호’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규제가 오히려 P2P 금융업계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P2P 금융업계 관계자 A 씨는 “규제대로라면 10억 원의 목표 투자금액을 달성하기 위해 최소 100명 이상의 투자자를 모집해야 하는데, 그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이번 가이드라인의 결과를 지켜본 후 추가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만큼, 지금은 지켜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핀테크 바람 타고 P2P 금융이 꿈틀거린다

▶ 참신한 아이디어와 시장 파이 키워야

“P2P 금융시장에선 얼마나 많은 투자자를 유치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립니다. 돈이 곧 힘이죠. 그러나 이런 흐름은 머지않아 변할 수 있어요. 아이디어가 곧 경쟁력이 되는 때가 올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만난 P2P 금융업계 한 관계자에게 들은 말이다. 이 이야기에는 꽤 중요한 포인트가 녹아있다. P2P 금융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제도권 금융과의 경쟁에서 힘을 낼 수 있는 키워드가 바로 이 말에 함축돼 있기 때문이다.

P2P 금융시장에는 일종의 공감대 하나가 형성돼있다. 지금 당장의 시장 선점을 위한 출혈경쟁은 자제하고, 일단 시장의 파이를 키우자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려면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 같은 필요는 어느 정도 성과물로도 나타나고 있다. P2P 업계는 기존 금융권의 천편일률적인 상품에서 벗어나 세련되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자영업자 전문 P2P 플랫폼’ 펀다를 예로 들어보자. 펀다는 각 상점의 과거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매출을 예상하고 이를 근거로 건실한 상점을 엄선하고 있다. 이들에게 10% 대 초반의 중금리 신용대출 서비스를 제공해 소상공인의 사업 안착과 성장을 돕고 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판다를 통해 현재까지 대출을 받은 곳은 약 300여 곳이다. 이들은 연평균 금리 11.4%로 총 150억 원 이상의 대출을 받았다. 박성준 펀다 대표는 “카드사, POS사 같은 여러 기관들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 다양한 자영업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해왔다”며 “앞으로도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된 혁신적인 방식과 수준의 기회를 자영업자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라펀딩은 중소형 건축자금대출(PF) 전문 P2P 금융업체다. 소액 투자자들을 부동산 개발업체, 혹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제시한 부동산 투자프로젝트에 연결해주고 있다. 테라편딩의 한 관계자는 “기존 금융권의 대출 요건과 승인 기간, 부대비용 등에 부담을 느낀 건축주들이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것에 주목했다”며 “부동산 중에서도 빌라나 주택 같은 특정 매물 분야에 집중해 리스크 관리와 데이터 전문성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예술 작품, 문화공간, 메디컬센터 같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상품에 기반을 둔 P2P 금융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P2P 금융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금융서비스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제도권 금융에서 잔뼈가 굵은 일부 전문가들이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와 P2P 금융업체를 창업하기도 했다. 안전한 투자환경을 지원하는 정부의 적절한 정책과 업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조화를 이룬다면, P2P 금융은 대한민국 핀테크, 나아가 전체 금융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강력한 무기로 떠오를 것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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