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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몰카' 색출에 직접 나선 대학가

한양대·건국대·고려대 등 '몰카 탐지·점검' 사업

"'공권력' 작동 안해 학생들이 직접 나서"

건국대학교 총학생회의 ‘몰카 탐지 사업’/페이스북 캡처




‘몰래카메라’(몰카)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직접 나섰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일부 대학 학생회는 자체적으로 화장실 내 몰카 탐지 사업을 벌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건국대 총학생회는 올해 4~5월 광진구청 여성안심보안관과 교내 화장실 53곳 등에 몰카 설치 여부를 점검한 결과, 몰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양대 총학생회도 이달 12일부터 17일까지 교내의 모든 여자화장실을 검사했으며, 몰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려대에서는 문과대학 학생회가 서관, 홍보관, 법학관 구관 등 3곳의 화장실을 점검하고 언어 성폭력 요소가 짙은 낙서를 지웠다고 밝혔다. 학생회는 앞으로도 이 같은 점검을 불시에 벌일 방침이라 했다.

아직 몰카 탐지 사업을 하지 않은 다른 대학 학생들은 총학생회에 관련 사업을 요구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나무숲’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화장실만이라도 업체에 의뢰해 몰카 탐지를 요구해야 한다”는 글이 게시됐다.

학생회가 물카 색출에 직접 나선 것은 몰카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20일 명지전문대 학생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6월 19일 오후 9시 40~50분 사이 예체능관 1층 여자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를 당했다”는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몰카를 설치하는 이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캡처 사진을 올려 “사진은 범인이며 이 얼굴을 알거나 아는 사람 있으면 제발 신고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에서 ‘Hidden Camera’ 를 검색한 결과/홈페이지 캡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Hidden Camera‘를 검색하자 9,000여개가 넘는 상품이 검색됐다. 초소형 카메라부터 콘센터 형태 몰카까지 다양했다. 일부 제품은 렌즈가 지름 1cm도 되지 않을 만큼 작았다. 렌즈가 십자 나사 형태라 자세히 보지 않고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화장실 몰카’에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는 “옷 내리기 전에 주변을 살피세요”, “나사못도 자세히 봐야 해요”, “휴지통도 살펴보세요” 등 몰카에 대처하는 조언이 속속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사안이 심각한데도 해소가 되지 않으니 학생들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라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어쩔 수 없는 자기방어적 행위”라며 “어디서도 해주지 않으니 당사자가 직접 나선 것”이라 설명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학생들이 직접 나섰다는 것 자체가 경찰, 교내 성평등센터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라 진단했다. 윤김 교수는 “인식 전환을 위해 ‘몰카’를 ‘불법도촬’로 바꿔 부르고, 성 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특강, 세미나 등을 학교 내외에서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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