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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에어백' 다카타 사망선고

에어백 결함으로 전세계 17명 목숨 앗아가

리콜비용 등 총 부채액 1조7,000억엔 넘어 파산

늑장대처 발목 잡혀 창업 84년만에 역사속으로

인수예정 KSS 배상책임 회피

하청업체는 연쇄 도산 가능성

자동차 업계 후폭풍 거셀 듯





세계 점유율 2위였던 일본의 에어백 제조업체 다카타가 위기상황에서의 미온적 대처에 발목이 잡혀 결국 창업 84년 만에 파국을 맞았다. 에어백 결함이 최초로 보고된 지난 2008년부터 9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문제 제품 회수조차 마무리하지 못했을 정도로 차일피일 책임을 미뤄온 다카타는 ‘주식회사 일본’의 신뢰도에 큰 상처를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6일 다카타는 도쿄지방법원에 파산법의 일종인 민사재생법에 따른 파산 신청을 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미국 자회사 TK홀딩스 역시 이날 미국 법원에 챕터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현재 추정되는 다카타의 부채 총액은 결함 에어백의 리콜 비용을 포함해 약 1조7,000억엔(약 17조4,000억엔), 일본 제조사 파산으로는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다. 도쿄증권거래소는 법원이 다카타의 신청을 수리한 이날 즉시 주식거래를 정지하고 다음달 27일 회사 주식을 상장 폐지한다고 밝혔다.

당초 독자적인 경영 재건을 추진했던 다카다 시게히사 다카타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리콜 책임의 확대와 미국에서의 소송 등 경영환경이 악화돼 회사를 꾸리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인수 예정 기업인 자동차 부품업체 키세이프티시스템스(KSS)와의 최종 합의가 마무리되면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카다 시게히사 다카타 회장 겸 사장이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파산신청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다카타의 ‘죽음의 에어백’은 회사 파산 후에도 자동차 업계의 고민거리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타의 결함 에어백을 제외한 모든 자산과 사업은 1,750억엔에 중국 닝보전자의 미국 자회사인 KSS로 넘어갈 예정이지만 KSS는 “다카타가 출하한 에어백의 경우 피해자 배상 등은 모두 다카타의 책임”이라며 이후 추가 리콜 의무를 떠안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카타는 자산 매각 등으로 취득한 자금을 리콜 비용으로 충당할 계획이지만 여력이 부족할 경우 에어백을 받아 썼던 혼다나 도요타·테슬라 등 자동차 회사가 이를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SS는 이날 이르면 내년 3월까지 새 회사를 설립해 결함 에어백을 제외한 다카타 사업의 인수를 완료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스콧 우팜 밸리언트마켓리서치 대표는 “리콜과 관련해 세계 자동차 제조업 및 부품 업체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총 50억달러, 그 가운데 다카타의 몫은 20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다카타와 연계된 하청업체들의 연쇄도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도통신은 다카타의 1차 하청업체만도 일본 내 130개사에 달하며 이 중 40%가 사가현에 몰려 있다며 다카타 청산 이후 지역경제 침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일본 제조업을 대표해온 샤프와 도시바에 이어 자동차부품 산업의 대표주자였던 다카타까지 힘없이 쓰러지자 일본 산업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현지 언론들은 특히 다카타 경영진과 주요 자동차 회사 등이 2005년부터 “에어백 팽창 시 금속파편이 튄다”는 사실을 보고받고도 이를 무시한 채 본격적인 원인 조사에 나서지 않아 문제를 키운 점뿐 아니라 일본 재계 특유의 ‘게이레쓰(기업집단)’ 문화가 다카타 경영개혁의 발목을 잡았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혼다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한 식구’ 같은 밀접한 관계 때문에 (다카타의 문제를 알고도) 결탁하는 상황이 됐다”며 “소비자 보호 의식이 높은 미국에서 에어백 문제가 본격화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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