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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돌아온 김애란…흘러간 시간 속에 멈춰버린 인간의 시차를 말하다

■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문학동네 펴냄





‘신명조의 담백한 글투’로 생경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독자들을 당혹시켰던 김애란이 돌아왔다. 문학동네를 통해 펴낸 신작 소설집의 제목은 ‘바깥은 여름’. ‘비행운’ 이후 5년만의 신작이다.

소설집에는 제37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침묵의 미래’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등을 포함, 최근 3~4년간 쓴 7편의 단편소설이 담겼다. 이중 소설집 제목인 ‘바깥은 여름’이라는 제목의 단편은 없다. 이 제목은 다섯번째로 실린 ‘풍경의 쓸모’ 중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는 문장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작가가 인식하는 ‘시차’는 시간적 개념이자 공간적 개념, 작가의 내면과 그를 통해 탄생한 인물 사이의 간극 등을 포함한다.

‘입동’에서 작가는 “풍경이, 계절이, 세상이 우리만 빼고 자전하는 듯” 시간은 끊임 없이 앞을 향해 뻗어나가는데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 하고 제자리에 멈춰서버린 누군가의 얼어붙은 내면을 이야기한다. 사고로 아이를 잃은 젊은 부부의 부서진 일상을 다룬 이 작품에서 감당 가능한 범위를 벗어난 고통에 사로잡힌 한 인간을 공감하기보다는 외면해버리는 우리의 모습에서 ‘시차’가 발생한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선 제자를 구하기 위해 계곡 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잃은 남편과 그를 이해하기 어려운 아내가, ‘건너편’에선 한 시절을 함께한 연인에게 이별을 고한 여자가 등장해 갈 길을 잃은 자아가 느끼는 ‘차가운 구(球)’ 안의 고통을 드러낸다.



어느덧 2017년의 여름을 맞은 작가는 3~4년 전 발표한 글을 모으면서 그 안에서 마주한 말과 인물들에 당혹감을 느꼈던 모양이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하지 못한 말과 할 수 없는 말 해선 안 될 말과 해야 할 말은 어느 날 인물이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며 “오래전 소설을 마쳤는데도 가끔은 이들이 여전히 갈 곳 모르는 얼굴로 어딘가를 돌아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썼다. 1만3,000원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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