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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 -앵그리텔 된 오피스텔] '아파트 못 얻은 죄'로 허리휘는 청년들

서울지역 오피스텔 거주자 절반이 20~34세

취업난에 관리비 폭탄까지 떠안아 '악전고투'





지난해 6월 결혼한 김선경(30·가명)씨 부부는 신혼집을 경기도 분당의 오피스텔에 잡았다. 계약면적은 89㎡지만 방 두 개로 구성된 이 집의 전세가는 2억7,000만원. 전용면적이 46㎡밖에 안 돼 좁기는 했지만 아파트 살 돈은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김씨는 요즘 이 같은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관리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는데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다. 김씨는 “빚을 지지 않기 위해 결혼식 비용을 줄이고 양가 부모님께 도움을 받아 오피스텔에 들어왔는데 관리비와 주차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빚을 내 아파트로 가는 편이 나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이나 원룸 거주자 중 상당수는 청년층이다. 통계청이 실시한 2015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가구 수는 총 11만5,000가구. 이 중 절반에 가까운 5만5,542가구의 가구주가 청년층(20~34세)이다. 눈을 전국의 오피스텔로 돌려도 청년들이 전체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한다.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청년층이 면적은 좁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피스텔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오피스텔 관리비가 아파트에 비해 월등히 비싸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관리비를 ‘제2의 월세’라고 부를까. 게다가 청년 1인 가구의 62%는 월세 생활을 하고 있다. 가뜩이나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층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서울 전용 33㎡ 이하 원룸의 평균 월세가 약 45만원에 달하고 평균 관리비가 6만9,700원(청년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 조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매달 꼬박꼬박 50만원 이상을 주거비로 쓰고 있는 셈이다. 이태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층 주거비 부담 확대는 출산율 약화 내수 감소 등 사회 전반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청년 주거빈곤층에 대한 지원책 마련과 더불어 제2의 월세가 되고 있는 관리비 현황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원룸의 경우 집주인이 건물 한 동(棟)을 관리하면서 자의적으로 관리비를 책정해 거두고 있어 오피스텔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집주인들이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관리비를 올려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세는 임대수익이지만 관리비는 비용으로 처리돼 그만큼 세금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룸 관리비는 회계자료는 물론이고 내역을 공개할 법적 의무가 아예 없다”며 “서울 대학가 주변에서는 방 하나당 얼마 이상으로 관리비를 걷자며 집주인들이 공공연히 담합을 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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