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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역풍’은 예방할 수 있다

FORTUNE'S EXPERT|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리더는 조직의 책임자다. 리더의 의사결정은 조직을 일정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 힘을 가진다. 만약 리더가 잘못된 리더십을 행사한다면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이를테면 리더십의 역풍이다. 그렇다면 리더십 역풍을 예방할 수는 없을까.


리더는 자신의 의사결정은 물론 소소한 언행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그 무게를 간과하는 리더들은 역풍을 맞기 십상이다.





조직에서 잘나가던 리더가 갑자기 무방비 상태로 위기에 몰리는 경우를 종종 관찰하게 된다. 대부분 역풍(逆風)을 맞았을 때다. 리더십 역풍이란 잘하려는 리더의 의사결정이 애초 의도와 달리 리더에게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결과로 되돌아오는 현상을 의미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잘나가는 리더는 앞만 보고 달리는 경우가 많다. 몸보다 머리가,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달리기 때문에 자신의 리더십을 냉정하게 점검할 시간과 여력이 부족해지기 쉽다. 점검이 부족하면 살아가는 길목마다 있을 법한 실수와 원망을 감지하지 못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실수와 원망은 역풍이 되어 리더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리더십 역풍에는 출구가 없다.

리더십 역풍은 ‘불량한 히스토리’에서 비롯된다. 불량한 히스토리는 유형이 있다. 첫째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증거물로 남아 있는 ‘물증형 히스토리’이고, 둘째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타인의 가슴에 각인되어 있는 이미지나 앙금과 같은 ‘심증형 히스토리’다. 불량한 히스토리는 리더가 가장 늦게 인지하거나 리더만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리더에게 역풍은 가장 공포스러운 일이며 한 순간에 리더를 파멸로 이끌 수 있다. 물론 리더십 역풍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불량한 히스토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리더도 사람인지라 일을 하다 보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모든 일들을 통제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간혹 역풍을 맞은 리더가 자신의 불량한 히스토리의 흔적을 지우고자 꼼수를 부리다 오히려 더 큰 역풍을 맞는 사례도 많다.

최근 들어 리더십 역풍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조직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리더의 불안감도 커졌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욕심을 부려 무리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생존의 이름으로 부당한 행위를 하기도 한다. 아울러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과정을 소홀히 하거나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 극단적인 갈등과 알력을 표출할 때도 있다. 더욱이 부하 직원들에 대한 배려와 책임은 다하지 않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부하 직원들을 분노하게 만들거나 저항을 예상하고도 압박을 가하는 일이 많아진 현실에서 리더십 역풍은 어쩌면 리더라면 누구나 품고 사는 시한폭탄이 됐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리더십 역풍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첫째, 작은 불씨가 화근이 된다. 과거에는 별 문제도 아니었던 일들이 현재 시점에서는 큰 문제로 돌변할 수 있다. 따라서 주변의 문제들을 먼저 세심하게 살펴보고 상황의 변화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넋을 잃고 있으면 순식간에 궁지에 몰리게 된다.

둘째, 회복이 불가능하다. 안타깝지만 역풍은 완벽하게 회복하기 어렵다.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면 반성으로 받아들여져 용서를 구할 수 있다. 불량한 히스토리에 대한 변명은 오히려 오해와 미움을 키우게 된다.

셋째, 본인만 몰랐을 수 있다. 나쁜 의도는 아니었다 할지라도 감춰진 분노와 원망을 가슴에 담고 있던 피해자들은 반드시 리더의 불량한 히스토리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리더 본인만 빼고 말이다. 그래서 충격도 크고 회피할 수도 없다. 따라서 리더는 항상 자신의 의사결정이 조직과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

넷째, 역풍에는 우정이 없다. 리더가 혼자 결정하고 실행한 일도 있겠지만 보통 불량한 히스토리에는 동조자가 있기 마련이다. 앞서가는 리더를 기꺼이 응원하며 함께했던 동조자들이 상황이 바뀌면 모든 불량한 기록의 책임을 리더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리더는 외형상 의사결정을 혼자 하더라도 실제로는 많은 조언을 해줄 협력자를 곁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점들만 살펴봐도 리더십 역풍은 그만큼 치명적이다.

리더십 역풍을 피하거나 완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객관적 시각에서 리더 자신의 히스토리를 점검해야 한다. 역풍에는 반드시 원인을 품은 히스토리가 있다. 바쁘게 살아온 리더일수록 히스토리는 다양하고 복잡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럴수록 조만간 닥쳐올지도 모르는 역풍의 단서들을 전체 히스토리에서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 본인의 잘못일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야 불량한 히스토리가 눈에 보인다. 만약 그 순간에도 불량한 히스토리의 원인을 남 탓이나 상황 탓으로 돌린다면 본전도 못 찾게 된다. 역풍을 만나 졸지에 추락하는 아까운 리더들의 공통점이 바로 남 탓만 하다가 마지막 기회마저 잃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



리더십 역풍을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지만 예방할 수는 있다. 리더가 의사결정을 할 때 몇 가지 기준을 명심하는 것이다. 첫째, 핵심가치에 기반을 두고 의사결정을 하라. 어느 조직이나 핵심가치는 분명히 있다. 어떤 가치를 조직이 추구하는가를 명심하면 된다. 조직의 핵심가치가 무엇인가를 인식하고 핵심가치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미래의 역풍을 예방하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 즉 핵심가치를 의사결정의 원칙으로 삼으면 변칙적 의사결정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대부분 역풍은 리더가 원칙을 벗어난 의사결정을 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10-10-10 법칙’을 유지하라. 유명한 경영학자인 수지 웰치는 리더가 의사결정을 할 때 ‘10-10-10 법칙’을 준수하라고 권한다.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삼세번 재고하는 것이다. 이 결정을 한 지 10분 후에 후회하지 않을 것인가, 또 10개월 후와 10년 후에도 지금의 의사결정이 가져올 파장이나 문제가 없는가를 꼼꼼하게 고려하는 것이다. 유능한 리더의 대부분은 전문성과 경험, 그리고 나름의 확신을 갖고 의사결정을 한다. 그리고 남보다 차별화되고 빠른 의사결정을 해야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리더는 언제나 성급해지기 쉽고, 그만큼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평가될 문제를 현재의 시점에서 완벽하게 고려하기는 어렵지만 ‘미리 후회하면 덜 후회하게 된다’는 점에서 사전에 훗날 닥쳐올 역풍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셋째, 멘토링으로 독단을 방지하라. 리더의 독단적 의사결정만큼 역풍의 강력한 예측 요인도 없다. 리더가 자신의 편견에 사로잡혀 주변인들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그 결과의 책임은 전적으로 리더의 몫이 된다. 물론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다행이지만 행여라도 잘못된 결과로 귀결된다면 리더는 앉아서 고스란히 역풍을 맞아야 한다. 리더의 의사결정은 정보와 신념의 조화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정보나 신념이 부족하다면 그 의사결정은 위험해지기 마련이다. 충분한 정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신념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것은 리더의 의사결정을 돕는 멘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든가 혹은 조직구성원들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아 이에 근거한 신념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면 그만큼 역풍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넷째, 나만의 올바른 원칙을 수립하라. 리더의 의사결정도 하나의 습관이다. 리더들마다 의사결정을 하는 나름의 습관이 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의사결정의 원칙이다. 리더가 어떤 원칙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하느냐는 리더의 성격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래서 고치기 힘들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의 의사결정 원칙을 점검하고 수정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유지했던 의사결정 원칙을 수정하기란 힘든 일이지만 수정하지 못한 원칙 때문에 역풍을 맞는다면 더 힘들어진다.

이상과 같이 리더십 역풍에 관해 살펴봤다. 처음부터 나쁜 의도를 갖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는 드물 것이다. 잘해보려고 했던 일들이 전적으로 리더의 책임으로 혹은 리더에 대한 원망으로 변질되어 역풍으로 닥쳐온다면 억울해도 어쩔 수 없다. 이 또한 리더의 몫인 것이다. 이미 지난 일들로 인한 역풍을 어떻게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리더들은 지난 세월의 불량한 히스토리를 점검하고 반성하고 인정하는 것과 함께 리더십 역풍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제구 교수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주요 기업 등에서 리더십, 팀워크, 조직관리 등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교육컨설팅코칭학회 회장,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한국인력개발학회 상임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IGM세계경영연구원 상무, 크레듀 HR연구소장, KB국민은행 연수원 HRD컨설팅 팀장,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글 신제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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