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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WGL|당신은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을 모른다

The World's 50 Greatest Leaders|You Don't Know JACK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알리바바 Alibaba 창업자 마윈 Jack Ma은 중국 최대 부호 중 한 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전자상거래 거물과 그의 회사는 중국 밖 많은 사람들에겐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마윈은 전세계 기업가를 지원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17년 3월 14일,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에서 포즈를 취한 마윈.





중국 최고 부자 중 한 명인 마윈은 거의 300억 달러 가치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분야를 지배하는 알리바바 그룹의 회장으로서 2,640억 달러 시가총액과 4억 5,000만 명 고객을 가진 회사를 이끌고 있다. 중국 기업을 대표해 글로벌 대사 역할을 하는 그는 지난해 800시간이나 비행기를 타 공주와 대통령, 총리, 그리고 많은 ‘평범한’ 기업가들을 만나고 다녔다. 그는 “전문 조종사도 그렇게 많이 비행할 순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에도 마윈을 만나는 부자와 권력자들은 그에 대해, 또는 ‘여전히 제 평가를 못 받는 디지털 대기업’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접한 후 놀라곤 했다(그는 18년 전 친구들과 함께 지방 해안도시 항저우 Hangzhou에서 이 회사를 설립했다). 현 세계은행 총재 겸 의사인 짐 김 Jim Kim(한국 명 김용)은 4년 전, 3시간 이상 이어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마윈을 만났다. 그는 한 억만장자가 샌들을 신은 채 불교 묵주를 차고,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 총재는 이 만남에서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춰 세계 무역을 촉진하려는 마윈의 열정에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자신이 운영하는 국제개발기구의 접근방식을 재고하고 있다.

다른 이들은 마윈의 인간적인 면에 감동을 받고 있다. 마윈을 수년간 알고 지낸 중국 차량공유 스타트업 디디추싱 Didi Chuxing의 류칭 Jean Liu 사장은 그를 멘토로 생각한다(알리바바는 디디추싱의 주주다). 그녀는 마윈이 아닌 가족을 통해, 마윈이 전에 만났던 여성 재봉사가 병을 앓게 되자 최근 수 차례 그녀를 방문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류는 “그는 주변 사람들을 진심으로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식 몇 주 전에 마윈을 처음 만난 미국 대통령도 있다. 알리바바 사장 마이클 에번스 Michael Evans는 “트럼프가 알리바바에 대해 그리 많이 알고 있지는 못했다”며 “그는 중국 소비자들이 미국 중소기업 제품 구매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듣고 기뻐했다. 그럴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못했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아시아통인 골드만삭스 은행가 출신 에번스가 이 회담을 주선했다). 마윈은 그 만남을 통해 대담한 약속도 했다. 알리바바가 향후 5년간 미국에서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당근을 제시한 것이었다. 그 발표는 대통령 당선인의 귀에 음악처럼 감미롭게 들렸다. 그는 밝은 표정의 마윈과 함께 트럼프 타워 로비의 카메라 앞에 서서 “매우 좋은 회담이었다. 마윈과 나는 대단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윈은 지난 1월 9일 트럼프 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미국 내 100만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위). 작년 9월에는 캐나다 총리 쥐스탱 트뤼도를 중국 항저우로 초대하기도 했다.(아래)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알리바바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된 유일한 인물은 아니었다. 중국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알리바바는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50억 달러를 유치한 ‘초대박’ 기업공개에 성공했다. 그러나 서구 투자자들에게 알리바바를 소개할 기회를 가졌음에도 마윈의 회사는 대부분의 외국인들에게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 2위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 밖에선 알리바바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마윈은 이런 ‘지식 격차(Knowledge Gap)’를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꾸준히 비행기 마일리지를 쌓으며, 자신의 회사와 계획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자신의 비전-전세계 사람들이 알리바바의 디지털 플랫폼에서 제품을 거래하고 결제와 배달까지 하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최근 마윈은 스스로를 글로벌 리더로 재정립하는 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이미 자국을 넘어 세계 무대로 진출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최초의 중국 기업가다. 마윈은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무역장벽 완화를 촉진하고 자선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널리 알리고 있다. 초등 교육 같은 명분 있는 일들도 지지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세계화를 조심스레 가다듬고 있다. 이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입장 뿐만 아니라 시진핑 주석의 목표와도 상통할 수 있을 정도로 확장성이 있다.

다른 많은 강력한 지도자들처럼, 마윈도 복잡한 동기를 갖고 있다. 중국은 이미 거대한 소비시장이자 지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알리바바가 현재의 성장 궤적을 유지하려면 새 영역을 정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알리바바는 다른 성공한 중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외국 경쟁사들이 자신의 영역에 진입하는 데 방해를 받는 동안 번영을 누려왔다. 이 같은 시장 환경이 바뀐다면, 해외 시장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또 마윈은 알리바바-홈페이지에서 많은 짝퉁 제품을 판매한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를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사이트로 키울 필요가 있다. 마치 그가 유명 동료 인사들로 부터 귀한 대접을 받는 것처럼 말이다.

마윈에게 다가온 기회는 특별하다. 중국은 수 세기 동안 경기 침체를 겪은 후, 최근 세계 리더로서의 지위를 재탈환했다-마찬가지로 중국 간판 기업 중 하나인 알리바바도 세계 일류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특유의 직감을 가진 마윈(52)은 지금이야말로 단순한 유명세를 넘어 세계의 존경 받는 비즈니스 리더로 자리매김을 해야 할 때라고 깨달은 듯하다.



위: 뉴욕 시에 있는 유명 운동화 위탁 판매업체 스타디움 굿즈의 CEO 존 맥페터스는 올해 자사의 온라인 매출 중 10%가 알리바바를 통해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과의 대결을 준비하다

비교 대상을 찾는다면, 마윈은 불굴의 의지를 가진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가와 충분히 견줄 만하다: 지난해 포춘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 1위에 올랐던 아마존 CEO 제프 베저스 Jeff Bezos다. 두 사람 모두 인내심, 경영 철학, 그리고 늘어나는 주요 비주력사업들(마윈도 베저스처럼 유수의 신문사를 소유하고 있다)로 정평이 나있다. 두 회사는 현재 각각 국내 시장 밖에서 대결 초기 단계에 진입해 있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알리바바의 사업이 최소한 수익성 측면에선 아마존보다 실질적으로 더 낫다는 점이다. 게다가 마윈은 분명 베저스보다 정부와 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베저스 소유의 워싱턴 포스트가 지속적으로 트럼프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과 미국 모두에서 그렇다).

하지만 마윈과 백악관의 현재 관계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일자리 창출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 그 대담한 약속은 (해석에서) 약간의 온도 차가 있다. 구체적으로, 마윈은 알리바바가 100만 개의 미국 중소기업을 자신의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에 입점시키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주로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량 판매 사이트 타오바오 Taobao와 기존 소비재 기업들을 위한 고급제품 사이트 티몰 Tmall이 그 플랫폼들이다. 중국에서 1,000만 개의 업체를 유치하고 있는 알리바바는 이들이 3,000만 개 일자리를 갖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100

만 개 일자리 창출 약속은 작년 월스트리트 저널 사설에서 ‘미국 중소기업들의 중국 내 판매를 돕겠다’고 밝힌 그의 일반적 목표를 업데이트한 것에 불과하다. 알리바바 플랫폼에 입점한 각각의 미국기업이 직원 한 명을 고용하면, 결과적으로 100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예상하는 식이다.

공개적으로 밝힌 대규모 일자리 약속은 타고난 기획자이자 천부적인 소통가인 마윈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정부 관료의 필요에 세심하게 귀를 기울인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투자 컨설턴트이자, 지난해 방대한 내용의 ‘알리바바, 마윈이 세운 집(Alibaba, the House That Jack Ma Built)’을 쓴 던컨 클락 Duncan Clark은 마윈의 행보를 모든 측면에서 “효과적으로 의도된 연출”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클락은 “양국 관계가 악화되던 때, 그 일자리 약속이 긴장 해소에 일조를 했다”며 “마윈은 상대를 설득하고 상호 공감하는데 매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 주 후, 마윈이 소유한 알리바바 계열사 앤트 파이낸셜 Ant Financial이 텍사스 결제시스템 업체 머니그램 Moneygram을 8억 8,000만 달러에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나중에 미국 회사 유로넷Euronet이 그 금액을 넘는 제안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인수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알리바바는 미국 정부의 ‘축복’이 필요했을 것이다.




지난해 9월 항저우에서 만난 마윈과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위), 마윈과 호주 총리 맬컴 턴불(아래)



많은 사람들은 마윈과 트럼프의 유대 관계가 미국 소비자에게 접근하려는 알리바바 전략의 전조였다고 생각했다. 알리바바는 현재 미국 기업들의 중국 소비자 대상 판매에 더 관심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리바바 사장 에번스는 “사람들이 항상 ‘당신의 미국 전략은 무엇이냐’고 거듭 묻는다”며 “우리 전략이 아닌 건 밝힐 수 있다. 우리의 전략은 미국에서 아마존과 경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미국 내 전략은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기존 브랜드들이 티몰에 입점하도록 한다. 둘째, 새 일자리를 창출할 중소기업들이 중국에서 타오바오를 통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 셋째, 알리바바의 주력 사업인 알리바바닷컴이 미국 제조업체와 중국의 부품 제조업체를 연결시킨다. 에번스는 현재 7,000개 미국 브랜드가 티몰에 입점해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나머지 두 가지에 대한 구체적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아마도 너무 적기 때문일 것이다.

알리바바가 자랑하는 한 업체 중에 맨해튼 소호에 소재한 스타디움 굿즈 Stadium Goods라는 운동화 위탁판매사가 있다. 에번스는 1년 전쯤 이 작은 회사를 뉴욕의 한 회의에 초대해 알리바바의 판매 방법을 전수해 준 것과 직원이 몇 안되던 스타디움 굿즈가 어떻게 직원 60명의 회사로 급성장 할 수 있었는지 언급하는 걸 좋아한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 겸 CEO 존 맥페터스 John McPheters는 “그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 3명만이 알라바바의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중국은 사실상 그의 회사에게 큰 기회의 땅이다. 스타디움 굿즈는 1억 달러어치 제품을 팔아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릴 계획이다(판매의 거의 90%는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그는 “현재 온라인 판매에서 알리바바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다.(그곳에 납품되는) 모든 물량은 강력한 짝퉁 방지정책을 펴고 있는 고급 제품 사이트 티몰에서 판매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품은 우리 비즈니스의 핵심”이라며 “우리는 가짜를 가려내는 확실한 체크리스트를 갖고 있다. 티몰을 통해 판매된 모든 물건이 진품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증할 수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신뢰를 매우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맥페터스의 태도는 다소 의례적이다. 그는 회사가 알리바바의 티몰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짝퉁 제품이 판치는 타오바오 판매를 꺼린다는 점을 은근히 부각시키고 있다. 문제가 너무 심각해지자, 작년 12월 미국 무역대표단은 타오바오를 ‘악명 높은 시장’ 명단에 다시 등재했다. 이 리스트는 미국 밖 시장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압박을 가하는 비리업체 명단 발표(Name and Shame) 수단 중 하나이다(타오바오닷컴 Tabobao.com은 러시아 최대 다운로드 포털 사이트 러트랙커Rutracker.org와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파이어릿베이 Pirate Bay의 중간쯤에 올라 있다). 알리바바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회사는 늘 그렇듯, ‘타오바오를 감시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마윈 자신은 더욱 극단적인 조치를 옹호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중국 SNS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짝퉁 제품을 음주 운전처럼 다루는 것을 지지한 바 있다. 정부 당국이 운전자들에게 높은 감옥형을 선고하기 전까지, 음주 운전은 중국에서 전염성 강한 골치거리 중 하나였다. 그는 “짝퉁 제품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많지만, 실질적인 행동은 없다”고 지적했다.

마윈의 자서전을 집필한 클락은 “전국 인민대표 회의(National People‘s Congress)에서 나온 정부의 행동지침은 마윈의 관점에선 대담하지만 보여주기 식에 불과했다”고 묘사했다. 그는 “정부가 결코 브랜드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만큼 충분한 조치를 취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런 불확실성이 항상 드리워져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무대에 서다



학구적 호기심은 마윈의 성공을 이끌어준 대표적인 특징이다. 그는 영어 교사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 전에는 고향 항저우에서 영화를 보고, 서구 여행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영어를 배웠다. 마윈은 인터넷을 발굴한 1세대 중국 기업가들 중 한 명이다. 그는 적재적소에 출현하는 젤리그 Zelig *역주: 우디 앨런의 영화 Zelig의 주인공 이름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자유자재로 변신할 수 있는 사람 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1997년 스타트업 창업을 추진하다가 잠깐 중국 상무부에서 일한 그는 당시 베이징을 방문한 야후 공동 창업자 제리 양 Jerry Yang의 통역사로 일한 적이 있었다. 양은 “마윈은 호기심이 많고, 자신감이 넘치고, 디지털 신세계와 인터넷에 대해 배우려는 열의가 확실했던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양의 회사는 2005년 알리바바에 10억 달러를 투자했고, 지금도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알리바바 지분 가치는 현재 4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마윈은 지금도 선생님 역할을 즐긴다. 항저우 사무실에서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12년 넘게, 나는 스스로를 최고교육책임자(Chief Education Officer)로 불렀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알리바바 CEO에서 물러났지만(현 CEO 대니얼 장 Daniel Zhang은 2007년 이 회사에 합류했다), 알리바바와 관련 계열사들-마윈 스스로도 지배 구조가 복잡하다고 인정하고 있다-의 모든 주요 결정에 큰 목소리를 내는 유일한 사람이 마윈이라는 점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는 알리바바를 일종의 ‘환경’에 비유한다. 실제 그는 자연 보호(Nature Conservancy) 이 사회 멤버로 환경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마윈에게 환경과 회사는 동전의 복잡한 양면과 같다. 그는 “자연을 구성하는 다른 요소들이 생태계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는 것처럼, 알리바바도 사회와 정부 그리고 모든 종류의 단체와 협업할 필요가 있다. 할 수만 있다면, 비즈니스를 단순화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마윈은 수 많은 국제 단체들에도 관여를 해왔다. 자신과 알리바바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관계들이다. 지난해 마윈은 유엔 무역개발회의 내의 청년 기업가 정신 및 중소 기업 부문 특별 고문에 임명됐다. 그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도 고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마윈은 중국 기업가들만큼이나 서구 기업가들과 쉽게 교류하는 매우 드문 중국 경영인 중 한 명이다).

베저스가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하고 2년이 지난 2015년, 알리바바는 영자신문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South China Morning Post 를 인수했다. 마윈은 베저스처럼 독립 경영방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자신의 오래된 사업 동료인 알리바바 부회장 조 차이 Joe Tsai를 신문사 사장에 앉혔다. 베저스가 워싱턴 포스트 인수를 민주주의 핵심 제도에 대한 지원으로 규정한 반면, 마윈은 비중국어 사용자들에게 중국에 대한 고급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투자를 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작년 11월 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빅토리아ㆍ데이비드 베컴 부부와 함께 한 마윈. 이 행사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이벤트인 11월 11일 광군제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까지 이어졌다.(위), 이튿날 선전에서 개최된 한 광군제 파티에서 여배우 스칼렛 조핸슨과 함께 한 마윈.(아래)



이 알리바바 회장은 높은 관심을 받는 자신의 행보를 의무로 보고 있다. 그는 “이렇게 큰 규모의 경제조직-지난해 알리바바가 창출한 4,850억 달러의 경제활동 가치를 의미한다-를 운영하게 되면,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책임이 생긴다”라며 “우리의 생각, 우리의 정책, 우리의 결정은 10억 인구 절반의 삶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알리바바의 사업 활동 범위를 다시 한번 아마존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220억 달러 수준의 알리바바 매출 규모는 아마존의 1,360억 달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지만, 수익성은 훨씬 높다. 마윈의 회사는 지난해 67억 달러의 영업 이익을 올렸지만, 아마존은 42억 달러에 머물렀다. 창고를 보유한 아마존은 많은 판매 재고를 쌓아 더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알리바바는 고정자산 투자가 적은 ‘애셋-라이트 Asset-Light’ IT플랫폼을 통해 주로 광고와 판매 수수료로 돈을 벌고 있다.

중국 정부의 분명한, 혹은 암묵적인 허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윈이 글로벌 리더십을 추구하는 배경에는 ‘사업상의 절박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학자, 기자, 그리고 뉴욕 미·중 관계 아시아 사회센터(Asia Society’s Center on U.S.-China Relations)의 국장으로, 마윈과 10년 이상 알고 지내온 오르빌 셸 Orville Schell은 “알리바바가 중국에선 막강하지만, 그는 최선의 방어가 다국적 기업으로 다각화를 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버클리에 거주하는 셸은 몇 년 전 U.C 버클리에 재학 중인 아들을 만나러

온 마윈이 당분간 그 곳에 머물기를 바랬다고 말했다. 셸은 “그는 집을 얻고 가구도 마련했다. 휴식을 취하고, 강의도 청강하며 정신적인 삶을 살기를 희망했다”며 “하지만 그때에도 비즈니스를 더욱 크고 위대하게, 그리고 글로벌하게 만들라는 무언의 명령(siren song)이 그를 지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마윈의 다음 행보는?

마윈은 은퇴하고 싶다는 매우 놀라운 고백을 하기도 했다. 그는 45세가 되던 해 처음으로 은퇴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도 이사회에 참석하는 ‘노친네’가 되길 원치 않는다. 그는 “그런 사람들은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확히 언제 물러날지 밝히지 않았지만, 무슨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낼지 계획은 갖고 있다. 하나는 가르치는 일이다. 다른 한 가지는 쉬는 것이다. 그는 “나만의 시간표가 있다. 사무실에서 일하다 죽고 싶지는 않다. 해변에서 죽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알리바바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인사들은 “마윈 없이는 어떠한 중대 결정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그가 계속 회사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는 현재 대주주가 아니다. 8%도 안 되는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이 그를 위해 일한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스티브 잡스가 소수 지분으로 애플을 지배했던 것과 매우 흡사하다). 전세계를 누비는 마윈의 행보는 알리바바의 글로벌 야심을 실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1년 전, 동남아시아 온라인 소매업체 라자

다 Lazada의 대주주 지분 인수에 10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중국의 결제플랫폼 강자 알리페이 Alipay를 운영하고 있는 앤트 파이낸셜이 알리바바와 함께 인도 전자상거래 업체 페이티앰 Paytm에 투자하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미국 시장에 대한 영업적 침투는 은밀히 실행하고 있지만, 매직 리프 Magic Leap, 리프트 Lyft, 스냅 Snap 같은 현지 신생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에번스 사장은 “우리 사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들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한편으로 마윈은 ‘무역 장벽을 철폐하고, 중소기업에 기회를 확대한다’는 두 가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여느 대기업들처럼 아주 단순한 기업강령(Mission Statement) 한 가지를 갖고 있다: ‘어느 곳에서든 사업을 쉽게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이는 카이니아오 Cainiao-알리바바가 지분 47%를 소유하고 있다-라는 물류 회사 네트워크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회사는 무능한 정부의 우편 배달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알리페이는 요즘 결제처리에서 대출까지 사업 영역을 과감하게 확장하고 있다. 그 결과 가끔씩 중국 거대 국영은

행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마 회장은 그런 계획에 적합한 새 프로젝트 명을 직접 짖기도 했다: 세계 전자상거래 플랫폼(World e-Trade Platform) 혹은 eWTP이다.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시스템의 글로벌 통합을 포괄적으로 반영한 문구라 할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수장이 세계 무역에 대해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낸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지난 1월 시진핑이 그랬던 것처럼, 중국 주석이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세계화 찬성 연설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마윈은 시진핑 주석 연설 때, 청중 속에 있었고 거기서 그를 만나기도 했다. 마윈은 “그는 멋진 연설을 했고, 세계화에 대한 굳은 의지를 피력했다”며 “세계화는 멋진 출발이지만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화는 ‘아기’와 같다. 그 아기가 점점 더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트럼프가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무역 규제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 아기가 많이 운다고 해서 죽여서는 안 된다.”

지금 마윈은 정부보다 자본주의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정치인들이 할 수 없는 일도 기업들은 할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갖고 있다. 마윈은 “정부가 아니라 재계가 이를 주도해야 한다”며 “정부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뭔가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 지도자 200명을 한 방에 모아 두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사업가 200명을 한 곳에 모아 두면 뭔가를 만들어 낼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아마도 마윈이 그런 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 알리바바 기업개요

설립
1999년
직원 4만 6,819명
본사 중국 항저우
활동적인 중국 구매자(연간 기준) 4억 4,300만 명
알리바바를 사용하는 구매자 출신 국가 200개 이상
연 매출* 217억 달러
연간 영업이익* 58억 달러
시가 총액 2,640억 달러
*2016년 12월 31일 기준 (출처: 블룸버그 및 회사 자료)



■ 마윈의 방식
그가 거둔 알리바바의 성공이 보여주듯, 마윈은 보통의 기업가가 아니다. 다음 세 가지 수칙이 그의 핵심적인 접근방식이다.

‘애셋 라이트’ 전략을 추구하라
알리바바는 소매업체가 아닌 플랫폼이다. 재고가 전혀 없고 트럭과 창고도 직접 소유하지 않는다. 물류 네트워크 지분 47%만 갖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뛰어라
마윈도 중국 시진핑 주석처럼 글로벌 무역의 장점을 적극 전파하고 있다-중소기업들이 알리바바 플랫폼에서 제품을 팔면 금상첨화다.

은퇴를 미리 계획하라
마윈은 7년 전인 45세부터 회사를 떠날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당장 벌어질 일은 아닌 듯하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ADAM LASHIN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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