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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책 마련 시급한 나고야 의정서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





지난 2001년 세기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이 바이오 기술 관련 분야에 세계적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21세기 한국의 비전’에서 전망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국내 바이오 산업은 꾸준히 발전해 2016년에는 판매와 수출입액이 약 1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바이오헬스·바이오화학·바이오제약 등의 바이오 산업이 이미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 산업의 핵심소재로 사용되는 생물자원은 질병과 환경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나고야 의정서’다. 2014년 생물자원 보유국과 개발국이 공평하게 이익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이 국제적 협약이 발효됐고 국내에서도 5월 외교부가 ‘나고야 의정서 비준서’를 기탁했다. 우리나라도 오는 8월 중순부터 당사국으로의 의무를 준수해야만 하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제약 및 화장품 등 바이오 기업의 생물자원 해외 의존도가 전체 수급량의 약 50%나 된다. 반면 나고야 의정서에 대한 인식도 설문에서 이를 잘 인지하고 있다는 업계 종사자는 66.7%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조사 대상의 7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인식 및 대응능력을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계에서는 나고야 의정서 발효에 따라 국내 바이오 산업계가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비용을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한다. 생물자원을 둘러싼 국제 경쟁에서 우리나라의 생물자원을 보호하고 활용가치를 적극적으로 찾아나갈 때다.

독성물질 비소가 많이 포함된 광물 찌꺼기에서 비소의 독성을 저감시키는 신종 박테리아를 발견하고 갈대 뿌리에 사는 미생물에서 뇌세포 염증 억제 물질을 찾아내는 것에서 보듯 우리나라 생물자원의 잠재가치는 무한하다. 이러한 생물자원을 산업계가 제대로 활용하도록 하려면 우선 이를 대량으로 쓸 수 있도록 확보해야 하는데 바로 이 대량 증식에 요구되는 것이 지역사회의 관심과 협력이다.



현재 경기 수원시는 칠보산에서 자취를 감춘 ‘칠보치마’ 복원사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생물자원협의체 등도 제주 자생지에서 직접 채종해 증식한 멸종위기식물 황근(노랑무궁화)의 보급을 시작했다.

국제 협력 관계도 중요하다. 6월 자원관 연구진은 최근 기후변화로 사막화라는 큰 위기에 처한 몽골을 방문해 몽골국립대와 ‘사막화 방지를 위한 몽골 초지복원 연구’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협력은 국가 간의 신뢰 관계를 쌓음과 동시에 앞으로 해외 생물자원의 안정적 확보에 든든한 초석이 될 것이다.

옛말에 ‘고장난명’이라고 했다. 손바닥 하나로는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말이다. 생물자원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동향에 발맞춰 정보력과 기술력을 키우고 각 지자체가 생물자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함께한다면 우리가 가진 생물자원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나고야 의정서에도 충실히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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