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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안재욱, “나의 인생작 리스트에 ‘아리랑’이 들어온 게 아냐...왜?”

“내 인생작에 ‘아리랑’이 들어온 게 아니라, 우리의 ‘아리랑’에 제가 끼어들어갔다고 말해요. 뮤지컬 배우라면 꼭 한번 참여해 보고 싶어하는 작품인데, 재연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하니 배우들이 부러워해. 그 누구보다 제가 뮤지컬 ‘아리랑’의 재연을 손꼽아 기다렸던 거 같아요.”



제작기간 3년, 제작비 50억, 그리고 연출 고선웅을 비롯해 100여명의 스태프 42명의 배우가 출연해 성공적인 초연(2015년) 무대를 가졌던 뮤지컬 ‘아리랑’이 오는 7월 25일부터 9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2년 만에 ‘아리랑’ 재연이 결정됐다는 소리를 듣고 누구보다 기뻐했던 이는 바로 안재욱이다. “2016년 바로 재연을 올릴 줄 알았는데, 왜 이제야 재연을 올리느냐?”는 타박 아닌 타박을 할 정도.

배우 안재욱 /사진=신시컴퍼니




“초연 끝날 때 재연은 무조건 하겠다고 약속 했어요. 그냥 재연 하면 난 당연히 하는 걸로 생각 할 정도로요. 행여나 제작사 쪽에서 나에게 콜을 보내지 않더라도 작품이 너무 좋아서 ‘아리랑’을 싫어할 수가 없었을 겁니다. 초연 때 60회 정도밖에 하지 못한 채 막이 내렸어요. 주변에서도 ‘아리랑’을 보려가려고 하는데 빨리 끝났다는 반응도 들었어요. 배우로서도 좀 더하고 싶은데, 짧게 한 뒤 막을 내린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재연 소식에 너무나도 좋았죠. 나중에 감골댁(김성녀 분) 선생님 나이가 돼도 감골댁 아버지가 돼서 계속 참여하고 싶을 정도로 애정이 깊어요.”

돌아보면, ‘아리랑’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자, 멋진 추억들로 기억되지만 처음부터 그가 ‘아리랑’을 반겼던 건 아니다. 대학로에서 첫 리딩 후 ‘안 하겠다’고 거절을 한 이가 바로 안재욱이었던 것. 서울 토박이었던 안재욱은 전라도 사투리로 적혀진 대본을 읽는 것 조차 쉽지 안았다고 했다.

“1막 리딩 후 도전히 아니겠다 싶어서 ‘안하겠다’고 의견을 말했어요. 그랬더니 고선웅 연출님이 절 잡았어요. 자기를 믿고 해달라면서요. 아무 부탁을 안 할테니 큰 소리로 글자만 읽으라고 했어요. 그게 ‘아리랑’의 시작이었어요.”

그때의 선택은 평생 안재욱에게 일생일대의 중요한 순간으로 남아있다. ‘아리랑’과의 인연이 물거품 될 뻔 했던 순간 그의 손을 절대 놓지 않은 이. 고선웅 연출로 인해 그는 ‘아리랑’이라는 세 글자가 주는 원초적인 힘을 가슴에 새기게 됐으니 말이다.

“연출에게 감사해요. ‘고선웅’이란 그 친구는 매력 있는 분이죠. 사람을 다루는 법을 잘 아는 것 같아요. 누구한테 피해를 주려고 하지 않고 그게 의도가 되었든 안 되었든 상대방에게 불편함을 못 느끼게 하는 점이 좋아요. 연출은 배우와 배우가, 배우와 작품이 서로 깨끗한 상태에서 만나길 원했어요. 그래서 저보고 사투리를 모르니 오히려 더 깨끗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고 칭찬을 했어요. 자기 색깔을 미리부터 가지고 오는 배우가 있으면 고치기가 힘들잖아요. 깨끗한 상태에서 조화라는 걸 만들고, 호흡이란 걸 다듬어가야 한다는 의견에 저 역시 동의했어요.”

그렇게 안재욱은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남자, ‘송수익’에 점점 더 가까워져갔다. 연출의 농담 섞인 칭찬 한마디 한마디는 안재욱이 힘을 나게 만들었다.

“얼마 전에도 연출님이 런스루 하는 걸 보고 ‘많이 좋아졌다. 송수익에 진짜 가까워졌어’고 했어요. 제 나이가 낼 모레면 50인데, 그런 칭찬에 되게 고마워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하는 학생처럼 멋 모르는 아이처럼 좋아했어요. 다음 연습날이 기다려지고, 공연이 기다려지던걸요. 연출님의 그 한마디가 절 설레게 했어요.”

안재욱은 ‘아리랑’ 초연 때 멋 모르고 했다면, 지금은 첫 회부터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작품적으로도 음악, 조명 등 변화가 크다. 한마디로 “음악이 섹시해졌다”는 관전포인트를 내놓기도 했다. 시츠프로브(sitz probe, 정식 개막전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최종 점검의 자리)를 보며 안재욱은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음악이 좋았다고 했다.

“굳이 눈에 보이는 변화를 말하자면, 조명이랑 음악이 많이 바뀌었어요. 김문정 음악감독이 김대성 작곡가와 의논해 편곡에 힘을 실었어요. ‘아리랑’ 하면 투박하고 거칠다는 게 예상되는데, 이번에 음악이 조금 더 세련되게 바뀌었어요. 김문정 음악감독이 ‘아리랑’을 지휘하는 모습이 제일 섹시해보이던걸요. 문정 음악감독에게 실제로는 말하지 않았어요. 자기 스스로 모습이 섹시하다고 느낄까봐요(웃음) 배우들도 초연했던 배우들이 대부분 있다보니까, 더 쫀쫀해졌다고 할까. 연기에 대한 호흡이나 밀도가 높아졌어요. ”



송수익 역의 배우 안재욱-서범석/사진=신시컴퍼니


/사진=신시컴퍼니


‘아리랑’은 배우와 제작진 모두가 소통하며 온 마음을 다하여 만든 작품이다. 그리고 2년 만에 재공연되는 뮤지컬 ‘아리랑’에 42명의 초연 멤버 중 31명이 다시 뭉쳤다. 상업 뮤지컬에서 보기 힘든 응집력과 조직력을 뮤지컬 ‘아리랑’은 보여주고 있다. 안재욱은 ‘아리랑’ 속의 송수익이 민초들을 대변하고 중심을 잡아주었듯이, 팀 내에서도 선후배들의 중심 연령대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임하겠다고 했다.

늘 주인공으로 무대에 올랐지만 안재욱은 조연 빛 앙상블 배우들의 공이 그 누구보다 크다는 걸 알고 있는 배우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그렇기에 그는 ‘주인공이 있어 작품이 빛나는 게 아닌, 수 많은 배우들이 힘을 모았기 때문에 작품이 빛난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늘 이야기하는 게 있어요. 너희들이 함께해서 내가 빛이 나는거야라고 말하는 사람과 내가 이 정도로 하니까 너희들이 빛이 난다고 생각하는 부류 중 자기가 어느 쪽에 속하는지?를 돌아보라고요. 후자와 같은 생각을 가진 배우들이 의외로 많아요. 사실 그건 굉장한 차이거든요. 제가 키가 크기를 해요? 굉장히 조각같이 생기길 했어요? 같이 하는 배우들 덕분에 나도 주인공 역할을 할 수 있거든요. 그들의 노력이 없으면 쉽지 않았죠. 그게 ‘아리랑’은 유독 강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어요.”

대외적으로 팀워크 호흡을 중요시 하는 안재욱은 “어떻게 하든지 같은 팀을 만들고 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이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이면서.

누군가는 ‘아리랑’은 안재욱의 인생작이라고 칭했다. 그 만큼 그에게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아리랑’을 함께하는 모든 배우에게 인생 작품이다”는 특별한 답변을 들려줬다.

“인생 배역이란 말을 하기도 하는데, ‘아리랑’은 함께하는 배우 및 스태프 모두에게 영광이라고 말해요. 이건 후대에도 계속 남겨질 수 밖에 없는 작품이거든요. 거기에 내 이름이 올라 있다는 게 영광입니다. 내 인생작에 ‘아리랑’이 들어온 게 아니라. ‘아리랑’에 내가 끼어들어갔다고 말할 수 있어요.”

[SE★인터뷰②]에서 계속...안재욱이 창작뮤지컬 ‘아리랑’에 열을 올리는 이유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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