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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팬택 IoT 사업도 매각…쏠리드 '특허 먹튀' 현실화(종합)



2515A01 팬택 IoT 사업 매각 개요




이르면 이달 중 협상 마무리


쏠리드가 팬택의 사물인터넷(IoT) 사업 매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팬택 인수 후 스마트폰 사업 철수, 특허 매각에 이어 마지막 자산인 IoT 사업마저 정리하면서 “쏠리드가 ‘특허 먹튀’를 위해 팬택을 인수한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쏠리드는 팬택의 IoT 모듈사업 매각을 위해 W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쏠리드는 이르면 이달 중 협상을 마무리하고 오는 8월부터 W사에서 IoT 사업을 진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쏠리드가 W사에 넘기는 팬택 사업은 고객사 영업권을 포함해 △개발 중인 신제품 △제품 및 자재 △연구용 기자재 △생산 진행에 필요한 자료 △제품 업데이트를 위한 서버 등 IoT 관련 사업 전부다. 매도가격은 14억~15억원 수준이다.

쏠리드는 팬택 인수 후 네 번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특허 매각에 대해 줄곧 “IoT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에 마지막 남은 IoT 사업까지 매각하면서 결국 팬택 특허를 목적으로 인수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쏠리드는 팬택 특허를 매각하기 전 채권자의 가압류 조치 등을 피하기 위한 사해행위 관련 법률자문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특허 먹튀를 위한 팬택 인수’라는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지막 남은 IoT 사업마저 넘긴다는 것은 사실상 회사를 정리하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사업보다는 특허를 노리고 회사를 인수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새주인 맞은 지 2년 만에…팬택, 남은 건 3000여건 특허뿐

IoT 집중 선언 두달 만에 사업철수

성장 잠재력 높은 개발자료도 팔아





쏠리드가 팬택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와 특허 매각에 이어 사물인터넷(IoT) 사업까지 매각하면 팬택은 사실상 공중분해 된다. 쏠리드의 계획대로 7월 중에 매각이 완료되면 ‘벤처성공 신화’의 대명사였던 팬택은 26년 만에 모든 사업에서 철수하고 사라지게 된다. 동시에 쏠리드의 ‘특허 먹튀’는 현실화되는 셈이다.

세계 최초의 시도를 많이 했던 팬택의 특허는 관련 업계에서 관심이 많았다. 2014년 팬택이 경영악화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매각이 진행될 때도 특허와 기술유출을 우려해 “해외매각만은 안 된다”는 여론이 많았다. 2015년 7월 쏠리드가 인수할 때도 “특허 먹튀를 위한 인수”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인도네시아 등 해외 스마트폰 사업을 키우겠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다 지난 5월 쏠리드는 “팬택의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다”면서 “IoT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팬택이 IoT를 오래 전부터 해 와서 경쟁력이 있다”며 “쏠리드 사업과도 시너지가 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팬택은 LTE-M 기술을 활용한 통신 모듈 칩셋 형태의 제품을 에스원과 국토교통부(DTG 사업)·SK하이닉스·한국전력 등에 납품하고 있다. 또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시장을 겨냥한 제품도 개발 중이다. 그러나 이번에 쏠리드가 팬택의 마지막 사업인 IoT 부문까지 매각에 나서면서 사실상 회사를 접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특히 매각 대상에 성장 잠재력이 높은 NB-IoT 분야 개발 자료까지 넣으면서 “애초에 팬택 인력이나 사업보다는 특허에만 관심을 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수 당시 특허 먹튀 우려 현실로

주요 사업 접고 자산 줄줄이 매각

일부 특허 애플이 매입

직원 50명 안 돼 사실상 공중분해



쏠리드는 매각협상을 하면서 팬택의 고객사에 대한 영업권은 물론 현재 개발 중인 신제품 자료 등 일체를 W사에 넘기기로 했다. 영업권 양수와 개발 자료 등에 대한 계약을 먼저 진행한 후 제품과 인력에 대해선 추후 논의할 계획이다. 결국 팬택은 완전히 없어지고, 쏠리드는 남은 특허만 갖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마지막까지 남은 50여 명의 팬택 직원들 미래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달 18일 상암동 팬택 사옥을 떠난 잔여 인력들은 각각 흩어져 판교에 있는 쏠리드 사옥과 신논현역 인근 AS센터 건물로 이전해 업무를 보고 있다. 그러나 사업인수를 추진 중인 W사는 이미 별도로 IoT 사업추진에 필요한 개발자들을 채용했다. 기존 인력들은 W사의 별도 요청이 없는 한 갈 곳이 없게 됐다.

팬택 출신 한 연구원은 “정준 쏠리드 대표의 말을 믿은 직원들이 바보였다”며 “1년 동안 4번의 해고와 기술 유출, 팔려나간 고가의 장비들을 보면 왜 법원이 이런 회사에 인수허가를 내줬던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팬택 전 고위 관계자도 “인수 초기부터 공식적으로는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쏠리드 내부적으로는 팬택 사업 철수에 대한 검토가 계속 이어졌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쏠리드가 팬택을 인수할 때부터 ‘특허 먹튀’를 우려했다. 법원은 고용승계 등을 골자로 한 인수조건을 걸었지만 결국 직원은 2년 만에 50명이 채 안 되는 수준으로 줄었고, 자산은 줄줄이 팔려나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팬택의 모든 사업과 자산을 정리하면 이제 남는 것은 특허 뿐”이라며 “쏠리드가 특허 수익화를 통한 경영 정상화를 언급했던 만큼 앞으로도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말 현재 팬택은 국내 특허 2,036건과 해외 특허 1,111건을 갖고 있다.

한편 쏠리드는 지난 2015년 12월 팬택을 인수한 이후 팬택이 보유했던 자산과 특허를 계속 팔고 있다. 지난해 10월 230건에 달하는 미국 특허가 골드이노베이션즈에 양도돼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실제로 이 중 11건은 애플이 매입했다. 골드피크는 팬택이 특허를 처분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설립된 특허 전문회사로 팬택의 특허 수익화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파트너로 보고 있다. 팬택이 보유했던 특허는 앞으로도 골드피크나 다른 경로로 미국·인도·중국 등의 업체에 추가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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