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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인간vs동물 속도경쟁





미국 폭스TV는 2003년부터 수년간 인간과 야생동물이 겨루는 ‘인간 대 야수’라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주된 테마는 속도경쟁. 2004년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인 숀 크로퍼드까지 출연해 동물들과 한판 승부를 벌였을 정도다. 2007년 방영된 크로퍼드의 100m 경주. 1차 상대는 기린이다. 스타트라인에 선 두 선수는 심판의 신호와 함께 힘차게 출발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기린이 달리는 도중 뒷발질을 하는 등 경기에 집중하지 않았다. 결과는 당연히 인간의 승리.

두 번째 상대는 얼룩말. 얼룩말은 압도적인 스피드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화면재생 결과 부정출발임이 밝혀져 재경기가 치러졌다. 크로퍼드는 이를 악물고 다시 달렸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얼룩말은 9.95초에 주파한 데 비해 그는 10.86초에 그쳤다. 이같이 동물과 스피드를 겨뤄보려는 인간의 시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흑인 육상선수 제시 오언스는 돈을 벌기 위해 경주마와 경기를 한 경우다. 출발 총성이 울리면 말들이 한동안 얼어붙기 때문에 자신에게 승산이 있다는 장담에도 그는 늘 졌다. 국제럭비계에서 최고 스피드 선수로 인정받던 브라이언 하바나는 2007년 지상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동물인 치타와 경쟁했다. 하바나는 재시합까지 요구하며 치타를 이겨보려 했으나 완벽히 패했다.



인간은 타조·돌고래 등과도 속도를 다퉜는데 대부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미국 디스커버리채널이 그제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와 상어와의 대결 결과를 공개했다. 안전 문제로 따로 경기한 뒤 시간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50m 두 번, 100m 한 번 등 세 차례 경기에서 펠프스의 성적은 1승2패. 50m 한 경기만 겨우 승리했다. 그것도 물갈퀴를 단 특수 수영복을 입고 레이스를 벌였기에 망정이지 이게 없었다면 완패를 당했을 게 분명하다.

해양생물 가운데 가장 빠른 백상아리와도 일합(一合) 겨뤘으니 다음 상대는 어떤 동물일지 벌써 궁금해진다. 인간과 동물의 속도경쟁은 끊임없이 호기심과 욕망을 자극하는 주제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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