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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메신저] 中기업에 등돌리는 증권가

올 첫 中 기업 상장 컬러레이

공모가 할인에도 시장 무관심

사드 이후 리스크 여전한 탓

웨이포트 등 자진 상폐 기업도

여의도 증권가에 차이나 열풍이 빠르게 식고 있다. 한때 몸값을 높였던 중국 대학 출신 직원들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이후 찬밥신세가 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낸다.

26일 중국기업 컬러레이홀딩스의 상장간담회는 썰렁했다. 하루 앞서 열린 기업설명회(IR)도 기관투자가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26일까지 진행하는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공모가 하단이 유력하다. 이미 할인해서 공모가 밴드를 정했는데 다시 그 하단에서 가격이 정해지는 것이다. 화장품 원료기업인 컬러레이는 연평균 매출 성장률만 40%, 영업이익률 50%인 아주 건실한 중국기업인데도 시장에서는 별 관심이 없다. 이 같은 중국기업 투자에 대한 무관심은 해가 갈수록 커져만 가는 ‘차이나리스크’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컬러레이홀딩스는 좋은 기업이라고 판단한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국내 기업들도 중국기업처럼 높은 성장세를 가진 기업이 충분히 많다”며 혹시 모를 중국기업 위험에 대해 여전히 경계했다. 지난 2011년 상장폐지된 고섬 사태의 악몽이 여전한데 다시 올해 완리(코스닥), 중국원양자원(유가증권시장)의 상장폐지 위기까지 중국기업의 회계 문제가 연이어 터져 나오며 투자자들은 이제 등을 돌린 분위기다. 여기다 사드 보복 이후 통제 불가능한 중국 정부발 리스크는 커져만 간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국내 상장 중국기업은 웬만한 호재가 아니면 주가가 반응도 하지 않는다. 코스닥 상장 중국기업 GRT의 올해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8배다. 국내 유사한 업종 내 기업의 PER가 약 80배인 것을 보면 얼마나 주가가 할인돼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는 대표적인 저PER 기업인 한국전력보다 낮은 수치다. 이미 공모가 산정 당시부터 할인돼 상장됐는데 유통시장에서는 아예 ‘바겐세일’을 하는 식이다. 몸값을 제대로 쳐주지 않자 국내 시장을 떠나는 중국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초 자진상장폐지를 신청한 웨이포트가 결국 이달 국내 증시에서 사라졌다. 2007년부터 총 8개 기업이 국내 시장에 들어왔다 다시 떠나갔다.

물론 중국기업들도 국내 투자자들의 우려를 잘 안다. 지난해 상장한 중국기업 6곳 중 5곳이 한국사무소를 운영하며 IR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상장할 때 중국기업은 거래소나 감리기관·유관기관에 강도 높은 실사를 받는다. 국내 증권사도 중국기업 상장 수수료가 국내 기업보다 3~5%포인트 높으니 흥행이 되든 안되는 유치에 열을 올린다. 중국 상장 준비 기업의 한 관계자는 “얼마나 못 믿으면 우리의 중국 내 매출처까지 실사를 하는 등 한국기업에 비해 역차별 논란도 있다”며 “길고 오랜 실사와 감리를 거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불신은 조금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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