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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中 베이징 판매장 가보니] '사드' 이후 손님 절반 이상 뚝…오후 내내 매장 방문 한두명 그쳐

"매장 앞서 중국인 위협까지…"

상반기 판매량 42% 급감 속

5·6월 60%대로 감소폭 커져

공장가동 축소·야간조업 중단

현지 협력사도 부도 위험 직면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 번화가의 현대자동차 판매장. 한 직원이 텅 빈 매장을 뒤로한 채 창밖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다. /사진=홍병문 특파원




‘순이익 반토막’이라는 현대자동차의 충격적인 2·4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2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시내 번화가 인근의 현대차 매장에는 좀처럼 손님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인파가 북적이는 쇼핑몰에서 도보로 불과 1분 거리인데도매장을 찾은 손님은 오후 내내 한두 명뿐이었다. 매장의 한 직원은 “사드 배치 결정 이전과 비교하면 손님 수는 여전히 절반 이하”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드 보복에 따른 파장은 생각보다도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이 매장에서 차량을 구입한 한국 기업인은 “우리 기업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은 굴뚝같았지만 현대차 매장 앞에서 험한 말을 하며 위협하는 중국인이 더러 있다고 해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국 차를 사려는 중국인 소비자들은 매국노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해 구매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한국차 구매를 막는 노골적인 사드 마케팅에 열을 벌이고 있다. 일부 업체는 매장에 한국차 구매를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영업을 할 정도다.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 번화가의 현대자동차 판매장. 한 직원이 텅 빈 매장을 뒤로한 채 창밖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다. /사진=홍병문 특파원


그 결과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완전 그로키 상태다. 시나망 등 중국 온라인 매체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약 42만9,000대로 전년 동기대비 42% 감소했다. 문제는 판매 감소 추세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5~6월에 더 가팔라졌다는 점이다. 지난 5월 중국에서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5만2,500여대로 전년비 65% 급감했고, 6월에도 63% 추락한 5만여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배치가 결정된 3월에 반 토막난 실적이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5월 이후 3분의 1 수준으로 뒷걸음질친 것이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올 중국 판매량 목표(195만대)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판매 감소는 공장 가동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 순이 현대차 1·2공장은 야간 조업을 중단한 상태며 3공장도 2교대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베이징 현대차 공장의 가동률은 50%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고 현대차에 비해 브랜드 이미지가 약한 기아차의 장쑤성 옌청 공장은 가동률이 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현대·기아차의 판매 악화가 중국 현지에 진출한 협력사들의 실적 악화와 부도 공포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영 악화는 버틸 힘이 약한 중소 협력사에게는 존폐의 문제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차 창저우 공장 가동 등에 맞춰 투자를 늘렸던 일부 협력업체는 공장 가동률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고, 일부 업체의 생산직 원들은 중국 업체로 이탈하는 현상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규모가 작은 2~3차 협력사들은 부도까지 염려해야 하는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베이징에 위치한 한 현대차 협력사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판매 급감으로 치명적인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일부 직원들을 본국으로 돌려 보내고 허리띠를 졸라매고는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베이징=홍병문기자 강도원기자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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