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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전자담배 세금 어쩌나...고심에 빠진 기재부

전자담배 세금 1,348원 vs 담배 2,914원

일반 담배 세금보다 1,500원 적어 형평성 논란

기재부 전자담배 세금 올리고 싶지만 제조사 복병 등장

제조사 “세금 인상땐 철수”

자유한국당 “담뱃값 2,500원으로 인하”도 변수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세금을 부과하는 문제를 두고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현재 일반 담배에는 한 갑당 약 2,900원의 세금이 매겨지는데 전자담배에는 1,300원만 부과한다. 기재부는 일반 담배와 모양도 비슷하고 연기도 배출하는 전자담배에 낮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관련 세금 인상을 바라고 있었다. 국회에 법안이 발의돼 있었는데, 하루빨리 논의가 돼 통과되는 게 기재부의 바람이었다. 그런데 복병이 등장했다. 업체가 세금이 오를 경우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기재부에 통보한 것이다. 이 경우 전자담배를 애용하는 소비자들의 반발도 우려돼 기재부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얇은 종이로 담뱃잎을 말아놓은 궐련을 꽂아 피우는 전자담배 ‘아이코스’는 20개비 한 갑에 4,300원에 팔리고 있다. 일반 담배(4,500원)보다 200원이 저렴하다. 관련 세금이 1,348원으로 일반 담배(2,914원)보다 1,500원 이상 저렴한 게 가장 큰 이유다.

이에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은 아이코스가 일반 담배와 모양이 비슷하고 증기 형태의 연기도 배출하므로 일반 담배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자담배의 각종 세금을 일반 담배 수준으로 올리는 법안도 발의한 상태다. 기재부 역시 적어도 개별소비세 항목에서는 두 제품의 차이(594원 대 126원)를 줄일 방침을 갖고 있다.

기재부 입장에서는 관련 법안이 빨리 통과하기를 원했다. 전자담배의 인기가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을 매기는 일반담배 판매가 줄며 들어오는 세금도 줄어든다. 실제 현재 필립모리스의 국내 판매량은 전체 담배 판매량의 1%가 아직 안 되는 수준이지만 편의점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다음달 BAT코리아가 궐련형 전자담배인 ‘글로’를 출시하고 KT&G도 상품을 준비 중이다. 전자담배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향후 5%가 되면 세수 손실만 2,4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회에서 논의할 시점을 잃으며 관련 법안은 계류된 상태다.





그 사이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필립모리스가 정부에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을 일반 담배만큼 올리면 경쟁력 약화로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을 마냥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게 된 것이다. 실제 철수한다면 이미 전자담배를 피우는 이용자들의 각종 반발도 우려된다.

최근에는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담뱃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들고 나온 것도 기재부의 머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갑당 4,500원인 일반 담뱃값이 2,500원으로 내려가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가만히 있어도 1,800원이 비싸진다. 일반 담뱃값과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은 반드시 연동되는 게 아니어서 일반 담뱃세만 인하할 경우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 특혜 논란은 거꾸로 불이익이 과도하다는 쪽으로 흘러갈 수 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격과 세금을 어떻게 가져갈지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영필·이태규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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