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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양정우 PD “전혀 예상 못했던 ‘알쓸신잡’ 인기…감사할 따름”

TV가 바보상자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아니 적어도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에는 통하지 않는 말일 듯하다.

‘윤식당’ ‘신서유기’ ‘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등 다양한 인기 예능프로그램들을 제작하며 ‘스타PD’로 사랑받고 있는 나영석 PD의 신작 예능으로 처음 대중의 관심을 받은 ‘알쓸신잡’은 여러모로 의외성을 가지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이었다. 나 PD 예능의 특징 중 하나인 ‘여행’이라는 큰 틀은 유지하되, 그 안에 ‘인문학’을 담으면서 기존의 예능들과 성격을 크게 달리한 것이다.

사진=CJ E&M




출연자부터 남다르다. 여느 예능프로그램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유시민 작가와 황교익 칼럼니스트, 김영하 작가, 정재승 뇌과학자가 출연하며, 가수 유희열이 MC를 맡았다. 여행을 하는 특별한 목적이나 예능적인 유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여행지에서 나누는 지식인들의 다양한 수다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러다보니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지식들이 쏟아지고, 이들의 여행을 보다보면 왠지 모르게 머리가 좋아지고 공부를 한 듯한 착각까지 들게 만든다.

“새로운 프로그램,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보자고 하셔서, ‘알쓸신잡’ 뿐 아니라 여러 아이템을 준비해 갔었어요. 당시 세 가지 후보가 올라갔는데 나영석 선배께서 ‘이게 핫 할 것 같아’라며 ‘알쓸신잡’을 하기로 결정했죠.”

새로운 프로그램을 고민하던 나영석 사단의 눈에 들어 온 ‘알쓸신잡’은 후보로 올랐던 세 가지 기획 중에서도 양정우 PD의 마음에 가장 들었던 프로그램이자 가장 하고 싶어했던 프로그램이었다.

“정말 제일 하고 싶었어요. 외국에는 지식의 대중화를 꾀하는 학자나 스타들이 많고, 지식인이자 스타인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들이 없잖아요. 언젠가 저런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오던 가운데, 작년께 일련의 사태들을 겪으면서 유시민 선생님이 활약하는 것을 보고 막연하게 ‘같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 했었거든요.”

‘알쓸신잡’은 소위말해 ‘대박’이 났다. ‘인문학과 예능프로그램의 만남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 속 5.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로 시작한 ‘알쓸신잡’은 이후 꾸준한 시청률 상승을 이루더니 14일 방송된 7회차에서 7.2%로 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알쓸신잡’의 인기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3~4%대만 나와도 ‘대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를 훨씬 넘어선 거잖아요. 화제도 되는 것 같고, 인터넷에 캡처 된 사진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걸 볼 때마다 ‘알쓸신잡’의 인기를 체감하는 것 같아요. (웃음)”

사진=CJ E&M


이와 같은 인기비결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양정우 PD는 첫 째로 유시민 작가를 향한 대중의 호감도와 더불어, 인문학을 접근하는 방식을 꼽았다.

“제가 생각할 때는 유시민 선생님의 대중적인 호감도가 ‘알쓸신잡’의 인기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유시민 선생님께서 센터로서 중심을 잡아주신 것 같고,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인문학 프로그램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대부분이 강의식으로 이뤄지다보니 배워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주는 반면, 저희(‘알쓸신잡’)는 수다에 초점을 맞췄잖아요. 그 부분이 달랐다면 다르지 않았을까 싶어요.”



‘알쓸신잡’을 처음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불안한 요소들이 적지 않았다. 어찌됐든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달해야 하는 ‘예능프로그램’인 만큼, 이와 같은 ‘인문학 수다’가 과연 대중에게도 통할까와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섰던 것이다.

“예능을 하자고 독하게 마음을 먹은 가운데, ‘알쓸신잡’을 놓고 내부적으로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수다로 푸는 여행이라는 콘셉트가 너무 단조롭지는 않은가 싶기도 했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지식을 하찮게 여기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죠. 그런데 저희의 걱정과는 달리 많은 분들께서 ‘알쓸신잡’을 좋아해 주셨잖아요. 이는 결국 이야기의 힘이 통했다는 뜻인 것 같아요. 결국 사람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는 다 들을 용의가 있다는 것이죠.”

현재 ‘알쓸신잡’은 게스트 없이 남자 다섯이서 여행을 즐기고 있다. 만약 ‘알쓸신잡’에 다음이 있다면, 출연을 제안하고 싶은 게스트가 있느냐는 질문에 양정우 PD는 “많다”고 답했다.

사진=CJ E&M


“뵙고 싶은 분들이 정말 많아요. 제작발표회 때 한 번 언급하기도 했지만, 가수 루시드폴씨도 모시고 싶었어요. 만약 저희가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면, 한 번 모시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가 없었죠. 구체적으로 어떤 분들이라고 밝히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알쓸신잡’에서 모시고 싶은 분들이 정말 많아요.”

게스트와 관련해 재미있는 것 중 하나가 나영석 PD의 또 다른 작품인 ‘신서유기4’가 같은 시기에 방송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나영석 사단’의 작품이지만, 웃기기 위해 작정하고 만든 ‘신서유기4’와 상식과 지식을 이야기 하는 ‘알쓸신잡’이 보여주고 있는 색깔은 ‘극과 극’이다.

최근 ‘신서유기4’에서는 일명 ‘송가락 사건’으로 불리는 에피소드가 펼쳐졌다. 코끼리 코를 한 채 15바퀴를 돈 송민호가 손가락으로 슈퍼카 2대를 정확히 찍으면서 현장에 있던 제작진을 아연실색케 만들었던 것이다. 나영석 PD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사과함과 동시에 “돈 보다는 꿈을 보자, ‘강식당’ ‘꽃청춘’ 등의 프로그램 출연이든 제작진이 들어줄 수 있는 소원은 다 들어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신서유기’ 멤버들 사이 ‘나영석 사단’의 수많은 프로그램이 나온 가운데 유일하게 언급되지 않은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알쓸신잡’이었다.

만약에, 너무 성격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만약에 ‘신서유기’와 ‘알쓸신잡’이 컬래버레이션을 이루게 될 것 같냐고 양정우 PD에게 물어봤더니 흔쾌히 너무 어울리지 않기에 기대된다면서 “일단 박사님들은 굉장히 좋아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박사님들께서 호기심이 정말 많으셔서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세요. 호동이 형이나 지원이 형을 보고 다들 재미있어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다만 제작자로서는 위험요소가 많다보니 쉽게 ‘해보자’라고 말하기는 어렵네요.(웃음) 과연 ‘알쓸신잡’과 ‘신서유기’가 만났을 때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하기는 하네요.”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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