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창간57주년 기획-2017 청년을 말한다]'꿈·사랑' 대신 '일자리·힘들다'에 갇힌 청춘

[SNS키워드로 본 청춘]

5년전 상위권 단어 줄고

'헬조선' '울다' '파멸' 등

부정적 단어 26% → 31%

"고용·교육개혁 서둘러야"

청년은 희망이다. 청년이 강건해야 나라의 미래도 밝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그들을 지배하는 것은 희망과 사랑이 아닌 ‘힘들다’이다. 청년에게 대한민국은 ‘헬조선’으로 떠나고 싶은 나라가 돼버렸다. 그래도 포기하기는 이르다. 굴곡을 딛고 일어서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SK이노베이션 신입사원들의 환한 웃음과 함성에서 희망찬 대한민국의 미래를 느낄 수 있다. 창간 57주년을 맞아 서울경제신문은 2017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의 청춘이 아프지 않은 세상을 함께 열어가자고 제안한다. /울산=이호재기자






취업준비생 박정우(28·가명)씨의 스마트폰에는 ‘취업뽀개기’ 같은 취업 관련 사이트와 스터디그룹 멤버들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채용정보만 빼곡하다. 친구 연락처는 300개가 넘지만 연락하는 사람은 드물다. 또래인 이정진(27·가명)씨의 스마트폰은 다르다. 대기업 2년차인 그의 전화에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 ‘쏘카’를 비롯해 ‘인터파크 티켓’ ‘데일리호텔’ ‘스타벅스’ 앱 등이 깔려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에서 적금도 들었다. 미국여행용이다.

둘 중 누가 2017년 대한민국의 ‘2030’ 청년에 가까울까. 통계청에 따르면 올 2·4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는 54만6,000명에 달한다. 일자리를 얻어도 끝이 아니다. 지난해 8월 기준 15~24세 남성 임금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은 52.5%다. 상위 1%나 가능하다는 대기업에 들어간 정진씨가 예외다.



청년들의 삶이 부서지고 있다. 취업난을 넘어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극화는 연애와 결혼, 출산, 육아, 내 집 마련으로까지 이어진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분도 청년을 옥죈다. 나 홀로 사는 청년들은 모든 걸 포기한 ‘N포세대’가 돼가고 있다. 청년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인 셈이다. 청년들이 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이런 추세를 잘 보여준다. 31일 서울경제신문이 시장조사기관 HS애드에 의뢰해 지난해 7월부터 올 7월까지의 트위터와 블로그 등에 노출된 ‘청춘’ 관련 키워드 41억건을 분석해보니 ‘돈’과 ‘일자리’ ‘힘들다’가 상위권에 올랐다. ‘사랑’은 순위권(20위) 밖이었고 5년 전 1위였던 ‘희망’은 사라졌다. ‘힘들다’를 비롯해 ‘헬조선’과 ‘울다’ ‘파멸’ 같은 부정적 감성어 비중은 5년 전 26.2%에서 30.6%로 상승했고 ‘희망’ ‘좋다’ ‘열정’ 같은 표현은 54.9%에서 49%로 줄었다.

이는 현실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인 일하는 학교가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성남 지역의 만 34세 이하 혼자 사는 청년을 조사했더니 응답자 207명 가운데 ‘식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이가 20.3%(42명)였고 ‘인스턴트 식품을 먹는다’는 답도 38명(18.4%)이나 됐다. 전문가들은 사회 시스템 전반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교육·사회구조 같은 시스템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영필기자 양철민기자 susop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