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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머니]건축 장인의 숨결과 만난 美자본의 상징 '스타벅스'

서울 도심 랜드마크엔 어김없이 스타벅스 있다

유명건축가 김중업·김수근 설계

중구 '단암빌딩' 종로구 '샘터사옥'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입점으로

인지도 높이며 건물 가치도 상승

고(故) 김수근 건축가가 설계하고 그의 제자 승효상 이로재 대표가 증축한 대학로 ‘샘터 사옥’. 김수근 건축의 특징인 붉은 벽돌과 담쟁이 덩쿨 사이로 ‘스타벅스’ 간판이 보인다. /이호재기자




서울 중구 남대문 인근에 위치한 ‘단암빌딩’. 이 건물 1층에는 스타벅스가 자리 잡고 있다. 서울 도심 어느 곳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이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서울에만 스타벅스 매장 426개가 있고 단암빌딩이 있는 중구만 해도 스타벅스 매장이 45개나 된다.

스타벅스의 ‘세이렌’만이 눈에 띄었기 때문일까.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는 그 단암빌딩이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인 고(故) 김중업씨가 설계한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고 김중업 건축가는 고(故) 김수근씨와 쌍벽을 이루는 한국 건축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한국 최초의 현대적 빌딩으로 불리는 청계천 변의 삼일빌딩 등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숱하게 남겼다. 그의 작품 중 하나인 단암빌딩의 준공 당시 이름은 ‘서울도큐호텔’. 당시 일본 경제가 부흥기를 맞으면서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자 일본 자본이 투입돼 지어졌다. 하지만 당시 사회 분위기상 일본 자본에 대한 반감이 상당해 개업 12년 만인 지난 1982년 폐업했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꼽히는 스타벅스가 그 지역의 기념비적인 건축과 만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의 가치까지 높이는 ‘앵커 테넌트(핵심 점포)’로 자리 잡은 것은 이미 익숙한 사실. 서울 도심의 랜드마크에 일찌감치 스타벅스가 들어섰고 이제는 랜드마크가 되고 싶은 건축물이 스타벅스를 찾는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샘터 사옥’. 담쟁이넝쿨로 둘러싸인 붉은 벽돌이 특징인 이 건축물은 고 김수근 건축가가 설계했다. 김수근 건축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붉은 벽돌 건물의 효시가 바로 샘터다. 샘터 사옥 주변으로 아르코미술관·아르코예술회관 등 김수근의 또 다른 붉은 벽돌 건축물도 만날 수 있다. 2000년대 말에는 김수근의 제자이자 현재 한국 건축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인 승효상 이로재 대표가 증축을 하기도 했다. 당시 승 대표는 맨 꼭대기 5층을 증축했으며 스승이 설계한 원형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애를 썼다. 그 건물 1층에 스타벅스가 있다.

스타벅스 400호점이 들어선 광화문에 위치한 ‘이마빌딩’도 건축적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이마빌딩은 불과 마흔에 요절한 천재 건축가 고(故) 홍순인씨가 설계를 했다. 1983년에 준공된 이마빌딩은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작품이며 건물 정면 왼쪽에 위치하고 있는 폭(8.8m)과 길이가(7.5m) 유난히 긴 캐노피, 멀리서 보면 직사각형 형태의 무뚝뚝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둥글게 처리된 모서리, 도심에서 보기 힘든 타일을 외벽 재료로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이 밖에 서초구에 위치한 예술의전당에도 스타벅스가 들어가 있는데 예술의전당은 고(故) 김석철 전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대형 건물주든 중소형 건물주든 두 팔 벌려 스타벅스를 환영한다. 이마빌딩을 관리하는 최경섭 이마산업 팀장은 “스타벅스가 들어오면 건물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모든 건물주들이 스타벅스와 같이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서울을 상징하는 건축물에는 어김없이 스타벅스가 들어서게 될까.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는 그렇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디타워, 남산스테이트 등 눈길을 끄는 오피스빌딩 1층 어딘가에는 스타벅스가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국내 1세대 건축가 고(故) 김중업이 설계한 서울 중구의 ‘단암빌딩’ /고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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