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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강성익-'서울 건축올림픽'은 한국 건축기술·문화 위상 높일 기회죠

강성익 서울세계건축대회 조직위 이사장
'도시의 혼' 주제 정부 도시재생사업과 맞물려 관심 클 듯
국내외 사례 공유하며 과거·현재·미래 건축의 역할 조명
공급중심 벗어나 건축 질 개선..지식집약 산업 전환 필요

  • 이완기 기자
  • 2017-08-06 17:56:22
  • 기획·연재
[서경이 만난 사람] 강성익-'서울 건축올림픽'은 한국 건축기술·문화 위상 높일 기회죠
강성익 서울세계건축대회 조직위원회 이사장 /권욱기자
“건축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세계건축대회’는 전 세계 건축인들이 모여 건축 문화와 정책에 대해 의견을 모으는 축제 같은 행사입니다. 이런 대회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것은 앞으로 100년 내에는 없을 엄청난 기회입니다. 한국 건축의 우수성과 대한민국이 문화 강국이라는 위상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다음달 3~10일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건축연맹(UIA) 서울세계건축대회를 한 달 앞두고 강성익 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 조직위원회 이사장은 대회 준비를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뛰고 있다. UIA는 유엔이 인정하는 유일한 건축단체로 지난 1948년부터 3년마다 주요 도시를 돌며 대회를 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에 처음으로 대회를 유치해 서울의 코엑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마포문화비축기지 등에서 제26회 세계건축대회를 열 예정이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중국 베이징(1999년)과 일본 도쿄(2011년)에 이어 세 번째다. 강 이사장은 2011년 대한건축사협회장을 지내던 당시 UIA 서울대회 유치전을 직접 주도하며 이번 대회의 ‘산파’ 역할을 했다.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을 찾아 이번 대회의 의미와 국내 건축계의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담=노희영 건설부동산부 차장 nevermind@sedaily.com

UIA 서울대회, 뛰어난 한국 건축 알릴 기회

“세계 건축계에서 한국 건축이 가지는 위상이 아직은 높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전 세계 12위에 이르는 반면 건축 분야를 순위로 따지자면 30~40위권 정도로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잠재력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해외 건축가를 넘어서는 젊은 건축가들도 나오고 해외 프로젝트에 현상설계나 초청 형식으로 참여하는 설계회사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한국 건축가의 활약상과 한국 건축의 우수성이 이번 UIA 서울대회를 통해 알려지게 될 것입니다.” 강 이사장은 이번 건축 올림픽이 한국 건축계의 위상이 한 단계 도약할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도시의 혼(SOUL OF CITY)’이라는 큰 주제 아래 열리는 UIA 서울대회는 ‘인간과 도시’ ‘역사와 도시’ ‘미래와 도시’ ‘자연과 도시’ ‘열정과 도시’ 등 다섯 가지의 소주제 안에서 전통과 현대 그리고 미래의 건축과 도시를 다루는 포럼, 전시 등을 선보인다. 건축인 1만명, 일반인 2만명 등이 서울을 찾을 것
[서경이 만난 사람] 강성익-'서울 건축올림픽'은 한국 건축기술·문화 위상 높일 기회죠
강성익 서울세계건축대회 조직위원회 이사장(한라건축 대표)/권욱기자
으로 건축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상당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런 UIA 대회 유치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한국 역시 삼수 도전 끝에 따냈다. “우리나라는 1999년 베이징대회, 2002년 베를린대회에 이어 2011년 도쿄대회 등 세 번 도전해 얻은 결과입니다. 도쿄대회 당시 2차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 끝에 146대106으로 싱가포르를 압도적으로 물리치고 서울이 개최 도시로 선정됐죠.” 이런 성과의 중심에는 당시 대한건축사협회장이던 강 이사장이 있었다.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치열하게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었을 때입니다. 당시 가는 곳마다 우리의 경쟁국인 싱가포르의 에쉬빈 건축사협회장이 있더라고요. 한 번은 미국연방건축사협회 행사를 가는 비행기에서 그가 저에게 ‘부인보다 더 자주 본다’고 말해 한바탕 크게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건축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건축인과 서울시 등이 합심한 결과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혼자 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대한건축사협회·한국건축가협회·대한건축학회 등 건축 3단체와 서울시가 다각도로 협력한 끝에 얻어낸 성과”라며 공을 돌렸다.

이번 대회에서 열리는 UIA 총회에서도 6년 뒤의 개최 도시를 선정할 예정이다. UIA 총회는 건축단체 UIA의 최고의결기관이다. 회원국에서 파견된 대표단 및 UIA 이사회가 당해 개최 도시에서 6년 후 개최지를 결정하게 된다. “3년 뒤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릴 예정”이라면서 “차차기 개최지는 현재 6개 도시가 치열하게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고 강 이사장은 설명했다.

‘도시재생’의 최종 결과물은 건축…건축가 역할 커

이번 UIA 서울대회에서 선보이는 많은 행사 중 ‘도시재생’ 섹션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5개년 계획 중 핵심 과제인 ‘도시재생 뉴딜사업’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매년 10조원씩 총 50조원을 투입해 도심의 노후화된 공간을 살려내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해 UIA 서울대회에서는 국내외 도시재생 사례를 공유하며 건축의 역할을 살펴볼 계획이다.

강 이사장은 “기존의 쇠락한 동네를 살리는 도시재생의 최종 결과물은 건축으로 나타난다”면서 “건축가와 건축사사무소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축가는 건축주의 요구와 건축가의 이상을 조화시켜 공간을 설계해온 사람들”이라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낙후된 공간을 개선해야 하는 도시재생에도 건축가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건축가는 주거지 정비와 유지 관리에 대한 종합적 계획을 세우는 총괄건축가로 참여할 수 있다”며 “건축사사무소는 리모델링을 위한 사회적 기업으로 탈바꿈해 저층 노후주거지의 집수리 등 소규모 재생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건축 문화 선진국으로 발전해야

국내 ‘건설’ 산업은 국가 경제를 견인해온 중추사업으로 평가받으며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에 반해 ‘건축’의 성장은 더뎠다. 강 이사장 역시 이런 지적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그는 “한국 건설사들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에서 초고층 건물을 지으며 시공 분야인 건설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반면 설계 분야인 건축은 아직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과거 경제개발이 시급했던 우리나라가 양적 성장에 집착한 결과 상대적으로 질적 성장은 느리게 발달했기 때문이라는 게 강 이사장의 생각이다. “과거 우리는 성장에 급급해 정부가 1년에 주택 200만채를 공급하겠다는 등의 정책으로 ‘건설’ 붐은 일어난 반면 천편일률적으로 복제하듯이 건물을 만들어 ‘건축’의 질은 떨어지게 됐다”면서 “이런 시대를 이제는 넘어서 건축 문화 선진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적 성장의 한계점이 보이는 지금 이 시점에서 건설 산업에 뒀던 무게중심을 건축 문화로 옮겨 지식집약형 산업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화는 국가 경쟁력의 척도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건축 문화가 발전한 나라가 부강했던 적이 많죠. 피라미드를 만든 이집트, 파르테논신전을 세운 그리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입니다. 이런 문화적 유산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죠. 그래서 우리가 더 많은 성장을 원한다면 건축 문화가 발전해야 합니다.” 그는 또 “UIA 서울대회에서 세계 각국의 건축 문화 정책과 시스템을 토론하고 살펴볼 계획”이라면서 “UIA 서울대회를 통해 건축 문화에 대한 대국민적 관심이 확장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강 이사장은 건축 발전을 위해 설계비 인상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30년 넘게 건축사로 일했는데 15~20년 전에 받던 설계비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 “이렇게 해서는 건축이 발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표면상 전체 공사비 중 설계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5%지만 실제 현장에서 보면 2~3%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설계도면은 부실해지고 건물은 초라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리=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He is]

△1950년 전남 장성 △한양대 건축학과 △홍익대 환경대학원 △중앙대 국제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1980년 한라종합건축사사무소 설립 △2004년 대한건축사협회 이사 △2006년 서울시건축사회 회장 △2009~2010년 대한건축사협회 부회장 △2011~2013년 대한건축사협회 회장 △2012년 한국건축단체연합 대표회장 △2015년~ UIA 서울세계건축대회 조직위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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