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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가스·송유관사업, 한반도 빼고 하겠다"

靑 "러측, 北 때문에 사업 더 기다리기 어렵다" 밝혀

"남-북-러 대신 '러-일' 간 파이프 설치하겠다는 것"

송영길 "사할린-훗카이도 연결은 경제성 없다" 반박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등으로 국제적 고립을 더욱 자초하면서 남북경협사업마저도 러시아로부터 외면받는 처지에 놓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공약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남한·북한·러시아 간 가스·송유관’ 사업을 놓고 러시아 측이 사업 추진 지연 등을 걱정하며 한반도를 제외하고 일본과 가스·송유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최근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는 사할린 등에서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로 파이프를 깔아 천연가스 및 원유를 공급하는 방안과 관련해 남한·북한·러시아가 아닌 일본·러시아 간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북한이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의 대화 메시지에 응하지 않고 한층 강력한 경제제재를 자초하면서 북한을 사업에 참여시키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러시아 측에서 가스·송유관 사업 추진을 북한 때문에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렵다는 의사를 갖고 있다”며 “러시아 측은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를 거치지 않고 일본과 (동해안을) 경유하는 파이프를 설치하겠다는 것인데 우리 측에서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해 최근 러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은 홋카이도와 사할린을 연결하겠다는데 경제성이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가 ‘남한·북한·러시아’가 아닌 ‘일본·러시아’ 방식으로 가스·송유관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은 북한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핵 및 탄도미사일 도발을 그치지 않는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가 나날이 제재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는 우방이라 해도 북한을 국제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끼워주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한 정부 당국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기 집권 체제에 들어 경제성장을 위해 러시아 동부 지역의 에너지 자원을 동북아시아에 수출하는 사업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는데 그중 주요 프로젝트가 한·러 가스·송유관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오는 9월 초순 러시아 정부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하는 ‘동방경제포럼 2017’ 행사에서 한·러 가스·송유관 프로젝트 가능성을 다시 한번 타진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가 러시아 파이프를 이용할 경우 향후 수입 가능성이 높은 미국 셰일가스와 더불어 에너지 자원 공급원이 다변화돼 정세가 불안한 중동 의존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러 간 가스·송유관 사업이 추진되면 우리나라가 구매력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송 의원은 “사할린에서 공급해줄 수 있는 가스가 (연간) 200만톤 정도인 데 비해 우리는 연간 3,300만톤 정도의 가스를 수입하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해) 레버리지(leverage·영향력)를 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러시아 사할린의 천연가스 및 원유를 우리나라로 들여오는 방안으로는 세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돼왔다. 첫째는 사할린에서 하바롭스크 등을 경유한 뒤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에 이르는 한반도 관통 라인이다. 둘째는 러시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파이프를 연결하는 방안, 셋째는 동해안 등을 경유해 한국·일본을 연결하는 방안이다.

이 중 중국을 경유하는 방안은 비교적 빨리 추진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지난 1990년대부터 러시아 등과 가스·송유관 설치 사업을 협의하기 시작해 2010년 동시베리아에서 중국 다칭 지역을 잇는 파이프를 1차로 개통한 상태며 이후 추가로 가스·송유관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다만 자칫하면 대중 교역 편중에 이어 에너지 공급마저 중국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한국·일본·러시아’ 방식은 기본적으로 동해안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므로 중국으로 돌아서 연결하는 것보다는 부담이 적다. 걸림돌은 과거사 문제 등으로 얽힌 양국 국민 정서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와 관련해 아직 어떤 방향성을 결정하지는 못한 상태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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