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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활성화, 갈 곳 잃은 돈 흘러들게해야

■ 8·2대책 풍선효과 줄이려면

호주·日·싱가포르 등 안정적 투자 상품 자리잡아

취득·등록세 면제, 상장규제 완화 인센티브 절실

이달말 가계부채 대책에 활성화 방안 담길수도





고강도의 ‘8·2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과 갭투자, 청약 등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던 시중의 유동자금이 오갈 데가 없어졌다.

일각에서는 넘쳐나는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주식과 부동산의 성격이 달라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이번 규제에서 제외된 지역으로 돈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그 동안 잠잠했던 지역의 부동산 시장 과열을 야기해 부동산 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진 가운데 꽉 막힌 돈의 흐름을 풀고, 주택시장 과열로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을 막기 위해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인 ‘리츠(REITs)’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1,000조원이 넘는 부동자금의 출구를 마련하고, 주택 가격 급등과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부동산 상품이면서도 유동성이 좋아 개인들이 투자하기 쉬운 상장 리츠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해외에서는 리츠가 안정적인 배당을 주는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해외 리츠의 경우 통상적으로 매년 5% 내외의 배당수익률을 제공하고 있어 최근 같이 고령화, 저성장, 저금리 환경 속에서 각광받는 금융 상품이다. EY한영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 중 한국과 비슷한 시기 리츠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은 1,100억달러(약 120조원), 싱가포르는 530억달러(약 60조원)에 달한다. 은퇴자들의 천국으로 알려진 호주의 리츠 시총은 1,050억달러(약 118조원)로 전세계 리츠 시총의 약 10%를 차지하며 퇴직연금은 물론 개인들도 활발하게 리츠 투자를 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상장 리츠뿐만 아니라 리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재간접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 등도 잘 발달되어 있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호주 시드니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웨스트필드 시드니 쇼핑센터. 호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웨스트필드 시드니 쇼핑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가 호주증권거래소(ASX)에 상장되어 있어 개인투자자들도 손쉽게 투자를 할 수 있다. 웨스트필드 시드니 쇼핑센터 뒤편으로 호주를 대표하는 부동산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스톡랜드 본사 건물이 보인다. /사진=고병기기자


반면 한국은 리츠 도입 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단 4개에 불과하다. 전체 시가총액도 1,30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도 채 되지 않는다. 리츠와 유사한 성격의 금융상품인 부동산공모펀드도 마찬가지다. 최근 부동산 대체투자가 각광을 받으면서 부동산펀드는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공모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못 미친다.

리츠와 같은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는 이미 확인됐다. 대표적인 예로 싱가포르계 리츠자산운용사인 ARA코리아는 최근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에 상장된 캐시로지스틱스리츠(Cache Logistics Trust)에 투자하는 ‘ARA글로벌리츠’를 설립해 투자자 모집에 성공했다. ARA가 싱가포르 재간접리츠를 선보인 것은 리츠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투자자는 넘쳐나는 반면 한국에는 마땅한 상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가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설립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은 판매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마땅치 않은 가운데 리츠와 같은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을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

이처럼 최근 금융업계와 투자자를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리츠 상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상장 리츠에 대해서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재는 공모 상장 리츠와 사모 리츠에 적용되는 규제가 동일해 리츠 AMC들이 공모 상장 리츠를 설립할 유인이 없다. 따라서 공모 상장 리츠에 대해서는 취등록세 면제 혜택을 주고, 공모 상장 리츠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싱가포르와 같이 주요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이 대주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현재 위탁 리츠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나 국민연금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24개의 주요 연기금이나 공제회들이 전체 리츠 지분의 30% 이상을 보유할 경우 공모 의무를 면제해 주고 있는데 관련 규정을 강화해 리츠 상장을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일반 회사와 동일한 상장 규정을 적용받고 있는 리츠 상장 규정을 금융상품에 맞게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8월 말에 발표할 예정인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리츠와 부동산 공모 펀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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