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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 Market] 유전자산업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
광속 발전한 유전자 해독 기술
4차 산업혁명기 근간으로 부상
한국, 반도체·IT 경쟁력 살려
유전자 혁명 선두자리 올라야

  • 2017-08-08 17:44:25
  • 사외칼럼
[Science & Market] 유전자산업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 중 하나가 지난 1960년대 양산되기 시작한 반도체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다. 인텔 설립자 중 한 명인 고든 무어는 반도체 집적도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을 발표했다.

그런데 반도체 기술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세상을 바꾸고 있는 기반기술이 있다. 유전자를 읽는 기술은 1980년대 시작돼 매년 2배씩 발전해왔다. 1953년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 이중나선 구조 모델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지 60년이 흘렀다.

내 유전자는 나의 설계도다. 개인마다 조금씩 다른 설계도가 타고난 특성을 결정한다. 1990년에 시작해 2001년에 끝난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인간의 유전체를 읽어내는 데 30억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2014년에는 1,000달러 이하로 떨어졌고 이제 100달러면 개인의 게놈을 분석할 수 있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검사해 피부 타입, 체지방, 카페인 대사, 탈모 상태 등을 분석해 노화의 원인을 찾고 적합한 음식을 파악하는 등 항노화 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여전히 사망 원인 1위인 암과 노화와 관련한 질병들은 나이가 들면서 유전자가 변이돼 발생한다. 암세포의 유전자를 분석해 변형된 유전자를 공략하는 표적항암제로 개인 맞춤형 진단과 치료가 보편화되고 있다.

지난 30여년간의 유전자 혁명은 유전자를 읽어내는 기술과 더불어 유전자 합성, 외래 유전자를 생명체에 주입해 새로운 유전자를 가진 생명체를 만드는 유전자 재조합, 유전자를 수억 배로 복제하는 유전자 증폭, 생명체의 특정 유전자 발현량을 조절하는 RNA 저해, 염기 서열을 바꿔 유전자를 교정하는 유전자 가위,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생명 현상을 분석하고 조절하는 기술이 함께 발전해왔다.

이러한 기반기술들은 헬스케어 산업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생명공학과 제약·바이오 등을 망라한 전 세계 헬스케어 산업의 규모는 1경(京)원에 이른다. 선진국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산업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가시화하면서 고령화 시대의 수요와 유전자 기반의 신기술을 활용하는 개인 맞춤형 진단과 치료제, 질병 예방 제품과 서비스가 인류의 평균 수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인류의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중국·미국 합동연구팀은 같은 크기의 다른 쥐보다 수명이 10배 길고 암세포가 증식하지 않는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유전체 정보를 2011년 해독했다. 2013년 구글 공동 창업자는 바이오 기업 칼리코를 세워 이 쥐의 세포를 연구해 인간의 수명을 500세까지 연장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유전자 혁명은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40억년 전 생겨나 진화해온 다양한 생명체의 설계도 정보를 해독해 이용한다. 지구의 모든 공간에 존재하는 생명체에 적용할 수 있고 사회구조와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훨씬 크다. 반도체 혁명의 파급 효과가 전기공급 장치에서 끝나는 것과 다르다.

4차 산업혁명은 이미 경제·산업계 최대의 화두로 떠올랐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반도체·정보기술(IT)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우리나라도 이 물결을 타고 선도적으로 변화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고령화는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는 4차 산업혁명과 헬스케어 산업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고령화 시대의 유전자 혁명이 가져올 큰 변화에 대처할 준비가 미흡하다. 세계적인 기업도 없고 사회적으로도 준비가 많이 부족하다. 이제라도 유전자 혁명에 대응해 4차 혁명을 리드할 수 있는 선도국가로 만들어가야 한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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