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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 이야기] '소총 생산 기반' 존폐기로 선 한국

日은 10배 비싸도 자국개발·생산 고집

국내업체는 수요 줄고 경쟁 격화로 위기

일본 자위대의 89식 소총(아래). 다른 나라의 동급 소총보다 최고 10배 비싸지만 일본은 방위산업 보호를 위해 국내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구형인 64식(위)도 높은 가격과 낮은 성능으로 악명이 높았지만 일본은 끝내 국내에서 설계하고 생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국내 소화기 생산 기반이 존폐 기로에 섰다. 육군 조병창과 대우정밀을 거치는 동안 M-16 소총을 면허생산하고 국산 고유화기인 K시리즈를 생산해온 S&T모티브사가 세 가지 방향에서 위기를 맞았다.

첫째는 군의 기본수요 감소. 이미 군의 수요는 끝났어도 예비군용 소화기 확보와 개량형 보급으로 생산라인을 돌릴 최소한의 물량은 유지해왔으나 올해부터 군의 주문이 크게 줄었다. 지난 2016년 K1A 약 3,000정, K2C1 6만정을 생산했으나 올해는 K1A 1,500정, K2C1 2,200정만 주문받았다.

두번째, 줄어든 물량이나마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해외 총기업체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각종 총기류를 생산, 수출해온 다산기공이 방산업체로 신규 지정됨에 따라 독점이 깨졌기 때문이다. 경쟁 입찰로 총기납품권을 다산기공이 따내면 S&T모티브는 설계도면을 넘겨줘야 할 판이다. 국산 K시리즈 화기류의 저작권이 국방과학연구소(ADD)에 있기 때문이다. S&T모티브 측은 이에 대해 ‘애초 설계자는 ADD지만 양산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돼 S&T모티브가 개선한 부분이 30곳에 이른다’며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세번 째, 외국산 소총 수입이 예정돼 있다. 오는 2020년께 특수부대용으로 1만8,000여정의 외국산 소총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HK사의 HK416과 벨기에 FN사 SCAR가 유력한 후보로 지목된다. 각군 특수부대는 성능이 검증된 외국산 소총 수입을 기대하는 눈치다.



문제는 가격과 유지 보수. 외국산 소총은 단가가 정당 2,700~3,200달러 수준으로 1,000달러 안팎인 국산보다 2~3배 비싸다. S&T모티브든 다산기공이든 국내 메이커에도 이 정도 가격을 쳐준다면 외국산 소총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국산 소총을 개발할 수 있다는 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본화기를 외국산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세계적 추세와도 어긋난다. 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유럽연합(EU)을 제외한 세계 각국은 소화기 국산화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일본은 1989년부터 보급한 89식 소총을 정당 30만엔(약 3,300달러)에 사들였다. 미국제 M16A2 소총 단가가 540달러, K2 소총이 350달러에 납품되던 시절에 터무니없이 비싼 돈을 들여 성능이 그리 특출나지도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89식 소총을 고집한 데는 이유가 있다.

무기만큼은 국산화 원칙을 지키겠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국내 총기 메이커들은 새로운 소총 교체가 생기지 않는 한 수요 절벽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해외 구매분을 국내에서 면허생산해 생산라인을 유지하더라도 하청업체 전락이 불가피한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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