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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양수경 “‘가수’는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직업...내 직업에 자부심 있어”

“끊임없이 연습하는 모든 가수들을 존경해요”

“저는 복 받은 사람이에요. 제 노래가 ‘추억’을 공유하는 매개체가 된다는 게 좋아요. 꼭 제 팬이 아니더라도 ‘여자친구랑 헤어졌을 때 누나 노래를 들었어요.’ ‘남자친구랑 싸웠을 때 언니 노래를 들었어요’ 라고 말해주세요. 그 추억이 소중하잖아요. 절 보고 반가워해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그 추억이 훼손되지 않게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지난해 17년 만에 신곡 앨범 발매, 20여년 만에 국내활동을 시작한 ‘돌아온 디바’ 양수경이 데뷔 27년 만에 단독 콘서트 ‘초대’를 개최한다. 9월 8~10일 3일간에 걸쳐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릴 콘서트를 준비 중인 양수경을 만났다. 콘서트는 9일과 10일 양일 이틀간 개최하기로 공지됐으나, 매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8일 오후 8시 1회 추가공연을 확정했다.

가수 양수경은 “ 비 바람이 지나면 거친 돌도 부드럽게 깎이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예쁘게 깎이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사진=박찬목 작가




◆단독 콘서트 ‘초대’ 앞둔 양수경, “그 분들의 추억을 훼손시키지 말아야 할 책임이 있어요”



27년만에 첫 단독 콘서트를 여는 양수경은 이번 콘서트에서 그녀의 히트곡인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이별의 끝은 어디인가요’ ‘사랑은 차가운 유혹’ 은 물론 ‘사랑바보’ 등 지난해 발매한 앨범 수록곡 등 2시간에 걸쳐 총 20여곡을 선물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콘서트를 위해 레퍼토리 전곡을 하광훈 작곡가가 고급스럽게 편곡했다.

양수경은 이번 콘서트 ‘초대’에 대해 “추억을 잔잔하게 가슴에 담고 갈 수 있도록 음악에 많이 신경을 썼다”고 귀띔했다.

“콘서트를 통해 어떻게 해보겠다는 개인적인 욕심은 없어요.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들으러 왔을 때 함께 나눠 가졌던 추억이 흐트러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그렇다고 전설의 가수, 추억 속의 가수로만 묻혀 있고 싶지 않아요. 왜냐면 그 시대의 양수경은 그대로, 또 현재의 난 지금 여기서 살고 있잖아요. 매 순간 도전하면서 살고 있어요.”

“가장 행복한 시간은 연습실 안에 있을 때”라고 말하는 양수경의 얼굴엔 노래에 대한 간절함이 느껴졌다.

“옛날에 선배님들이 ‘이제 노래가 뭔지 알 것 같아’ 이렇게 말씀 하시면 ‘왜 저렇게 말하지?’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노래 잘 하시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막상 제가 나이 들고 보니 그게 얼마나 조심스러운 말인지 알 것 같아요.

똑같은 노래를 2시간 불러도 매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이어트를 평생 하고 살아야 하는 것처럼, 노래도 그런 것 같아요. 노래만 부를 수 있는 연습실 공간이 편해요. 이 공간을 나가면 별의별 일들이 벌어지잖아요. 그 속에서 제 스스로 견디지 못한 것들이 있었는데 연습실 안에서는 오로지 노래만 생각하면 되니까 행복해요.“

양수경 콘서트 ‘초대’ 포스터


◆ 가수 양수경의 컴백을 도운 고마운 3인 전홍준· 하광석· 임준식



양수경은 1988년 1집 ‘떠나는 마음’으로 데뷔했다. 양수경의 대표곡인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외면’ ‘떠나는 마음’ 등이 수록된 앨범이다. 원조 한류 스타로 불렸던 그녀가 연예계를 떠난 것은 데뷔 10년을 맞았던 지난 1998년. 자신의 소속사 예당의 변대윤 대표와 깜짝 결혼을 발표하고는 연예계를 떠났다. 2013년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낸 뒤 남편의 채무와 회사 경영 문제 등에 얽히면서 속앓이를 했다. 다시 가수로 세상 밖으로 나서기까지 마음 먹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는 무대가 그리워 다시 노래를 부를 결심을 했다. 신인의 마음으로 온 몸과 정신을 바로 세웠고, 스스로 불안감과도 싸워야 했다.

“20년이란 공백기가 있었으니까, 아직은 어색함이 있죠. 익숙함을 갖기 위해 늘 연습하는 건 아니에요. 연습하면 할수록 실력이 매일 늘지도 않아요. 나이가 있으니까 어렸을 때 보여줬던 쨍쨍함을 유지한다는 게 쉽지 않아요. 그 때의 탄탄함은 어디 가서도 구할 수 없어요. 내가 노력해야 하는 길 밖에는요. 남들이 볼 때는 대단하게 가창력을 향상 시키는 연습하는 것도 아니고, 신곡을 연습하는 것도 아니라고 볼 수도 있는데 예전의 기량을 되찾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죠.”

2016년 7월, 17년 만에 새 앨범 ‘사랑 바보’로 컴백한 양수경은 컴백을 도운 소속사 오스카이엔티의 전홍준 대표의 도움 아래 많은 것을 새롭게 준비했다. 체중을 14㎏을 감량했고, 작곡가 하광석을 만나 혹독한 앨범 녹음 작업을 했다. 또 성악가 임준식 교수에게 자세부터 노래하는 제스처 등을 모두 새롭게 지도 받았다.

“소속사 전홍준 대표분, 하광석 작곡가, 임준식 교수까지 이 세 남자 분이 아니었다면 전 가수 양수경으로 다시 돌아올 순 없었을 거예요.”

세 명의 은인이 처음부터 양수경의 음악을 칭찬했던 건 아니다. 전 대표는 ‘어디 가서 노래하지 마세요.’라고 일갈하지 않나. 하 작곡가는 ‘이 상태론 곡을 못 주겠어요’ 라는 독설을 날렸다. 보컬 트레이너였던 바리톤 임준식 교수는 ‘가수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노래를 해야 한다’는 일침을 했다.

“컴백 한 가수 중에 잘 된 케이스죠. 하 작곡가가 그러는데 신인가수도 그렇게 혹독하게 가르치지 않았다고 했어요. 나의 모든 걸 바꿔 논 분들이거든요. 이 세 남자가 없었다면 가수에 대한 꿈을 계속 펼칠 수 없었을 거예요. 내가 잊어버리고 있던 너무 중요한 자존감이 뭔지를 알려주신 분들이세요. 가수가 그런 꿈이 없으면 안 된다고 봐요.”

바리톤 임준식 교수는 보컬의 기본인 발음, 박자, 톤은 물론 걸음걸이, 앉아있는 자세, 서 있는 자세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알려줬다고 한다.



“임교수님은 제가 가수로 서 있는 것부터 숨 쉬는 것까지 기초부터 하나 하나 전해주려고 하셨어요. 8~9개월가량을 꼬박 연습하고서야 제 목소리를 다시 찾을 수 있게 됐어요. 정말 이런 사람이 없었으면 내가 설 수 없었겠구나란 생각이 들어요. 무엇보다 가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노래를 못하는 이유를 만들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 역시 독감이 너무 심해서 목소리가 안 나오는 상태인데도 노래를 하고 왔어요.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가수 양수경 /사진=박찬목 작가


◆ “그 동안 세상이 다 없어진 줄 알았어요...”



양수경은 지난해 KBS2 ‘불후의 명곡’ 양수경 특집으로 20여년 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KBS1 ‘콘서트7080’ 양수경 컴백쇼 70분 특집, KBS1 ‘열린음악회’, MBC DMC페스티벌 ‘레전드 토토가’ 등 굵직굵직한 음악프로 무대에 올랐을 뿐 아니라 SBS 예능프로 ‘불타는 청춘’에서는 숨겨놓았던 예능감을 발산해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 냈다.

간절했던 무대여서일까. 무대 위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그 하나하나가 소중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한다. 그리고 얻은 결론은 “전 복 받은 가수고 행복한 가수”라는 사실.

“이상하게 사람들이 나를 안아줘서 고마울 따름이에요. 사실 그 동안 세상이 다 없어진 줄 알았어요. 아이들에게 세상에 믿을 건 내비게이션 밖에 없다고 말 할 정도였으니까요. 사람들이 나에게 해준 모든 것들이 너무 따뜻했어요. 힘들고 어려운 사람이 어디 나 밖에 없겠어요? 어떤 가수들보다 절실하다는 걸 알아주셨나봐요. 비 바람이 지나면 거친 돌도 부드럽게 깎이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예쁘게 깎이는 것 같아요. (20년의 휴식기가)나에게도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 손을 잡아주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게 맞아요. 분명히 어둠 속 어느 곳엔 밝은 빛이 있어요. 세상이 무섭다고 해도 나쁜 사람만 있는 건 아니에요. 자기 주문처럼 ‘너무 잘 될 것 같아요’ 라고 말하고 있어요. 정말 그대로 되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해요.”

◆ 연예인을 좋아하는 연예인 양수경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양수경은 연예인을 좋아하는 연예인이다. 그만큼 본인이 좋아하고 응원하는 연예인의 프로페셔널리즘을 존경하기 때문이다. 나훈아, 패티킴, 전영록 등 베테랑 가수들은 물론 도끼, 자이언트, 장재인, 요조 등 젊은 가수들도 그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다.

“‘가수’는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직업이었고, 늘 내 직업에 자부심이 있어요. 사람들이 뭐라고 말해도, 연예인이 어느 곳에서든 함부로 보여지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가수가 일반 사람들과 똑같으면 어떻게 모든 이들이 바라보는 특별한 무대를 만들 수 있겠어요?

나훈아, 패티킴 선생님을 존경해요. 자기 관리가 철저했던 분이잖아요. 끊임없이 연습하는 모든 가수들을 존경해요. 좋은 노래를 부르시는 분들은 가수로 지켜야 할 선들을 지키고 살아야 한다고 봐요. 가수는 일반적으로 살아선 안 되는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가끔 연예인 가십을 이야기하시는 지인들이 있는데, 그 연예인이 저를 전혀 모른다고 할지라도 그런 이야기를 저에게 한다는 게 기분 좋지 않아요.”

‘워너원’ 활동도 지켜 보고 엠넷 ‘쇼미더머니’ 방송도 보고 있다고 하는 양수경. 그는 “노래 잘하는 가수는 다 좋다”며 웃는다. 이어 “내가 누구를 평가하고 비판할 위치에 있지는 않아요. 가수가 자신의 색깔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가수 양수경 /사진=박찬목 작가


양수경의 이런 뚝심은 소속사 오스카이엔티와의 인연으로 이어지게 된다. 전홍준 대표를 주변에서 입을 모아 추천을 해줬다는 첫 번째 이유 외에도 양수경의 마음을 결정하게 된 데에는 오스카이엔티 소속 아티스트들의 컬러에 있다. 오스카이엔티를 거쳐 간 가수로는 심수봉, 박강성, 변진섭이 있고, 현재 소속 아티스트는 바비킴, 임정희, 3인조 여성보컬 그룹 더 러쉬(제이미,미니,사라), 2인조 그룹 조이어클락(데이슨,용현) 등이 소속돼 있다.

“저를 알던 사람들이 아닌 새롭게 가수 활동을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던 중, 주변에서 자꾸 대표님을 소개시켜줬어요. 이 쪽에서 소개시켜준 분도 대표님이었고, 저 쪽에서 소개시켜준 분도 대표님이었죠. 신뢰가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회사에 어떤 가수들이 있나 관심을 갖고 보게 됐어요. 각자 가수들의 색깔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예쁜 엄마, 행복한 가수로 돌아온 양수경. 2016년 컴백 이후 1년의 시간을 보내고 난 뒤 그의 마음 속에 확고하게 자리 잡은 생각은 “내가 가요계에 잠시 왔다가 지나갈 사람이 아니야. 그렇기에 다시는 숨지도 않을 거야”이다.

“내가 해야 될 것, 연습해야 될 것, 봐야 될 게 많아졌어요. 매 순간, 매 초마다 긴장하지 않고 살아선 안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과 똑같이 살아간다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좋아하겠어요. 쉽지는 않은데, 나는 좋아요. 제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게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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