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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톡] ‘왕은 사랑한다’, 감정선은 충분…본격 활용할 때 (ft.임시완 흑화)

‘왕은 사랑한다’ 속 운명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인물들의 관계는 깊어지고 갈등은 심화됐다. 그러나 시청률은 아직 6~7%대(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 풍부하게 마련된 인물들의 감정선에 치밀한 전개를 씌울 때가 됐다.

중반부를 넘어선 MBC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극본 송지나, 연출 김상협)에서는 세자빈 간택 이후 변화하기 시작한 왕원(임시완 분), 은산(임윤아 분), 왕린(홍종현 분)의 관계가 그려지고 있다. 우선 앞으로도 드라마의 주요 볼거리는 세 사람의 관계를 중심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사진=MBC ‘왕은 사랑한다’




‘왕은 사랑한다’는 고려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을 그린 팩션 멜로 사극이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우리나라 최초 혼혈왕인 충선왕(왕원)에게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아름답고 처연한 인연이 있었다는 가정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다뤘다.

임시완은 왕린의 동생이자 공녀 차출 위기에 놓인 왕단(박환희 분)을 세자빈으로 선택할 결심을 했다. 이에 앞서 은산을 찾아가 “내 첫 번째는 너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고백했다. 이후 왕세자비를 선택하는 날 은산이 은영백의 진짜 딸임을 알게 됐다.

왕원은 어릴 때부터 의지했던 하나뿐인 친구 왕린과 유일하게 마음을 준 여인 은산이 자신에게만 비밀을 숨겼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비록 두 사람 모두 왕원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지만, 이는 왕원이 흑화하는 데에 더할 나위 없는 자극제가 됐다.

이처럼 셋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배우들의 열연이 더욱 드러나고 있다. 임시완은 왕원으로서 은산을 향한 직진 사랑을 꾸준히 보여줬다. 집착 속에 담긴 애처로움이 심금을 울렸다. 은산과 함께 있을수록 더욱 깊어지는 처연한 눈빛이 삼각 로맨스의 정점을 찍었다.

오랫동안 왕원을 옆에서 지켰지만 사랑하는 여인으로 인해 어긋나게 되는 왕린 역의 홍종현도 짠내나는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앞서 출연한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이후 더욱 자연스러워진 사극 연기다. 임시완에게 가장 도움 되는 동시에 위협적인 인물로서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임윤아는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마음을 숨겨야만 하는 은산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매회 더욱 아름다워지는 미모로 로맨스에 개연성을 부여하는가 하면, 첫 사극 도전임에도 흔들리는 눈빛을 통해 애달픈 감정을 충분히 드러냈다.

특히 왕세자비 간택 전 왕원을 찾아가 “세자에게 우리 아가씨가 마음에 들어도 무시해 주십사 부탁해줘. 보이지도 않는 것처럼 해 달라고. 우리 아가씨는 다른 사내가 있다고 하신다”며 자신의 감정을 희생하는 모습은 동정심까지 불러 일으켰다.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도, 솔직하지 못해도 문제인 세 사람의 관계다. 은산과 왕린의 존재 자체가 픽션인 만큼 이들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원작과 달리 함께 행복할지, 혹은 파국일지. 얽히고설킨 사랑의 화살표에 관심이 모이는 중이다.

왕원의 은산을 향한 마음은 아버지인 충렬왕(정보석 분)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충렬왕이 은산을 끌고 가라고 명령하자 왕원은 “어디 감히 손을 대는가! 어서 손 떼”라며 소리쳤다. 충렬왕은 더욱 분노하며 왕원의 뺨을 때렸으나 왕원의 눈빛은 여전히 형형했다.



/사진=MBC ‘왕은 사랑한다’


은산이 준 팔찌를 돌려받기 위해 얼굴에 술을 맞으면서도 억눌렀던 왕원의 감정이 제대로 드러났다. 본격적인 흑화의 시작이었다. 임시완은 이 장면에서 까마득한 선배와도 대등한 장악력을 보였다. 별다른 대사 없이 브라운관을 압도하며 배우로서 뛰어난 존재감을 증명했다.

충렬왕은 애초에 왕원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는 사람. 고려를 위해 대원제국 황제의 딸 원성공주(장영남 분)와 정략 결혼한 충렬왕은 자신의 아들이자 원 황제의 외손자인 왕원을 두려워한다. “오랑캐 피가 섞인 잡놈”, “네가 덜 영민했으면 좋았을 걸”이라며 경계를 표해왔다.

충렬왕과 비로소 정면으로 부딪힌 왕원이다. 은산의 공녀 차출을 막기 위해 권력을 가져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왕은 사랑한다’가 시청률 반등을 노리려면 세 남녀의 삼각관계 외에도 왕원과 충렬왕을 둘러싼 이 정치적 갈등에 무게감을 실어야 한다. 그래야 캐릭터도 살아나고 개연성도 공고해진다.

실제로 일부 시청자들은 충분치 못한 임시완의 활약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기본적으로 로맨스가 바탕이라고는 하나, 실존 왕을 다루었는데도 주인공의 역할이 미진해 보인다는 이유다.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언급한 것처럼, 정치적 볼거리가 전면에 나올 필요가 있다. 임시완의 흑화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배우 활용을 기대해본다.

원성공주도 충분히 입체적인 변수다. 본래 충렬왕의 부인이자 왕린의 고모인 정화궁주를 밀어내고 정비가 된 만큼 그에게는 야욕이 있다. 원성공주는 은산과 왕린에게 직접 접촉하며 자기 뜻대로 일을 성사시킬 수 있는 인물이니 활용도가 높다. 장영남은 정보석과 부부임에도 칼날 같은 대립관계를 유지하는 등 대단한 포스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반세자파 실세인 송인(오민석 분)은 안 끼어드는 곳이 없는 진짜 악역이다. 은산의 집안을 습격하고, 왕원이 충렬왕을 죽이려한 것처럼 꾸몄다. 모든 관계 붕괴의 시작은 여기에서 이뤄졌다. 이처럼 임시완과 가까이 있는 임윤아, 홍종현은 물론이고 정보석, 장영남, 오민석까지. 배우의 열연으로 캐릭터는 다져졌다.

‘왕은 사랑한다’ 제작진은 “세자빈 간택 후 어긋나는 왕원, 은산, 왕린과 그 감정을 파고드는 송인이 있다. 고려 왕실을 둘러싼 세자와 반세자파의 갈등이 시작된다”며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이다”라고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왕은 사랑한다’는 지상파 월화극 중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꼴찌가 아니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배우들 이름값에 사전제작임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돌파구는 로맨스와 정치 갈등의 적절한 균형이다. 이를 통해 캐릭터의 절묘한 활용이 이뤄질 수 있다. 그래야 배우들의 열연도 더욱 빛을 볼 수 있고 시청률 반등도 가능할 것이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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