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일어난 차량 테러와 관련해 퍼싱 장군 사례를 다시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르셀로나 테러 발생 경위를 보고받은 뒤 트위터에 “미국은 바르셀로나에서 일어난 테러 공격을 규탄한다. 도움이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돕겠다. 더 강인해져야 한다.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한다”고 썼다. 이어 또다시 트위터에 “미국의 퍼싱 장군이 붙잡힌 테러리스트에게 한 일을 연구해봐라. 이후 35년은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퍼싱 장군은 세계 1차대전 참전 군인이다. 그는 미국의 필리핀 점령 당시 미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이슬람 반군 50명을 체포해 이슬람 교리상 금기시하는 돼지 피를 묻힌 총알로 49명을 총살하고, 그중 1명만 돌려보내 이 끔찍한 처형 방식을 널리 알리도록 했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스페인 테러를 일으킨 주범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지목하면서 이들을 가혹하게 다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언급하는 이 ‘존 J. 퍼싱 장군’(1860~1948)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선 경세 유세에서도 퍼싱 장군을 언급한 바 있다. 퍼싱 장군 일화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이메일과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다양한 버전으로 퍼졌다.
역사가들은 사실이 아닌 ‘신화’라는 입장이다. ‘모로전쟁:1902~1913년 미국은 어떻게 필리핀 정글에서 이슬람권 반군세력과 싸웠나’라는 책 저자인 제임스 R 아널드는 “사실에 전혀 기반하지 않았으면서도 반복되는 신화”라고 강조했다. 정치인 발언이나 공약을 확인하는 사이트인 ‘폴리티팩트’도 다른 8명의 역사가 인터뷰를 통해 이 일화가 사실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정했다.
대선 당시에도 같은 지적이 나왔으며 트럼프 측 선대본부장인 코리 루언다우스키는 선대본부에서도 이 이야기가 ‘신화’인 것을 안다고 밝혔다. 퍼싱 장군에 대한 트윗은 지난 12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유혈사태와 관련 ‘사실’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배치돼 더욱 비판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자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여론의 몰매를 맞자 “모든 사실을 파악한 다음에 성명을 내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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