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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철강서 환율조작국 카드까지 쥔 트럼프..."韓, 통상-안보 연결시키려는 美의도 막아야"

한미FTA 공동위 22일 서울서 개최

美 "당장 재협상하자" 압박하며

亞 주도권 지렛대 활용 가능성

韓 "FTA 양국에 이익" 설득

'통상 문제 국한' 전략 나서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양국 정부가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카드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서 우리 정부를 수차례 압박한 바 있다. 환율조작을 걸고 넘어지면서 법률 시장 등 서비스 시장과 농산물 등의 추가 시장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격랑이 몰아치고 있는 동북아에서 지정학적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정 협상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 특별회기를 통해 개정 협상을 당장 시작하자는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으로 국내적으로 혼란이 큰 상황에서도 USTR가 오는 22일 특별회기를 위해 방한했다는 것은 그만큼 개정 협상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라며 “공식적인 개정 협상의 일정과 범위를 어떻게 잡을지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 협상이 시작되면 미국은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불공정 무역의 대표 사례로 자동차와 철강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미국 측은 미국 내 자동차 인증의 한국 내 인정 쿼터 확대, 철강은 원산지 규정 개정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법률 시장 등 추가 시장 개방의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환율조작 문제를 개정문에 명문화하자고 요구하며 압박할 가능성도 높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도 환율조작과 관련한 조항이 부속서에 들어가 있는데 나프타 재협상에도 환율 문제가 들어간다는 얘기가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데 미국이 그걸 카드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는 한미 FTA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연구·평가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극과 극인 양국의 인식 차이를 좁혀놓아야 협상이 난항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전문가들도 방위비 분담 등 통상 외적인 수단까지 동원할 수 있는 미국의 공세를 막기 위해서는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미국의 공식적인 인정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의 미국 수입 시장 내 점유율은 2.6%에서 3.2%로 0.6%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미국의 한국 수입 시장 점유율은 8.5%에서 10.6%로 2.1%포인트 상승했다.

정 본부장은 “시작 때와 같은 페이지에서 출발해야 의견조율도 할 텐데 (인식이) 다르면 협상도 힘들어진다”며 “미국 내에서도 한미 FTA의 효과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데 그런 부분을 정리하고 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FTA 개정 협상 1라운드가 시작되는 만큼 유리한 개정을 위해 안보 문제와 연결시키려는 미국의 의도를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개정 협상을 단순히 이익균형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안보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동북아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한테 한미 FTA 개정 협상은 중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과 북핵 문제 해결 등 동북아에서 지정학적 위치를 강화하기 위한 일종의 사전 무대”라며 “통상이 안보 문제와 연결되면 불리하기 때문에 되레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면서 통상에 국한하자고 못을 박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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