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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생,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신약이 뒤바꾼 2050년의 미래 가상 시나리오

유전자 분석 줄기세포 유전자가위기술 등 바탕으로

희귀 질환 난치병 치료하는 신약 개발

혈관 속 나노로봇 실시간 모니터링

일찍이 영생 꿈꿔온 IT 전문가들 덕분





#‘딩동, 심장 교체일. 병원 10시까지 방문’

2050년 8월 5일 휴대폰이 울렸다. 10년 전 저장해놓은 일정이다. 2040년 이날 김 씨는 피부세포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심장으로 분화시켜 삽입하는 장기 재생 수술을 받았다. 60세 노화된 심장을 다시 30대의 것으로 바꾸는 수술이다. 이날을 위해 김 씨는 매일 아침 몸에 좋다는 알약 100여 개를 입에 털어 넣었다.

김 씨는 병원으로 차를 몰고 가던 중 ‘엔진 교체로 매일 새 차처럼’이라고 적힌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심장을 교체하러 가는 자신의 이야기 같다고 느낀 그는 매일 새 몸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과학 기술의 발전과 이에 따른 신약 개발로 바뀌게 될 2050년을 가상한 모습이다. 단순히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꿈꾸는 데서 나아가 ‘불멸’, ‘영생’이 상상을 넘어 현실이 되는 시대다. 영국의 수명연장 전문가 오브리 드 그레이는 “이미 1,000년 수명을 누리게 될 아이가 지구상에 태어났을 것”이라고 “골동품 자동차처럼 적절하게 관리하면 영원히 우리 신체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죽음 없는 삶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도 오래 살고 싶은 맘에 ‘불로초’를 찾아 헤맸다.

허황된 이야기로 치부됐던 불멸이 현실화된 데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거부들이 앞장선 덕분이다.

평소 “죽음을 ‘파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해온 오라클의 공동차업자 래리 엘리슨은 1997년 ‘엘리슨 의료재단’을 설립하고 노화방지 연구에 약 4억 달러를 투자했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2013년 죽음을 해결하는 게 창립 목표인 회사 ‘칼리코’를 세우고 7억 5,00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유전자조합만으로 수명이 10배 늘어난 회충을 만든 신시아 케넌 박사도 칼리코 소속이다.

이들이 관심 갖고 쏟아부은 연구들은 주로 유전자, 줄기세포 등에 집중됐다. 한 사람을 구성하는 6만 개 이상의 유전자 조합을 분석해 신체 상태와 향후 질병 발병 가능성 등을 예측한다. 이를 바탕으로 신체 내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 가능한 줄기세포 배양 기술과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잘라내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치료제를 개발했다. 이외에도 바이오칩, 나노 크기의 로봇 등으로 실시간 맞춤형 진단 및 치료를 앞당기고 있다.

이같은 연구 덕분에 2050년에는 질병을 진단, 치료하는 모습도 달라졌다.

선천적으로 약한 심장을 타고 난 김 씨는 매일 아침 나노 크기의 로봇이 담긴 알약을 삼킨다. 로봇이 혈액을 타고 인체를 돌면서 약물을 필요한 곳에 정확하게 전달한다.

아울러 심장에 부착한 패치를 통해 실시간 심장마비 발병률을 확인한다. 김 씨의 아버지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조치도 취해보지 못하고 거리에서 돌아가셨던 점에 비해 김 씨는 5시간 전 심장마비를 예측할 수 있다. 새 심장을 달고 5년이 지났을 무렵, 김 씨는 휴대폰을 통해 5시간 내 심장마비 가능성이 85%라는 메시지를 받고 걸어서 병원에 가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렇다고 김 씨가 건강을 유지하는 노력을 게을리하는 것은 아니다. 더 나은 기술로 질 좋은 건강이 확보될 때까지 생존하기 위한 더 건강을 챙긴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처럼 김 씨가 매일 코엔자임 큐텐, 포스파티딜 콜린, 비타민D 등이 포함된 알약 수백 개를 먹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몇 년 전에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당뇨 치료제 ‘메트포르민’ 복용으로 세포 노화 방지 효과를 봤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약 사재기가 일어났다. 보건 당국은 아직 임상 시험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발표하며 해프닝으로 끝났다.

현실로 다가온 영생의 첫 단계는 감염병이 없는 세상이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유행해 세계적으로 1만여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에볼라 바이러스, 중동 지역에서 시작돼 국내 치사율 10%대를 기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은 이제 역사에서만 볼 수 있게 된다. 소아마비 전염병의 퇴치를 위해 2000년부터 연구 개발을 지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 같은 사람들 덕분이다.

병원, 보험회사들도 덩달아 서비스 변화에 부딪힌다.

진단부터 치료, 수술 등의 업무를 맡아오던 병원은 점차 공간부터 줄기 시작해 장기 개조 클리닉 등으로 다변화된다. 생명보험사 역시 각종 질병, 사망보다는 신체 개조에 따른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춘다.

다만 점차 주변에서 질병으로 죽는 사람들이 줄고 장례식 자체가 드문 일이 되면서 문득 걱정이 든다. 김 씨는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을 보며 죽고 싶지 않은 자신이 지나친 욕심인지 고민이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 영생을 바란 전문가들 주요 발언

노화 분석 전문가 오브리 드 그레이

“적절한 관리로 영원히 신체 유지 가능”

오라클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

“죽음 ‘피할 수 없는 것’ 받아들일 수 없어”

구글 대표 래리 페이지

“장기적으로 수백만명 생명 연장 가능”

러시아 미디어 재벌 드미트리 이츠코프

“2045년까지 생명 연장 기술 개발”

◇2050년 젊어진 미래 사회 모습

-장기 재생 기술

-알약으로 섭취하는 나노로봇

-유전자 분석으로 개인 맞춤형 치료

-감염병 정복

(자료: 업계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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