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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신약 개발 현주소는] 19년간 9종 美문턱 넘었지만…대부분 복제약 그쳐

글로벌 경쟁력 54개국 중 24위

혁신신약으로 판권 확보는 못해

한미 3조5,000억 기술수출 등

최근 제약사 해외러시는 청신호





삼성이 바이오사업 진출 7년 만에 신약 개발에 뛰어들면서 국산 신약의 글로벌 경쟁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된 국산 신약은 그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글로벌 무대의 위상은 초라해 업계의 분발과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제약산업 120년을 통틀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허가를 받은 국산 의약품은 9종이다. 미국은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어서 바이오제약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불린다. 지난 2003년 LG화학(051910)이 항생제 ‘팩티브’로 미국 시장을 열어젖혔고 지난달 휴온스(243070)의 생리식염주사제가 FDA의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국산 의약품의 FDA 승인이 최근 2년 새 부쩍 늘었다는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문턱이 높은 FDA의 빗장을 열었지만 국산 신약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대다수 제품이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 또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이고 획기적인 신약으로 기대를 모았던 제품도 막상 출시 후 별다른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LG화학의 성장호르몬제 ‘벨트로핀’은 FDA 승인까지 마쳤지만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아예 출시되지도 못했다.

획기적인 효능을 갖춘 혁신 신약보다 기존 제품의 효능을 개선한 개량 신약에 치우쳤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혁신 신약으로 불렸던 동아에스티(170900)의 항생제 ‘시벡스트로’와 SK케미칼(006120)의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는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지만 모두 상용화 전에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한 제품이다. 개량 신약과 기술수출도 의미 있는 성과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항암제, 당뇨병 치료제, 고지혈증 치료제, 피부염 치료제 등의 혁신 신약을 개발해 최종 판권까지 확보한 제품이 없다는 게 국산 신약의 현주소다.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어메리칸이 매년 평가하는 국가별 바이오제약산업 경쟁력에서 한국은 지난해 조사 대상 54개국 중 24위를 차지해 전년보다 1계단 하락했다. 반면 미국 시장조사업체 퍼개치컨실리엄이 선진국 10개국을 제외한 신흥국 1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이오제약 경쟁력에서 한국은 싱가포르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흥국 중에서는 글로벌 수준으로 경쟁력이 올라갔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국내 바이오제약기업이 잇따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어 국산 신약의 경쟁력에도 한층 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128940)이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3조5,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당뇨병 치료제는 연내 임상 3상을 시작하고 신라젠(215600)은 전 세계 14개국에서 간암 치료제 ‘펙사벡’의 막바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전자 기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는 지난달 국내 허가에 이어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고 SK바이오팜도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개발한 수면장애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신약을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부르는데 아직까지 이름을 올린 국산 신약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수많은 시행착오에도 국내 바이오제약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어 머지 않아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국산 신약이 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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