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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개정 치열한 샅바싸움] 김현종의 초강수… “공동조사 없이는 개정 협상도 없다"

<공동위 특별회기 개최>

"이번 특별회기에서 양측 어떤 합의도 도달하지 못해"

韓 "양국 이익균형 기존 FTA 효과 먼저 인정하라" 요구

美 "車·IT·철강 불균형 개선하자" 8시간 회의내내 주장

美 무역적자는 착시효과...서비스서도 막대한 이익 강조

'FTA 긍정적' 인식 이끌어내야 유리한 협상 가능할 듯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개시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결국 빈손으로 돌아갔다. 자동차와 철강 분야 등의 FTA 협정문을 서둘러 개정해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게 미국의 노림수였다. 하지만 한미 FTA 효과에 대한 양국의 “공동 조사·연구 없이는 개정 협상도 없다”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초강수에 결국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2일 김 본부장은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양측은 어떤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고 영상을 통해 한미 FTA 협정 개정과 관련된 논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측은 이날 특별회기에서 한미 FTA 협정 개정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우선 미국은 자동차·철강·정보통신(IT) 분야에서 한미 교역이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동차와 원산지 검증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협정문의 충실한 이행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이 같은 요인 등으로 발생한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정문을 개정해야 한다는 게 미국 측의 요구였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미국의 대한국 상품수지 적자는 FTA가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객관적 통계와 논리로 적극 설명했다”며 “또 우리 측은 먼저 양국 전문가들이 한미 FTA 효과와 미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조사·분석·평가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동조사라는 게 컨센서스인데, 이 컨센서스가 없으면 개정협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개정 협상 요구에 줄곧 FTA 효과에 대한 공동조사와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미국 내부에서도 한미 FTA는 양국의 이익균형이 잘 잡혀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미 FTA가 아니었다면 지난 2015년 기준 상품무역 적자가 283억달러에서 440억달러로 늘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 측이 말하는 상품무역 적자도 착시효과가 크다. 한미 FTA 체결 이후 늘어난 우리나라의 대(對)미국 수출 중 80%가량이 자동차다. 하지만 이 중 대부분이 한국 제너럴모터스(GM)의 북미 수출 물량이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에 진출한 미국 기업이 자국에 수출한 물량을 빼면 미국의 무역적자도 크지 않았던 것이다.

또 미국은 상품교역에서는 손해를 봤지만 서비스 분야에서는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미국의 대한국 서비스무역 흑자는 107억달러로 2011년 대비 5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품수지 적자는 127% 늘었다. 또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의 미국 수입시장 내 점유율은 2.6%에서 3.2%로 0.6%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미국의 한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8.5%에서 10.6%로 2.1%포인트 상승했다.

더욱이 개정 협상이 시작되면 미국 측은 손에 쥔 공격 카드가 많다. 이달 16일 재협상이 시작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에서 미국은 환율조작 명문화 카드를 꺼낸 바 있다. 우리와의 협상에서도 이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방위비 분담 등의 통상 외적 카드도 많다. 정부가 한미 FTA 효과에 대한 공동 조사·연구를 우선하자는 카드를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미 정부의 공식적인 인정을 이끌어낼 경우 개정 협상에서 있을 수 있는 미국의 공세도 어느 정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게 우리 협상단의 전략이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은 “한미 FTA 개정 협상을 다목적으로 이용하려는 게 미국 정부의 의도”라며 “통상의 범위를 넘어서는 판으로 만들지 않고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을 하려면 FTA 성과가 일방적이지 않고 양국에 호혜적이라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김 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의 영상회의로 시작됐다. 이후 유명희 통상교섭본부 FTA교섭관과 여한국 통상정책국장, 미국 측에서는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8시간 동안 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특별회기는 이날로 끝이 났다. 김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미국 측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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