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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품위녀’ 이태임 “배우로서 다시 태어나…자신감 생겼다”

배우 이태임이 연기 인생의 2막을 열었다. 2008년 MBC ‘내 인생의 황금기’로 데뷔한 그는 2017년 JTBC ‘품위있는 그녀’를 복귀작이자 제2의 데뷔작으로 만들었다. 이만하면 성공적인 재출발이다. 작품은 JTBC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고, 배우로서도 시청자들에게 다시 각인됐다.

이태임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품위있는 그녀’는 요동치는 욕망의 군상들 가운데 마주한 두 여인의 엇갈린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이태임은 극 중 우아진(김희선 분)의 남편 안재석(정상훈 분)과 불륜 관계에 있는 신인 화가 윤성희 역을 맡았다.

배우 이태임/사진=제이에스픽쳐스, 드라마하우스




2015년 Drama H ‘유일랍미’ 이후 2년 만의 작품 활동이다. 같은 해 쥬얼리 출신 예원과 치렀던 욕설 논란이 어느 정도 잠재워진 후 제대로 된 복귀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동료 배우와 치렀던 논란은 결코 쉽게 극복할 수 있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시청자들 앞에 설 작품을 만나기까지 고민도 많았다.

“드라마를 해도 그 모습이 겹쳐서 보일 것 같았어요. 연기를 관둬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저희 집이 여유가 없어요. 제가 가장이에요. 이름이 알려진 상황에서 다른 일을 할 게 없더라고요. 다시 시작이라고 마음을 먹었어요. 단역부터 해야겠다고. 어떻게든 이 작품으로 배우로서 첫 발을 내딛고 싶었어요.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해요. 이제부터 정말 시작이죠.”

그런 각오로 시작했던 드라마는 이태임의 배우 인생에서 전환점이 됐다. 한 때 ‘여배우로서 끝났구나’하는 생각까지 들었던 그에게 ‘품위있는 그녀’는 배우로서 삶을 연장하게 만든 고마운 작품이다. 시청자 앞에 서는 만큼 불륜녀라는 배역의 이미지가 부담스러웠을 텐데도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우선이었다.

“이 작품을 복귀작으로 생각했어요. 배우로서 한 역할을 맡아서 연기를 하는 거잖아요. 불륜이라는 것을 떠나 연기력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죠. 섹시스타 이미지가 아닌 배우 이태임의 능력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워낙 대본이 탄탄하고 상대역도 대단하잖아요. 정말 잘 해내야겠다, 조금이라도 작품에 보탬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태임은 연기의 매력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대사를 보고 나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나름 해석하고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것. 같은 대본을 봐도 배우마다 해석하는 것이 다 다른데 자신의 해석을 대중들이 좋게 봐주고 호응해줄 때의 뿌듯함과 행복이 있단다. 그 과정이 모두 재미있고 의미 있고, 이를 통해 살아있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다시 배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큰 미래를 그려봤어요. 첫 번째로 이 바닥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아서 제가 캐릭터를 고를 수 있을 때가 왔으면 좋겠어요. 두 번째는 김희애 선배님처럼 나이 들어서도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멋있게 되고 싶어요. 사람 인생 끝까지 살아봐야 알지 않겠어요. 훗날을 생각하며 열심히 작품 활동 하겠습니다.”

다음은 이태임과의 일문일답.



배우 이태임/사진=제이에스픽쳐스, 드라마하우스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으며 끝났다. 인기를 실감하나.

“실감한다. 모르는 분이 안 계시더라. 주변에서 다들 ‘품위있는 그녀’ 잘 보고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얼떨떨한데, 그래도 조금이나마 작품에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 길을 지나다녀도 ‘이태임이다’라고 하시고, 심지어 택시기사님도 저를 아시더라. 이태임씨 아니냐고 물으시기에 ‘절 아세요?’라고 대답했다.”

-극 중 불륜녀 역할을 맡았는데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불륜 소재자체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예전에도 한 번 해보기는 했지만 힘들지는 않을까 고민도 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정말 잘 이끌어주시고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김윤철 감독님이어서 괜찮았다. 불안감은 없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욕 먹겠구나를 알고 했다. 오히려 악녀의 모습을 한 번 보여드리자고 생각했던 것 같다.”

-역할에 몰입하는 데서 어려움은 없었나.

“윤성희라는 역할에 이입하면서 감독님에게 여쭤봤다. 불륜 연기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만한 멘탈이 아닌 것 같다고. 그런데 감독님이 밖에서 볼 때는 불륜이지만 그들 안에서는 사랑이라고 생각하라고 하셨다. 안재석과 사랑에 빠진 거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불륜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했다.

-작가와 감독이 의도한 바대로 표현한 것 같은지.



“초반에 대본리딩을 했는데 감독님이 심각하게 이야기하셨다. 이거는 아닌 것 같다고. 그래서 마음을 그냥 놔버렸다. 리딩 끝나고 다들 회식 자리에 가는데 사실 ‘나는 왜 가는 거지’하면서 갔다. 그런데 작가님께서 제 등을 두드려주시면서 잘할 거라고 말씀해주시더라. 그래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열심히 해야겠다고. 그렇게 감독님과도 맞춰가면서 하게 됐다.”

-정상훈, 김희선과 호흡은 어땠나.

“저는 밥숟가락 얹은 것밖에 없었다. 정상훈 선배님이 다 리드를 하셨다. 너무 재치 있게 연기를 하시다보니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더라. 촬영장만 가면 호흡을 맞출 생각에 즐거웠다. 김희선 선배님과 연기를 할 때는 정말 떨렸다. 실수를 안 하려고 해도 대선배님이시니까. 그래도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김선아와는 강렬한 난투극까지 벌였다. 쉬운 연기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선배님께서 저랑 처음 만나자마자 머리채를 잡아야 하니까 힘들어하셨다. 청심환까지 드셨다고 하시더라. 워낙 중요하게 생각한 장면이라 동선을 철저하게 맞췄다. 한 번에 제대로 가자는 게 컸다. 방송 당시에 선배님께 연락이 왔다. 드디어 나온다고 하셔서 저도 정말 기대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작가님도 박장대소를 하셨다고 너무 마음에 들어 하셨다고 하시더라.”

-선한 역은 아니다보니 욕먹을 수밖에 없기도 했다. 연기에 있어 아쉬운 점은 없나.

“욕을 많이 먹었다. 그런 역할이니까 악플 보면서 이 정도면 됐다고 만족한다고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연기력이 는 것 같아서 보기 좋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다이어트를 너무 많이 했다는 거다. 살이 많이 빠져서 해골 같았다. 후유증이 생겨서 살을 찌웠다. 귀가 울리고 머리가 핑 돌더라. 진짜 쓰러질 것 같아서 건강하게 찌우려고 했다.”

-초반에는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았는데 불안하지는 않았는지.

“잘 될 거라고 생각했다. 김윤철 감독님, 백미경 작가님, 김희선 선배님, 김선아 선배님까지. 잘 될 수밖에 없는 작품이지 않나. 일단 대본이 잘 됐다. 요즘에는 아무리 배우가 좋아도 대본이 좋지 않으면 시청률이 안 나온다. 근데 대본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믿음이 있었다. 처음에 2%대 시청률이 나왔어도 걱정하지 않았다. 10%까지 갈 거라고 생각했다.”

-김윤철 PD의 디렉팅은 어땠나.

“정말 예민하고 세심하시다. 숨소리, 말투, 헤어스타일, 옷 하나하나 다 신경 쓰신다. 찻잔을 먼저 들고 얘기했으면 좋겠다는 것까지 디렉팅을 해주신다. 이런 스타일을 싫어하는 배우도 있겠지만 저는 정말 좋았다. 내가 몰랐던 것을 할 수 있으니까 좋더라. 감독님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시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드라마에 목숨을 거셨구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의상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데.

“화가의 느낌이 나게 옷을 입기 원한다고 말씀하셨다. 초반에는 제 옷만 계속 보시더라. 다른 옷으로 갈아입어주면 안되냐고 요구하기도 하셨다. 나중에는 메이크업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화가다우면서도 순수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불륜과 대비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품위있는 그녀’가 본인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가. 이를 바탕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품위녀’는 정말 행운의 작품이다. 이렇게 좋은 분들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다. 이번 작품으로 자신감도 얻게 됐고 어깨에 뽕도 좀 들어갔다. 긍정적으로 변했고 에너지도 밝아졌다. 기세를 이어서 극도의 악녀도 한 번 해보고 싶다. 작품 속에서만 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지 않나. 배우로서 한 걸음을 다시 뗀 만큼 더욱 노력해서 성숙한 모습 보여드리겠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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