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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인공지능, 어디까지 갈 것인가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전 환경부 장관
의학·과학·법조계서 실력 입증
끝모를 진화 우려·기대 공존 속
전세계 AI인재 육성 뜨거운데
韓은 SW 관심 하락·규제 발목
R&D풍토 개선 등 인프라 혁신을

  • 2017-09-03 16:31:39
  • 사외칼럼
[백상논단]인공지능, 어디까지 갈 것인가
빅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인공지능(AI)인 세상이다. 구글의 알파고는 중국 커제의 눈물을 빼게 한 뒤 바둑계에서 은퇴했다. 68승1패의 기록에서 알파고를 한 판 이겨본 유일한 인간이 이세돌 9단이 됐다. IBM의 왓슨은 진단 고수로 미국 전문의의 초기 오진 비율이 20%인데 폐암의 90%, 대장암의 98%를 맞춘단다. 과학자가 38년 동안 읽어야 할 암 관련 논문을 한 달 만에 분석해 치우는 실력이다. AI 변호사 로스는 240년간 수집된 판례를 몇 초 만에 검토하면서 미국 내 10여개 법무법인에 들어갔다. 구글의 딥드림은 명화 정보를 합성해 거장들의 화풍을 재현한 전시회를 열었다.

AI혁명의 단초는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주인공 앨런 튜링의 논문 ‘계산기계와 지능(1950년)’이었다. 이를 프로젝트로 착안한 창시자는 1956년 ‘다트머스 콘퍼런스’의 주인공 10인이다. 미 국방부는 1960년대 AI 연구개발(R&D)에 나서지만 성과가 부진한 채 비판을 받는다. 이후 1980년대 프레드킨재단이 AI 체스 개발대회를 지원하면서 이변이 일어난다. 1981년 벨랩 팀의 마스터급 체스 기계 개발, 1989년 카네기멜런대 대학원생의 컴퓨터 ‘딥소트’ 개발, 1997년 IBM 딥블루의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 격파, 2011년 IBM 슈퍼컴 왓슨의 제퍼디 퀴즈쇼 승리 등 AI는 게임의 왕좌에 등극한다.

디지털 물리학의 선구자인 에드워드 프레드킨은 우주 138억년 사상 3대 사건을 우주 탄생, 생명 탄생, AI 탄생이라고 했다. 맞는 말 같다. 미 정보기술연구 자문회사 가트너는 2017년 10대 전략기술의 첫째로 ‘AI와 머신러닝’을 꼽았다. 최근 ‘신기술 하이프 사이클 보고서’는 2,000여개의 기술 분석을 거쳐 향후 5~10년간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세 가지 트렌드의 첫째로 AI를 꼽았다. 빅데이터의 확산과 딥러닝으로 AI는 끝을 모르게 진화하고 있다. AI를 장착하면 무인항공기나 자율주행차로 변신한다. 특정 기능이 탁월한 AI를 여럿 융복합하면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

우려도 만만치 않다.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AI는 인류라는 종의 종언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으며 AI가 장착된 킬러 로봇은 막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일론 머스크는 AI가 우리 시대 최대의 ‘실체적 위협’이라면서 세계의 로봇·AI 전문가 116명과 함께 킬러 로봇의 개발과 사용을 금지하라는 공동서한을 유엔에 제출했다. 한편에서는 AI 분야에서 직접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런 소리를 한다고 반박한다.

노동시장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보고서는 20년 안에 AI 때문에 47%의 직업이 사라질 것으로 본다. 지난해 말 미 백악관이 발간한 보고서 ‘AI와 자동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자국인 10명 중 4명은 AI 때문에 생계가 위협에 처할 것이라며 임금과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실업 위협이 높아지므로 사회복지·교육·노동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AI혁명을 기회로 만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은 ‘브레인 이니셔티브’로 인간의 두뇌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은 AI기술전략회의 설치로 범부처 컨트롤타워를 세웠다. 독일은 스마트 팩토리로 제조업 생태계를 혁신하며 사람과 AI의 공존을 추구한다. 중국은 ‘인터넷 플러스 AI 3년 행동 실시방안’으로 AI 원천기술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는 산업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범부처 차원의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실은 답답하다. 우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태부족이고 공대의 컴퓨터 전공자 비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미 스탠퍼드대가 44%라는데 서울대는 7%다. 우리의 현실을 정확히 진단해 정책의 구체성과 목표를 명확히 하고 추진력 확보를 위한 규제 합리화와 R&D 풍토 개선 등 인프라 혁신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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