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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우리 뒤에 국민이 있다”…MBC, 5년만의 총파업 출정식

MBC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 지역 지부의 총파업 출정식을 통해 본격적인 투쟁 시작을 알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MBC 노조)는 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지역 MBC 18개 지부 출정식을 가졌다. 앞서 오전 10시 열린 서울지부 출정식을 가진데 이어 이번에는 서울과 지역 지부의 2,000여 명 조합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사진=서경스타 DB




이날 출정식은 MBC 노조만의 자리는 아니었다. 전국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을 비롯해 SBS, 경향신문 노조도 뜻을 모았다. 먼저 김환균 위원장은 “오늘 0시부로 MBC와 KBS 본부가 총파업을 선언했다. 언론노동자들의 당당한 근로조건을 위해 파업에 나섰다. 국민의 힘으로 방송을 정상화하고 언론 개혁을 완수할 것이다”고 밝혔다.

SBS 노조의 윤창현 본부장 역시 MBC 노조의 파업에 큰 지지를 보냈다. 윤 본부장은 “승리의 문이 머지않았다고 이야기한다”며 “싸움을 구경하지 않겠다. 방송을 권력에 갖다 바친 어떤 자들과도 맞서 싸우겠다. 지치지 말자, 끝까지 하자”고 독려했다.

MBC 각 지역 지부장들의 출정선언도 뒤를 이었다. 김태석 MBC 경남지부장은 김재철·안광한 전 MBC 사장과 김장겸 현 MBC 사장이 모두 경상남도 출신인 것을 언급하며 “경남이 어떡하다 이렇게 됐나. 경남지부가 원래는 이러지 않았던 곳이다. 적폐의 땅이 아니었다. 경남지부가 앞장서서 김장겸 퇴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고차원 전주지부장은 “조합원과 국민을 믿고 저항이 아닌 승리의 기록을 만들겠다”고, 박광수 여주지부장은 “(2012년에 이어) 두 번 다 파업에 참가하게 돼서 영광스럽다. 주변에서는 안쓰럽다고 하지만 자신 있게 임한다. 김장겸 사장을 비롯해 또 다른 낙하산 사장까지 기필코 MBC에서 몰아내겠다”고 선언했다.

도건협 수석부위원장은 ‘끝장투쟁’을 하자는 의지를 드러내며 국민을 위하는 방송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상암에 승리의 기운이 퍼지는 것 같다. 2012년 사상 최장기 파업 이후 5년이 지났다. 이기지 못했지만 끈질기게 싸웠다.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전국 2000명 조합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삼세번이라는 말이 있다. 군부독재시절 ‘땡전뉴스’의 아픔을 딛고 노동조합 만들어서 싸웠다. 이명박, 박근혜 시절 방송장악에 맞서 싸웠다. 이번이 세 번째다. 김장겸을 몰아내는데 그치지 않고 치욕적인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자”며 “전국에 김장겸과 안광한이 보낸 끄나풀이 있다. 언론부역자다. 새로워진 MBC에 이들의 자리는 없다”고 강하게 외쳤다.

더불어 “지난 세월동안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서로 위로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동안 가장 힘들었을 사람은 우리를 뒤에서 지켜주고 응원했던 시청자들과 국민들이다”라며 “그분들에게 보답할 길은 딱 하나밖에 없다. 권력을 감시하고 약한 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진정한 공영방송 MBC를 되찾는 것이다. 우리 뒤에 국민이 있고 우리 옆에 동료가 있다”고 마무리했다.

해직된 6인 중 한 명인 박성제 해직기자도 뜻을 함께했다. 그는 “추웠던 겨울 거리에 나와 탄핵을 외치고 대통령 물러가라 외쳤던 국민들 마음속에 무슨 전략이 있었겠나. 야당 정치인들은 탄핵의 탄자도 입에 올리지 못하고 눈치 봤다. 박근혜 탄핵도 촛불시민이 만들어낸 거대한 물결, 마지막 사망진단서에 헌법재판소가 사인한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사진=서경스타 DB


또한 “우리 국민들이 박근혜를 끌어냈다”며 “주말마다 광화문으로 나와서 ‘국정농단·적폐세력 청산’을 외쳤던 국민들의 정신 하나만 본받으면 우리 싸움 금방 끝날 것이라고 믿는다.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고 저 역시 새기겠다. 아무 생각 없이 싸우다보면 김장겸, 고영주든 조만간 그들의 정치적 사망진단서를 손에 쥐게 될 것이다”고 소리쳤다.

이외 지방에서 올라온 각 조합원들도 마이크를 잡았다. 전주, 안동, 제주 등 전국 각지의 조합원들은 “서울과 지역 구분 없이 똘똘 뭉쳐서 승리를 이뤄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본부노래패 노래사랑의 지휘 아래 ‘땡벌’과 ‘이태원 프리덤’을 개사해서 다함께 부르기도 했다. MBC의 자유와 공영방송 사수를 외쳤다.

2017년 총파업을 이끌어낸 MBC의 제작 거부 움직임은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2012년 광우병 보도 당시 ‘PD수첩’ 제작진이 해임된 것과 비교할 때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였다. 이에 ‘PD수첩’ 제작진 중 한 명인 조진영 PD가 나와서 총파업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는 “제작 중단을 한지 46일째다. 2012년 파업 이후 200여 번의 방송을 했고 그 중 제가 한 것만 30회가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큰 획을 긋는 방송이 없었다. 한 회 한 회 떼우면서 버텼다. ‘PD수첩’이라는 간판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마음이었다”며 “그러던 중 ‘스스로를 속이는 자는 가장 큰 형벌을 받는다’는 글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번 죽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사랑하는 방송을 멈춰야 치유 받을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멈췄다”며 “10명이서 피케팅을 하던 것이 30명, 100명으로 늘어났다. 공정방송에 대한 열망이 느껴졌다. 여유가 없어서 돌보지 못했던 조합원 동료들과 함께 개개인의 힘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며 끝까지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외에도 ‘MBC 막내 기자의 반성문’을 제작·공개해 징계를 받았던 곽동건 기자, MBC 사옥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라고 외치는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개한 김민식 PD 등이 단상에 올라 출정을 선언했다.

한편 MBC노조는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시행했다. 투표 결과 93.2%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KBS노조도 이날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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