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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증시에 작동하는 멱함수

박상우 유안타증권 청담지점장





멱함수는 흔히 ‘POWER LAW’라고 하며 y=axⁿ 형태의 거듭제곱 함수를 말한다. y=ax같이 선형적 관계가 아니고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는 것이 특징이다. 세균들의 번식, 반도체 업계에서 무어의 법칙을 생각하면 된다.

증권 시장에도 멱함수는 작동한다. 경제학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균형이라는 프레임을 고집하고 있지만 우리가 실상에서 접하는 시장은 균형보다는 쏠림이다. 쏠림은 바로 멱함수가 표면으로 드러나 우리가 직접 경험하게 되는 모습이다. 시가총액 구성을 보면 대부분 국가에서 상위 20% 종목이 전체 시가총액의 약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 경쟁에서도 1등 기업으로 쏠림이 강화된다.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표현되는 플램폼 비즈니스 기업이 그 영역과 성장에서 광폭 횡보를 하는 모습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멱함수가 작동하는 기저를 합리적으로 추론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금리라는 것 자체가 돈이 자가증식하는 강도를 의미한다. 10% 금리면 1억원이 매년 복리로 스스로 커진다. 대출이라는 제도는 담보가 되는 자산의 크기가 커지면 더욱 레버리지를 강화하게 만든다. 자산가격 상승으로 1억원짜리 상품이 2원억이 되면 그것을 담보로 더욱 큰 투자를 가능하게 만든다. 그렇게 시장의 가격은 도약한다. 우리가 투자하는 행동도 고려해보자. 옆에서 투자가치가 높다고 사람들이 사자고 부추기면 같이 따라간다. 심지어 신고가 종목 추종 투자 같은 전략마저 존재한다. 실물경제에서 우리는 가격이 저렴하면 수요가 늘어나고 그래서 균형가격에 도달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멱함수를 투자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로는 무엇보다 집단지성과 전반적인 분위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고독한 역발상 투자는 균형에 바탕을 둔다. 남들이 보지 않는 소외된 아이디어, 낮은 자산 가격에서 기회를 잡는다. 결국 적정 가격, 즉 균형가격이 올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멱함수가 작동하는 시장에서 이는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멱함수에는 임계치가 존재한다. 그냥 무작정 무한 증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한계점에 도달하면 도약을 하거나 무너진다. 파레토의 법칙에서 8대2의 비율은 중요한 임계치다. 시장에서 시가총액 구성을 보아 앞서 말한 것처럼 상위 20% 해당 종목이 전체 시총의 80%를 차지한다면 그 이상은 정말로 붕괴를 앞둔 과도한 쏠림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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