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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질환 복제약 뜨는 까닭은?

램시마·임랄디·베네팔리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주력으로

수익성 높고 적용범위 넓어

오리지널 특허기간도 짧아

글로벌 기업 시장서 각축





#지난 2002년 창립한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에이즈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되던 임상시험은 막판에 부작용이 나타나 수포로 돌아갔다. 고심하던 셀트리온은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에 주목하고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방향을 틀었다. 글로벌 제약사도 선뜻 도전하지 못한 길이었지만 셀트리온은 2012년 세계 최초로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세계 두 번째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휴미라는 수년째 글로벌 의약품 매출액 1위를 달리는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앞서 출시한 ‘베네팔리’와 ‘렌플렉시스’까지 더하면 삼성은 바이오 시장에 진출한 지 5년 만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을 유럽에서 판매하는 유일한 회사가 됐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잇따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하면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첫 제품으로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분야는 진입 장벽은 높지만 특허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많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면서 바이오 국내 기업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325억8,100만달러(약 37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부동의 1위를 달리는 휴미라를 비롯해 엔브렐과 레미케이드도 매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간 20조원인 국내 의약품 시장의 두 배에 달하는 매출을 단 3종의 바이오의약품으로 올리고 있는 셈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사람이나 동물의 세포에서 유래한 항체와 단백질이 원료여서 통상 2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구분한다. 인슐린, 성장호르몬, 백신 등이 1세대이고 줄기세포 치료제 같은 맞춤형 의약품이 3세대로 불린다. 하지만 줄기세포 치료제는 비싼 가격과 세포 추출에 따른 번거로움 등이 대중화의 걸림돌이어서 2세대 항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글로벌 기업의 각축전이 되고 있다. 지난 1997년 미국 제넨텍이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을 선보인 이래 20년 동안 시장에서 검증받았다는 것도 2세대 항체 바이오의약품의 경쟁력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항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초기만 해도 항암제가 주력이었지만 지금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대표주자”라며 “글로벌 의약품 매출액 상위 10개 제품 중 8종이 바이오의약품이고 이 가운데 3종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개발비 대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고 출시 10년 넘어가면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이 줄줄이 만료된다는 점도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출시 이후 새로운 질병에 효능을 보이는 적응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특징이다. 초기에는 전 세계 인구의 1%가 앓고 있다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자 난치병인 류마티스 관절염에 주로 쓰였지만 이후 건선,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최근 임상시험에서는 화농성 한선염과 포도막염 등이 새 적응증으로 추가되는 등 꾸준한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엇비슷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지만 제품별로 차이도 있다. 휴미라는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 장 질환, 건선 등에 골고루 쓰인다. 엔브렐은 류마티스 관절염과 건선 순으로 많이 사용되고 레미케이드는 류마티스 관절염보다 염증성 장 질환에 대한 처방률이 높다. 환자의 상태나 체질에 따라 효능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휴미라와 엔브렐은 환자 스스로 주사를 맞을 수 있는 피하주사형이지만 레미케이드는 링거액을 통해서만 투약할 수 있는 정맥주사형이다. 셀트리온은 레미케이드의 가장 큰 단점인 투여 방식을 세계 최초로 피하주사형으로 변경한 ‘램시마SC’를 이르면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주류로 부상하면서 뒤늦게 시장에 진입하는 국내 기업도 늘고 있는데 신중히 접근해야 할 필요도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들어 고혈압이나 당뇨병 치료제 등으로 눈을 돌려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 이른바 ‘퍼스트 무버’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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