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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기인상]DNA활용 '金 나노입자' 조절기술 개발...암치료 등 응용분야 다양

심 상 준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DNA 오리가미' 기술로 원하는 나노입자 합성 가능

뇌 질환·당뇨병 등 정확히 진단...반도체에도 유용

심상준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가 금속입자 합성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심상준 교수




수술 없이 암을 치료하는 방법 가운데 ‘광열(光熱)치료’가 있다. 금(金) 나노입자를 몸 안에 주입하고 암세포와 결합한 뒤 근적외선 레이저를 쏘면 이 입자가 열을 흡수해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방식이다. 편의성이 높지만 금 나노입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독성물질이 사용되고 균일하게 합성하기 어려워 상용화에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독성이 없고 원하는 모양으로 균일화된 금 나노입자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해 광열치료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9월 수상자로 선정된 심상준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생체물질인 DNA를 이용해 금속 나노입자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균일하게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직경 100㎚ 이하인 ‘금 나노입자’는 모양과 크기에 따라 파장의 반사 혹은 흡수가 결정되는 독특한 광학적 특징을 가졌다. 표면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어 전자·화학·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물질이다. 다만 응용성에 비해 크기와 모양에 따라 성질이 급격하게 변해 원하는 모양과 크기를 미리 설계, 합성하는 것이 어려웠다. 기존에는 계면활성제 등 화학재료를 사용해 금 나노입자를 합성했다. 합성 과정에서 입자 하나하나를 동일한 조건에서 균일하게 혼합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상 원하는 구조대로 자유롭게 합성하는 게 불가능했다는 것.

심 교수는 이 같은 한계를 이중나선 DNA 골격으로 극복했다.

초록색 DNA 구조대로 금 나노입자가 달라붙는 모습. /사진제공=심상준 교수


DNA를 종이접기 방식처럼 염기서열을 자유자재로 조절해 원하는 대로 크기와 구조를 변화시키는 ‘DNA 오리가미’ 기술을 활용했다. 이후 금 나노입자가 DNA 구조대로 달라붙게 된다. DNA 표면이 양극성 이온인 반면 금 이온은 음극성 이온이기 때문이다. 집을 지을 때 건물 뼈대를 먼저 세우고 벽돌을 채우는 것과 같은 원리다. DNA 뼈대를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어 독특하거나 일정한 모양으로 합성할 수 있다.

심 교수는 “손이 닿는 대로 황금으로 만드는 ‘미다스의 손’과 같은 기술”이라며 “이 기술을 이용해 해파리·튤립과 같이 다양한 모양의 나노입자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 나노입자와 달리 DNA는 안정적이어서 합성된 금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기술은 금 나노입자 외에 구리·은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DNA 골격을 기반으로 다양한 모양으로 합성된 금 나노입자. /사진제공=심상준 교수


응용 분야는 다양하다. 기존 기술로 만든 원형 혹은 막대 형태의 금 나노입자보다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입자에서 나오는 신호도 증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생체분자를 검출해내지 못했던 질병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또 광열치료 외에 특정 암세포에 달라붙어 형광색 빛을 띠게 하는 바이오이머징 등에 활용 가능하다. 계면활성제가 아닌 DNA를 이용해 금 나노입자가 체내에 유입돼도 독성 문제가 없다. 그는 “전압이 증가된 전자소재 제작 등에도 해당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의료·반도체 회사 등에서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진은 기술을 활용해 각종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뇌 질환, 당뇨병, 대사성 질환 등을 규명했다. 아울러 레고 콘셉트의 금 나노입자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레고의 기본 블록처럼 DNA와 결합한 금 나노입자를 만들어 다양한 형상으로 조립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심 교수는 “단순하면서 파괴력 있는 게 좋은 기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안정적인 DNA를 활용한 DNA 나노레고 등의 기술이 구현되면 다양한 분야에 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기술은 과학 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원천기술로 한국에서 특허 등록됐고 미국·중국·유럽 등에 특허가 출원된 상태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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