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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김 커플 명품연기에 믿고 보는 '명불허전'…'타임슬립' 식상함 날려







이제는 흔해 빠져 식상한 ‘타입슬립’ 설정으로 모험을 건 tvN 토일 드라마 ‘명불허전’이 예상을 깨고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말 화제를 만들며 방송을 시작한 ‘사임당 : 빛의 일기’를 비롯해 ‘내일 그대와’, ‘맨홀 : 이상한 나라의 필’ 등 ‘타임슬립’ 설정 드라마들이 잇달아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아온 까닭에 ‘명불허전’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그러나 ‘명불허전’은 마니아 층을 형성했던 전작 ‘비밀의 숲’과 달리 폭넓은 시청자의 인기를 모으면서 시청률 7%에 육박하고 있다. ‘명불허전’은 현대 외과의 최연경(김아중 분)과 조선의 한의사 허임(김남길 분)이 함께 시대를 오가며 겪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우선 ‘명불허전’의 인기비결은 김남길과 김아중의 호연이다. 주로 어두운 역할을 맡아왔던 김남길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가 조선과 현재를 오가는 설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조선시대 혜민서 의원이었던 허임이 청계천에 불쑥 떨어졌을 때 어리둥절해하는 모습 등 코믹한 장면이 자칫 어색할 수도 있지만 김남길이 자연스럽게 소화해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다. 또 김남길은 매 순간 허임 특유의 잔머리와 꾀로 위기를 모면하는 모습도 과하지 않게 표현해 매력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여기에 일 중독에 냉정하기만 해 보이는 외과의 최연경 역을 맡은 김아중도 안정적인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연경 캐릭터는 드라마가 상투적인 타임슬립 코미디로 흘러가지 않게 잡아주고 있다.



또 ‘명불허전’은 대립관계에 있는 한의학과 현대의학의 세계를 통해 메디컬 드라마의 장점도 살려냈다. 복잡한 의학적 상황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죽음 직전에 간 병자를 구해내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역동적으로 그려낸 점이 다양한 층의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것. 윤석진 드라마 평론가는 “‘용팔이’, ‘낭만 닥터 김사부’ 등 대다수의 의학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의학 드라마 불패’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이는 촉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생명을 살려내는 의사들의 흥미진진한 활약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조선시대를 통해 그려지는 계급 문제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극중 허임은 조선시대 최고의 명의지만 돈만 밝히는 속물 의원으로 비친다. 그러나 그가 속물 의사로 변질된 데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높은 벼슬에 있는 양반들이 병을 고쳐달라고 하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피해 다니지만 밤마다 무료로 노비 등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진료를 해주다 걸려 양반이 그 자리에서 노비를 죽이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지난 4일 방송분에서 허임은 가까스로 살린 노비 환자가 다시 죽음을 면치 못하자 눈물을 흘리며 양반에게 “죽을 죄를 지었다. 개돼지만도 못한 이놈들, 대감의 노여움이 풀릴 수야 있다면 죽어 마땅하나 천한 것들을 죽여 봐야 병판의 귀한 손만 더러워진다. 부디 목숨만 살려달라”며 간곡하게 부탁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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